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통합적 재난·안전관리체계 구축’을 국정과제로 확정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과제 추진을 위해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구축기획단(이하 기획단)’을 설치했다.<재난포커스 2008년 6월호 56쪽 참고> 같은해 12월 기획단은 그간의 성과물로 ‘통합적재난·안전관리종합대책(이하 종합대책)’을 발간했고 현재 52개 추진과제를 수립해 수행중이다. 하지만 기획단 설치계획에서부터 문제가 됐던 조직개편과 후속인사가 종합대책이 추진중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업무에 차질이 우려된다.

< 재난포커스 - 권윤대 기자  gwon@di-focus.com >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은 총 52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과제1부터 과제10까지는 총괄적 안전관리, 과제11부터 과제39까지는 통합적 재난관리, 과제40부터 과제52까지는 소방역량 강화로 나눠 개선방안을 찾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각각의 세부과제는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의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과제에는 한 명에서 많게는 두 명의 담당자가 배정됐다. 종합대책일정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과제별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세부과제에 대한 추진전략 수립 및 관련 부처간의 업무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과제별 추진상황을 총괄 점검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세부과제별로 추진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 평가하고 국정과제인 ‘재난관리체계 통합’을 이와 연계점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264억2650만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정부가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16일 확정된 기획단 설치계획이 5월2일 정부조직개편과 5월14일 후속인사에 따라 변동됐다. 또 같은해 5월 조직개편이 이뤄졌던 행정안전부는 올해 5월 또 한 번의 조직개편을 가졌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재난안전실은 기존 2개 관, 8개 과에서 2개 관, 6개 과에 재난위기종합상황실이 추가된 구조로 바뀌었으며 현재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은 정용준 관리관이다.

잦은 인사로 업무 차질 우려
행정안전부 조직구조의 변화가 있었다. 올해 5월6일 행정안전부 조직 현황에 따르면 종합대책 추진을 맡고 있는 재난안전실은 기존의 구조에서 재난총괄과, 안전정책협력과, 위기관리상황과가 없어지고 재난안전정책과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재난안전실 직속으로 재난위기종합상황실이 추가됐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상황실의 역할을 확대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입장이다.

이렇게 잦은 조직개편과 인사의 이유에 대해 행정안전부 한 고위공무원은 “인사이동은 승진이나 간단한 업무변경에 의한 것일 뿐 담당업무를 진행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과제추진의 흐름이 끊겨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를 통해 보직이 변경되는 경우 인수인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걸로 알고 있는데 이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컴퓨터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것들이 파일화 돼있어 인수인계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계획인 지진재해대책법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 행정안전부 소관 연구개발사업 처리규정 제정과 같은 과제의 경우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해 인사가 이뤄지면 인수인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합적 재난 안전관리 종합대책의 담당자와 과제 담당자들의 인사가 잦아 짧은 시간안에 업무를 이해하고 수행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재난안전관리관 1년에 두 번 교체
지난해 3월부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방기성 재난총괄관리관이 10개월간 재난안전실 관리관으로 있었고 윤석윤 관리관은 지난해 12월부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을 맡아 약 5개월간 자리를 유지했다. 현재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은 정용준 관리관이다. 또 재난정책과장의 경우 여희광 과장이 약 9개월간 자리했다가 교체돼 현재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총괄과장은 강성주 과장이다. 지난해 3월 임명된 김진항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을 제외한 재난안전관리관, 재난정책과장이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바뀐 것이다. 기획단 설치 당시에도 잦은 조직개편과 후속인사로 차질을 빚었던 행정안전부가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추진과제 담당자 53% 교체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의 추진과제 담당자는 반이 넘게 교체됐다. 추진과제 52개중 28개과제 담당자가 교체된 것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과제 20개 중 3개 과제를 제외한 나머지 과제의 담당자가 모두 교체됐다.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간한지 5개월여 만이다. 애초의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2009년 1월부터 3월까지는 과제별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세부과제에 대한 추진전략 수립 및 관련 부처간의 업무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6월까지 과제별 추진상황 총괄 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세부과제별 추진상황과 국정과제 ‘재난관리체계 통합’을 정기적으로 연계점검하고 종합대책 완료시까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여기에 올해 264억265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계획기간 총 2208억1650만원이 투입된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과제별 추진상황 총괄 점검 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종합대책 추진의 뼈대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로서 52개 과제 담당자별로 업무가 분배돼 관계기관 협의 세부계획 수립 등이 한창 진행중에 있다고 한다.

올해 7월 종합대책 중간 점검 가져
행정안전부는 통합적 재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간하고 6개월이 되는 시점인 올해 7월에 중간점검을 갖는다고 밝혔다. 재난포커스는 7월 중간점검 결과를 토대로 통합적 재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진단할 예정이다. 7월 공식적인 중간점검 이전에는 통합적 재난 안전관리 종합대책의 현황이 공개가 되지 않아 진행현황파악이 어렵다. 특히 과제3 안전관리 및 안전기술기준 제도화의 향후추진계획 중 올해 1분기 추진계획인 안전기술기준 현황 파악 및 분석, 과제13 위기관리 매뉴얼 정비 및 법제화의 올해 1분기 추진계획인 현정조치 행동메뉴얼 정비지침 수립, 과제23 방재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반구축 및 공직진출 확대방안의 올해 1분기 추진계획인 ‘안전문화진흥법(가칭)’ 제정 추진은 대부분 분석이나 현황파악과 같은 정량화하기 어려운 부분을 올해 1분기 계획으로 하고 있어 현황파악이 더욱 어려운 상태이다.

종합대책 고려한 인사제도 개선 있어야
종합대책뿐 아니라 일정기간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진행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는 경우만큼은 담당자들이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잦은 인사는 지양해야 한다. 또 해당 담당자들이 이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적절히 보상하며 관련부서의 위상강화가 수반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이 발제자 즉 전문가이기 때문에 과제 담당자의 교체는 사실상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인사는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특정과제를 수행하는 담당 공무원 스스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 과제를 수행한다면 과제의 전문성이나 완성도가 높아져 국익에 이바지 할 수 있다. 예전부터 문제가 돼왔던 공무원의 잦은 인사는 훌륭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정부가 지금까지 미뤄온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