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A(이하 신종플루) 감염자가 지난 5월17일 기준으로 전세계 39개국 8480명으로 밝혀졌다. 감염자는 멕시코 2895명, 미국 4714명, 캐나다 496명, 스페인 103명이며 사망자는 멕시코 66명, 미국 4명, 캐나다 1명, 코스타리카 1명으로 총 72명이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었다.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강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적절한 대응으로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았을 뿐더러 3명의 감염자 이후 일주일을 넘긴 5월17일 현재까지 추가 감염자가 발생치 않고 있다. 지난 4월30일 한나라당 당사 2층 대강당에서 ‘국회위기관리포럼(대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대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장)’의 주최로 신종인플루엔자A 확산에 따른 대처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이덕형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관이 대표발제를 맡고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장기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 팀장,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오명돈 서울대학교 교수, 윤철수 중앙위원회 보건위생위원 원장, 이종화 리스나 공동대표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 긴급 간담회는 각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신종플루에 대한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호에서 재난포커스는 긴급간담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정부의 신종플루 대책을 긴급 점검한다.

< 재난포커스 - 권윤대 기자  gwon@di-focus.com >

4월30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국회위기관리포럼과 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신종플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공성진 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장은 “이번 간담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중요성을 부각시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바이러스 차단 어려워, 예방에 힘써야
이덕형 보건복지가족부 질병정책관은 “검역은 물리적 차단이 어렵다”며 “국민 스스로의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발적 신고가 잘 이뤄지고 스스로 감염 전파를 막는 것이 일상화돼가고 있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멕시코나 미주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역추적해 각 지역 보건소에서 직접 전화해 감염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체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항바이러스 보유분을 현재 국민대비 5%에서 10%로 늘리기 위해 추경에 반영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사진1.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사진2. 원희목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사진3. 이덕형 보건복지가족부 질병정책관 사진4.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발병전, 치료시스템 마련해야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해외유동인구가 많고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전염병의 전파속도가 높다”며 “1000만명분(국민대비 20%)의 치료제는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발병후 백신개발을 시작하면 시간이 걸리므로 여기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격리병동이 2008년 말 현재 280개 침상에 불과하다”며 “바이러스 발생 전 격리병동 확보”를 촉구했다.

용어로 인한 돼지사육농가 피해 막아야
장기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장은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돼지독감이 아닌 멕시코독감(MI)으로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며 “용어로 인한 돼지사육농가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멕시코독감이 음식물 섭취에 의해 전염되지는 않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수입되는 모든 돼지고기에 대해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며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특히 “인간이 돼지에게 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여기에 대한 관리와 제재를 취하기 위해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독감전 자체백신 개발 필요해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동물바이러스에서 사람바이러스로 변화했기 때문에 멕시코독감이라 부르겠다”며 “90년동안 변화와 변화를 거듭해 현재는 사람에게 전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류가 돼지에 조기차단을 실패해 이렇게 됐다”며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것이라 생각치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독감시즌인 겨울이 오게 되면 25%에서 30%의 감염을 대비해서 치료제와 항생제를 비축해야한다”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자체백신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개인위생의 중요성과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환자중심 아닌 확산경로 차단 힘써야
오명돈 서울대학교 교수는 “환자를 중심으로 한 대응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발병전에도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 공법으로 백신을 만드는데는 약 6개월이 소요되며 임상실험이 되지 않아 확신할 수 없고 항바이러스인 타미플루의 경우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하루, 이틀의 효과 밖에 발휘 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백신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확산 경로를 막는 국민캠페인이 필요하다”며 “TV와 같은 이미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철수 중앙위 보건위생위원장은 “현재의 대처는 석면사태때와 같다”며 정부가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서 “정부는 축산농가와 국민먹거리를 위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가 존재하는 최우선의 이유가 국민임을 강조했다. 또 “동물과 사람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므로 전염병예방법으로 다뤄야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한 정책 펼쳐야
이종화 리스나 공동대표는 “돼지인플루엔자(SI)나 조류인플루엔자(AI)를 다루는 것에서 첫 번째는 국민의 보건이지만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해 가축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라며 “모든 대응 방향이 인체에 집중돼있는데 이것을 축산업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며 “취사율이 높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돼지인플루엔자와 같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와 결합했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토를 다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3회 발생했다”며 “이때마다 살처분하는데 사용되는 비용을 활용해 산·학·연 그리고 관이 중심이 돼서 공동의 노력을 하는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1. 장기윤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 팀장 사진2.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사진3. 오명동 서울대학교 교수 사진4. 윤철수 중앙위원회 보건위생위원 원장 사진5. 이종하 리스나 공동대표

감염자 지속적인 증가 추세
지난 5월17일 현재 홍콩에서 감염자 3명이 발생했고 뉴욕에서 첫 사망자 발생해 미국에서 총 6명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에서 감염자 96명, 페루에서 두 번째 감염자 발생, 벨기에, 스웨덴, 칠레에서 첫 감염자 발생, 베이징에서 첫 감염자 발생, 중국에서 총 3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전세계 39개국 8480명의 감염자 발생했고 이중 72명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도 감염자와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응 세계적 수준
지난 5월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첫 감염자인 51세 수녀에게서 분리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결과 미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99%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3번째 신종플루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한 것이다. 또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현재 항바이러스 보유분은 250만병분 국민대비 5%이다. 하지만 세미나에서 언급했듯 올해 10월경까지 250만명분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신종플루를 현재 전염병예방법으로 다루고 있으며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에서 신종플루 인체백신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희 교수 연구팀은 백신개발이 세계최초로 추정된다고 밝혀 구체적인 행로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점 역시 발견되고 있다.

사람에서 돼지로의 감염막아야
국민들은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상당하다. 신종플루발생이후 돼지고기 소비량이 확연히 줄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돼지고기 소비량이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 사육되고 있는 돼지가 신종플루에 감염될 경우 축산농가가 입을 피해는 현재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감염자가 돼지사육농가나 돼지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검역시스템 개선 필요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환승하던 베트남인 1명이 신종인플루엔자 추정환자로 밝혀져 격리됐다. 지난 5월18일 질병관리본부는 “같은 비행기의 101명 전원을 추적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을 거쳐 베트남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공항검역대에서 고열이 감지돼 검사를 받은 베트남 환승객은 기내 검역이 아닌 환승장 검역에서 추정환자로 밝혀져 다른 승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간 상황이라 전염 위험성이 높아졌다. 공항검역시스템의 허점이 발견된 것이다.

2차 유행 미리 대비해야
신종플루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격리 병동이나 치료제와 같은 치료에 필요한 기반이 문제가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신종플루가 안정 기간 이상 발병하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부터 재차 발병하기 전까지 대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종플루는 전염병이라는 특성상 격리병동에서 치료하게 된다. 하지만 세미나에서 언급됐듯 우리나라의 격리병동 현황은 280개 침상에 불구하다. 하지만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격리병동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 아직 움직임이 없다.

격리병동을 늘리기에는 감염자가 발생하고 신종플루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지금이 적기이다. 굳이 신종플루가 아니더라도 전염병이 발병한 후에는 격리병동을 짓는데 여러 어려움이 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예방과 동시에 치료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만약에 사태에 대비치 못해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와 예방약인 백신 모두를 확보하고 나아가 치료기반시설을 구축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지혜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