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는 지난 3월호(46쪽)에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이하 협의제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은 제도의 보완·수정할 부분을 찾기 위해 올해 1월23일부터 4월30일까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 효과성 분석 연구용역(이하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한국방재협회(회장 서병하)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책임연구원 1명과 4명의 연구원이 참여한다. 이에 대한 ‘1차 자문회의’가 지난 3월26일 있었고 3월30일에는 ‘중간보고회’가 있었다. 연구용역 추진상황과 진행방향, 발견된 문제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점검한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연구용역은 2005년 8월17일 협의제도 시행 이후 중앙과 지방에서 협의된 법정개발사업에 대한 재해저감효과와 실효성을 분석해 제도의 보완, 발전자료로 활용하고 ‘재해영향평가제도’ 폐지에 따른 협의제도의 보강, 보완대책을 수립키 위해 이뤄진다. 또 협의서 작성 대가산정기준의 적정성을 검토·분석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

행정계획 사업대상 총 769건
중간보고회까지의 추진내용을 살펴보면 협의된 각종 개발사업장에 대한 기초조사와 이행실태, 재해저감효과분석을 끝낸 상태이고 나머지 사항들에 대한 공정들이 진행 중이다. 기초조사는 행정계획단계 협의유형별 분류, 통계분석과 개발사업단계 협의유형별 분류, 통계분석으로 나눠 이뤄졌다. 행정계획단계의 협의유형에 속하는 사업대상은 총 769건으로 ‘국토·지역 계획 및 도시의 개발’ 부분에 속하는 대상이 539건으로 전체 중 70.1%로 가장 많았고 세부항목으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른 도시관리계획에 속하는 대상이 313건으로 전체 중 40.7%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개발사업단계 협의유형에 속하는 사업대상은 총 6383건으로 ‘국토·지역 계획 및 도시의 개발’ 부분에 속하는 대상이 2565건으로 전체 중 40.2%로 가장 많았고 세부항목으로는 ‘산업 및 유통 단지조성’ 부분에 속하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른 공장 설립이 총 2277건으로 35.7%를 차지했다. 최근 10년간 강우와 피해액에 따른 과거피해지역들을 조사해 사업장을 선정했다. 1999년 태풍 ‘올가’에서부터 2008년 태풍 ‘갈매기’까지의 피해액 산출자료를 토대로 시·도별 현장조사지역을 선정했다. 개발사업단계 협의사업장의 협의유형별 비율에 맞게 사업장을 선정·분배했고 사업장중 현재 공사중인 사업장을 위주로 선정했다.

현재 협의된 개발사업단계에서 사업의 범위 중 면적개념(12개 사업장), 선개념(5개 사업장), 점개념(2개 사업장)에 대해 사업장을 선정했고 재해영향평가사업장(3개 사업장)도 추가해 총 22개 사업장을 선정했다. 향후 연구용역은 현지조사 사업장 이행실태파악과 재해저감효과분석을 실시한다. 협의제도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대가산정기준의 적정성과 개선방향 등의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중앙위원, 시·도, 시·군·구 담당공무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협의제도의 발전방향을 제시, 제안하고 협의서 작성대가 책정기준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협의제도 발전 방향 제시

	지난 3월30일 열린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 효과성 분석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연구용역은 2008년 12월31일까지 중앙·지방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협의된 각종 개발사업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초조사, 검토의견과 조치계획내용분석, 검토의견 이행실태와 재해저감효과분석, 발전 방안 제시, 협의서 작성대가 산정기준 책정, 협의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을 순서로 이뤄진다. 세부내용을 보면 협의된 각종 개발사업장에 대한 기초조사를 ▲협의대상 사업유형별 분류 ▲통계분석과 과거 피해지역(강우강도가 높은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조사 대상사업장 선정으로 한다.

협의된 각종 개발사업장에 대한 검토의견과 조치계획내용분석을 ▲개발사업장별로 재해저감대책에 따른 검토의견을 정량적으로 통계화하고 사업장별 재해저감대책과 검토의견 분석 ▲검토의견에 따른 조치계획 내용분석 ▲사업장별 재해저감대책에 대한 주요 검토의견, 조치계획 선정으로 한다. 이어 검토의견의 이행실태, 재해저감효과분석을 ▲개발사업장 중 현장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에 대해 검토의견에 따른 조치계획 수립·이행실태 점검하고 미이행 사업장에 대해서는 미이행 사유를 정량·정성적으로 분석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한 현지조사 사업장 재해저감 효과분석(사진제시)을 한다.

