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 장영광 기자

오는 7월 개봉을 앞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 주연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의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 해운대구청에 민원전화가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해운대’는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주 내용은 지구 온난화로 일본 대마도가 내려 앉아 초대형 쓰나미가 생성돼 100만 인파가 피서를 즐기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덮친다는 것. 이런 영화 내용 탓에 해운대구청은 “구청이 직접 나서 ‘끔찍’한 내용 의 영화를 상영하지 못하게 하자”는 민원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와 원활한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논란은 어떻게 보면 영화 ‘해운대’ 흥행에 적지 않게 일조할 수도 있다.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강력한 타이틀 아래 이런 논란까지 더해져 홍보 효과는 극대화되고 영화 내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해운대구청 구민들도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이 영화를 관람할 지 모를 일이다. ‘딥 임팩트’(1998), ‘퍼펙트 스톰’(2000), ‘투모로우’(2004), ‘일본침몰’(2006) 등 재난에 ‘대응’하는 이들의 영화, 즉 ‘재난 영화’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항공기 추락 장면, 도시를 덮쳐오는 거대 해일과 미국 도시의 파괴 장면 등 컴퓨터 그래픽(CG) 영상이 압권인 영화 ‘노잉’(2009)은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국내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국내에도 재난 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서 국내 유일 종합 재난관리 전문 매거진 재난포커스의 기자로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대부분의 재난 영화들 속에서 재난에 맞서 생명과 재산을 구제받은 이들에게 가장 ‘영웅’시 되는 것은 눈에 띄도록 ‘몸’으로 재난에 ‘대응’하는 이들이라는 것.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일부 많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의 담당자들이 ‘머리’를 싸맴은 물론이고 ‘몸’을 혹사시켜가면서 재난이 일어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실로 재난이 닥쳐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면 그들에게 돌아갈 갈채는 별로 없어 보인다.

재난포커스의 기자들은 재난 예방에 힘쓰는 재난관리책임기관의 담당자들에게는 갈채를, 반면 재난을 우습게 여기고 방심하고 있는 담당자들에게는 ‘좋은’ 기사로 그 태도를 바꿔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부터 국내에도 기자, 공무원, 디자이너, 의사, 소방공무원 등 각종 전문직 영화, 드라마가 넘쳐나고 있다. 소방, 군, 경, 지자체, 협·단체 등 재난관리책임기관에서 재난을 ‘예방’하는 자들의 삶을 그린 훈훈한 영화나 드라마도 곧 나오지 않을까? 재난관리에 힘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부 많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의 담당자들도 영화, 드라마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