글 | 장영광  재난포커스 편집국 기자

지난 3월3월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 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유정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이어 지난 4월8일 ‘초고층 건물 피난안전 성능개선’ 정책토론회(노철래 친박연대 국회의원)가 있었다. 유정현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 주최한 공청회와 노철래 의원(비례대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주최한 토론회 모두 ‘초고층’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노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는 토론회 제목에 ‘초고층’이라는 단어가 삽입돼 참석 관계자 뿐만 아니라 소방방재청에 혼선을 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행사에는 주요 논점에 걸맞는 소방방재청 소방제도과가 불참했고 연관성이 적은 특수재난대비과에서 참석해 향후 개선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종윤 소방방재청 특수재난대비과장은 “우리는 초고층, 석유화학단지 등 말 그대로 특수재난을 총괄하는 과로 화재를 비롯한 지진 등 각종 재난과 피난해치에도 상당 부분 관련돼 있어 이 토론회와 연관성이 적지 않다”며 “토론회에 참석해보니 주된 토론 내용이 초고층 피난안전 성능 개선이라기보다 ‘고층’ 공동주택 화재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많았기 때문에 시각 차이에 따라 그런 지적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초고층’이라기보다는 ‘고층 공동주택 화재 피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특수재난대비과보다 소방제도과에서 참여하는 것이 맞기도 할 것 같다. 유정현 의원이 지난 3월31일 대표발의한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 특별법안’에 의하면 초고층 건물은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미터 이상의 건축물이다. 이는 국제 초고층 건축학회의 정의를 인용하고 중앙건축위원회 심의대상 규모를 참조한 것이다. 노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박재성 한국사이버대 교수의 ‘초고층 건축물의 피난안정성 측면에서의 취약요인과 개선방안’을 보면 대부분의 인용 사례들이 공동 주택 화재 사고이고 마지막에는 피난해치 설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토론회는 ‘초고층 건물의 피난안전 성능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아니라 ‘화재에 의한 고층 공동주택 피난안전 성능개선’을 위한 토론회였다. 또는 ‘피난해치’ 토론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노철래 의원이 토론회 명칭에 ‘초고층’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는 단지 현재 열기가 식지 않고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는 국내 초고층 건축물 바람에 함께 하기 위함이었을까? 이번 토론회는 ‘초고층’이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돼 관계자들의 혼란만을 초래하고 말았다. 앞으로 개최될 정책토론회는 올바른 명칭이 사용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립하는데 일조하는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