협의제도의 검토대상 등에 대한 발전 방안 제시를 ▲검토대상 사업 중 새로운 공법개발 등으로 개발사업으로 인해 주변에 미치는 재해의 영향이 미미하거나 검토대상 사업 이외의 신종사업을 위한 개발로 개발사업장의 주변에 재해의 영향이 큰 사업 등에 대한 협의제도 적용여부 등 검토 ▲협의제도의 검토항목과 주요내용이 제도 도입이후 각종 여건의 변동으로 맞지 않거나 실현성이 없는 항목이나 내용이 없는지 등을 검토하고 보완, 대안제시를 한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협의서 작성 대가산정 책정기준의 적정성 여부를 ▲방재분야 표준품셈(소방방재청 고시 2007-22호, 2007년 4월12일) 상의 사전재해영향성 검토협의서 작성의 대가산정을 위한 적용기준, 원단위 책정기준 등에 따른 적정성을 검토·분석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제시 ▲협의제도 발전방안에 따른 대가산정 책정기준의 개정으로 한다. 협의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재해영향평가제도 폐지에 따른 협의제도의 보강·보완 등에 관한 제언 ▲협의제도의 발전을 위한 제언 등으로 이뤄진다.

사업범위 등 사업후 점검 장치 필요
효과성에 대한 분석은 개발사업 분야별로 세부적이고 다양한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지구 외에 재해영향평가 지구를 포함해 토사유출, 홍수유출량 저감효과를 분석하고 타당성과 신뢰성을 제고한다. 전국 강우강도를 조사해 강우강도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미착수 사업분야 등 연구에 필요한 소스가 미흡한 경우에는 시뮬레이션(구조적 판단)을 통해 분석한다. 연구용역 기간에 협의제도의 자문위원을 맡은 윤용남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와 이종태 경기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용역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윤용남 교수는 대상사업범위의 축소와 사후에도 체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시·군·구에서 협의하는 소규모 사업에 대해 심의위원의 질저하 문제로 시·도에서 협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한다. 영구저류지를 사업지구내 최말단부에 설치하는데 적절한 위치에 설치가 필요하고 영구저류지 이외에 침투형 저감시설을 지침에 권고해야 한다. 설계와 동시발주로 용역 대가가 적게 발주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분리발주 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검토서 분석내용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사업규모가 큰 개발사업의 경우 재해영향평가 수준의 검토가 필요하고 현행제도는 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과거보다 느슨한 상태이므로 사업규모별 협의(심의) 수준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사업의 중요도에 따라 협의서 작성 수준을 차별화하되 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심의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과업내용에 비해 과업기간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제대로 된 연구보고서가 작성되기 위해서는 과업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

검토의견서를 기초해서 제도를 보완하는 것보다는 설문을 통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태 교수는 협의유형별 면적, 연장 분류뿐만 아니라 사업지, 협의기관(시·도) 분류가 필요하다. 설문조사는 회수율을 고려해서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피협의 기관도 설문조사 대상포함 필요). 협의의견이 많이 제시된 것을 중심으로 현장이행 실태조사 사업장을 선정해야 한다. 사후 모니터링을 연례화해서 계속적으로 보고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작성지침의 내용이 적정한지 검토해 사업장 규모, 사업대상별 지침서 작성이 필요함을 제안 해야 한다. 집행부서에서는 행정관리절차, 형식 등을 수정할 것이 없는지 검토돼야 하고,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규정도 정비가 필요하고 지적했다.

5월까지 용역기간 연장?
윤용남 교수가 언급한 ‘대상사업범위의 축소’는 그보다 용역기간을 더 늘려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고 ‘시·군·구 심의위원의 질저하 문제’는 시·도로 올려서 처리하는 것 보다는 담당자들의 교육을 더 신경 써야 할 문제 같다. 개선 된 법률과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으로 실무담당자들의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업을 시행하는 업체들과 용역을 받아 실질적으로 협의제도 업무를 담당하는 하도급 업체관계자들을 위한 교육과 지침도 필요하다.

설계와 동시발주로 용역 대가가 적게 발주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분리발주 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하도급 업체관계자들을 위해 꼭 반영돼야 하는 문제이다. 소방방재청 한 담당 공무원은 “기초조사가 끝나 현장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는 나와 있지만 현장에서 직접 조사해 더 많은 결과물들을 얻을 것”이라며 “많은 사업대상 현장을 돌아보고 있어 5월까지 용역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용역은 협의제도의 취지를 되짚어보고 제도도입 이후 진행돼온 협의과정과 그 사례에 관한 조사·분석을 통해 제도 수행과정과 절차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제도의 효과성과 발전방안을 제시해 실질적인 재해예방제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재해영향평가제도가 없어진 지금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는 사전에 각종사업을 재해로부터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는 유일한 제도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많은 대상과 심도있는 분석으로 효과적인 개선책들이 도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