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 국지성 폭우·폭설 등의 기상이변은 생태계의 변화와 인류 건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 40여개 대도시 정상들로 구성된 ‘제3차 서울C40세계도시기후정상회의(The 3rd C40 Large Cities Climate Summit Seoul 2009)’가 오는 5월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같은 기간 서울 코엑스에서 ‘서울기후변화박람회(Seoul Climate Change Expo)’도 개최돼 기후변화에 대응할 많은 대책과 새로운 기술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간 ‘공조’ 성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지난 3월29일 독일 본에서 열린 ‘UN기후회의’ 개막연설에서 미국 토드 스턴 기후변화 특사는 “미국은 최대의 온실 가스 배출국이라는 책임감을 잘 인식하고 있고 잃어버린 과거를 만회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등 국제회의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런 미국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전 세계 100여개 도시 정상들이 서울에 모여 ‘국가’가 아닌 ‘도시’의 입장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진다. 제3차 정상회의는 지난 2007년 뉴욕에서 있었던 제2차 정상회의에서 논의한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방안의 실천상황을 점검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개발과 이용경험을 공유함은 물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빌 클린턴, 개회식 기조연설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CCI(Clinton Climate Initiative)재단 이사장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내한해 19일 개회식 기조연사로 참여한다. 20일에는 C40기후리더쉽그룹(Climate Leadership Group) 회원과 협력도시 50개 대표단이 모여 회의결과 정리 및 차기 정상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C40 총회’를 연다. 21일에는 청계천과 월드컵공원에 참가희망자 약 50여명을 선출해 현장을 방문 한다. 서울시는 청계천과 난지도의 역사와 조성과정을 알아보고 마포자원회수시설, 에너지제로하우스의 추진현황을 소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회의결과 브리핑과 기후변화대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서울선언문’ 발표와 함께 차기 개최지도 정해진다.

7가지의 전체회의와 16개의 분과회의
이번 제3차 정상회의에서는 7가지의 전체회의와 16개의 분과회의로 도시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와 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기후변화와 경제위기, 저탄소도시를 향한 정책방향, 효과적인 적응대책, 탄소배출량 산정프로그램(Project 2 Degrees), 이해관계자 참여확대, 포스트쿄토 협상에서의 중앙 및 지방정부 협조, C40 총회 내용의 전체회의와 이에 속하는 스마트그리드 개발, 저탄소 리더십의 사회적 편익, 탄소금융 및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고효율조명, 신기술 자동차를 위한 기반구축, 새로운 도시행동계획, C40 도시생활, 스마트빌딩, 재생에너지 기술, 녹지관리, 수처리와 에너지 효율, 기후의 긍정적 발전(Climate Positive Development), 탄소중립교통, 간선급행버스(Bus Rapid Transit), 폐기물 자원화, 항구 및 공항을 주제로 분과회의가 열린다.

각 도시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 경험과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난 2007년 열린 제2차 뉴욕 C40 정상회의의 주요성과는 ▲건물에너지 합리화사업(Building Retrofit Initiative) 추진 합의 ▲세계 주요 대도시간 기후변화 관련정책 및 경험 상호교환 ▲기후변화 대응 공동선언문 및 사업계획 채택 ▲온실가스 방출에 대한 책임인식과 기후변화 대응사업 추진 합의 ▲G8 정상회의시 기후변화 대응관련 의제설정 건의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절감사업을 적극 지원키로 합의 등이다.

런던시 제안으로 2005년 발족
C40 기후 리더쉽 그룹은 켄 리빙스톤(Ken Livingstone) 전 런던 시장의 제안으로 2005년 10월 런던, 뉴욕, 도쿄, 파리시 등과 함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내외를 차지하는 세계 주요 대도시들과 전 세계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대륙별 주요도시들 중 40개 회원도시와 16개 협력도시로 구성돼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 개발과 이용 경험을 토대로 상호 공유해 기후변화 관련 산업 발전을 도모해 왔다.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CCI(Clinton Climate Initiative)와 협약을 맺어 대도시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 개발과 실행 등의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006년 7월 회원도시로 가입했다. 2007년 5월 뉴욕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해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환경복원, 환경친화적 교통시설팀, 청계천 복원, 친환경에너지 사업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참가도시들의 이목을 끌어 도쿄를 누르고 제3차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유치하게 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서울시장과 런던시장간의 제3차 정상회의를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내용의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

16개 도시, 13개 기관·단체 참여
정상회의가 열리는 기간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 인도양 홀에서 서울시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장관 이윤호), 환경부(장관 이만의),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조석래),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의 후원으로 ‘서울기후변화박람회’가 개최된다. 16개 도시, 13개 기관·단체, 40개 기업체 참여한 가운데 총 333개 부스가 설치된다. 전체적으로 기후변화주제관, 체험관, 정부 및 기관·단체 활동을 홍보하는 시민의 마당, C40정상회의 참가 도시들의 정책을 홍보하는 협력의 마당, 기후변화 관련기업들의 최신 기술 및 제품을 홍보하는 녹색성장의 마당이 열린다.

주요 전시내용은 크게 주제관, 도시관, 산업관, 영상관, 체험관으로 나뉜다. 먼저 ‘주제관’을 보면 온실효과, 기후변화의 영향, 기후변화 피해사례, 국가, 기업, 인류의 노력을 다룬 기후변화주제관과 UNEP(국가연합환경계획,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 프라운호퍼(Fraunhofer)연구소, 에너지관리공단 등 13개 기관이 참가한 홍보부스가 설치된다. ‘도시관’에는 서울의 기후변화 현황, 기후변화 대응 서울시 정책, 서울의 미래 환경을 설명하는 서울시관과 C4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도쿄, 프라이부르크 등 9개 해외도시와 인천, 대전 등 7개 국내도시의 정책 홍보부스가 마련될 계획이다.

‘산업관’에는 효성, 삼성, 포스코파워 등 총 40개 기업, 213부스가 설치돼 국내외 관련기업 기술과 제품을 전시한다.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건물에너지합리화사업(BRP,Building Retrofit Project), 메니지먼트 등 에너지 효율화 ▲교통카드, 그린카 등 친환경교통시스템 ▲지역난방, 소각 등 폐기물이용시스템 등이 전시돼 관련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새로운 일자리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시한다.

‘영상관’에는 기후변화 관련 다큐멘터리, 에니메이션, UCC 당선작 등을 상시로 상영하고 ‘체험관’에는 시민참여형 체험관이 설치될 예정이다. C40총회담당관 최영수 팀장은 “제3회 정상회의의 개최는 친환경 도시로서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기후변화 리딩도시로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