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 여름철 태풍과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는다.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3239개 농업기반시설 수해 복구비로 4600억원(연평균 92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에는 태풍 ‘갈매기’와 집중호우 등으로 저수지 제당(둑) 붕괴, 용·배수로 및 취입보(取入洑) 유실 등 농업기반시설 265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여름 장마철의 피해 유형은 저수지 제방월류, 붕괴, 물넘이 파손, 물넘이 용량초과로 홍수 유입, 배수장 침수, 배수문 고장(하천수 역류), 전기설비 파손(정전) 등 다양하다. 본격적인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 6월18일 전국의 저수지 3326개소, 양·배수장 4018개소, 방조제 148개소, 취입보 4132개소, 관정 1669개소, 집수암거 331개 등 1만3293개 농업기반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의 홍문표 사장을 경기 의왕시 본사에서 만나 재해예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재난포커스 - 대담 | 윤성규 편집장  sky@di-focus.com   정리·사진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인데 여름철 태풍과 풍수해로 인한 재난·재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요.
저수지, 양·배수장 등 수리시설물의 현대화와 재해대처능력 강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영농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수지 3326개소, 양·배수장 4018개소, 방조제 148개소, 취입보 4132개소, 관정 1669개소, 집수암거 331개 등 1만3293개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에 저수지는 모두 1만7679개소, 방조제는 1594개소로 농업기반시설물은 총 7만55개소입니다. 하지만 저수지, 양·배수장 등 54%가 설치된 지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고 용·배수로의 60%가 흙 수로여서 기능유지와 자연재해에 취약한 실정입니다.

때문에 지난해 태풍 갈매기와 집중호우 등으로 저수지 제당(둑) 붕괴, 용·배수로 및 취입보 유실 등 농업기반시설 265개소에 피해가 발생했어요. 공사는 올해 여름철 풍수해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농업기반시설 1만3000여 개소에 대해 일제 점검을 실시했고 점검 결과를 토대로 취약시설에 대해 여름철 풍수해 기간 전에 보수, 보강도 완료했지요. 또 지난 4월24일에는 공무원, 학계, 공사 재해대책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풍수해 예방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했고 저수지·배수장 비상대처 훈련도 실시했어요. 특히 농업기반시설관리를 위해선 예산 확보가 중요한데 정부, 국회, 관련 기관간 협조체계를 구축해 우선 위험 등급별 취약 시설부터 보수, 보강해 나가고 있어요.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공사에서 최근 재난관련 훈련도 실시했는데 어땠습니까?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에서 주관, 주최하는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에 참여하고 민·관·군 합동으로 비상대처훈련을 현장에서 실시한 것입니다.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은 21개의 중앙행정기관과 246개의 지자체, 129개의 공공기관 및 단체가 참여해 대규모 풍수해, 지진, 화재, 방사능 누출 등 다양한 재난에 대비해 실시하는 도상 및 현장 훈련입니다. 공사에서는 54개 부서 1000여명의 직원이 참여했고 자체현장훈련 21건, 지자체 합동훈련 19건 등 총 42건의 훈련을 실시했어요. 비상대처 현장훈련은 재난대응안전한국훈련 후 주로 저수지 붕괴나 배수장 가동중단 등과 같은 농업기반시설 재해와 관련해 실시하는 농어촌공사와 민·관·군 합동 현장훈련이지요. 이 훈련은 지난 5월27일부터 6월10일까지 2주간 전국의 대규모 저수지 132개소와 배수장 85개소 등 217개소의 수리시설에서 진행됐습니다.

	홍문표(洪文杓)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1947년생(62세). 충청남도 홍성 출신, 1972년 건국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1984년 한양대 사회복지학 석사. 1985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1997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충남도당 위원장. 2008년 9월12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취임(현).

농어촌공사에서는 평상시 재난대책관리를 위해 관련 기관간 협조체제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요?
공사 자체의 재난대책 종합상황실을 24시간 365일 상시운영하고 있고 국가재난관리시스템과도 연동해 집중호우, 태풍에 의한 시설피해 등 다양한 재난·재해 상황감지 정보뿐만 아니라 예방·대비·대응·복구업무까지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어요. 공사는 본사, 본부, 전국지사에 상황반, 기술지원반, 긴급복구반을 구성해 운영하면서 긴급한 상황 발생시 24시간 비상근무체제도 유지하고 있지요.

이는 농어촌공사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소방방재청 등 정부 부·처·청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준정부 기관까지 모든 재난관리책임기관(71개)들이 국가재난관리시스템과 연동해 재난관련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공사는 홍수대책비상기획단에도 참여해 저수지 관리기관과 하천관리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 방류량 조절 및 홍수에 대비하고 있어요. 평상시에는 사전방류, 배수장 가동 등 홍수대책업무를 하고 있고 비상단계에는 소방방재청에 3명의 공사 직원을 파견해 24시간 지원근무도 하고 있지요. 공사는 특히 소방방재청 주관의 재난관리책임기관 평가에서 방재관리업무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적도 있어요.

농어촌공사 주관으로 실시한 비상대처 현장훈련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공사는 유관기관 및 주민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119구조대와 한국전력, 긴급복구 동원업체, 군부대, 주민과 공동으로 비상대처 현장훈련을 실시해 재해대응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매미’, 2006년 ‘에위니아’ 등 이상 강우로 수리시설의 피해가 증가했고 특히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증가도 우려되고 있어요. 지난 2002년부터 지난 2006년까지 5년간 3239개 농업기반시설 수해 복구비로 4600억원(연평균 920억원)이 지원됐지요. 재난·재해에 대한 대응, 복구 업무도 중요하지만 예방, 대비업무에 예산을 집중한다면 복구비로 투입되는 혈세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장훈련은 태풍 및 호우에 대비, 저수량 100만㎥ 이상의 저수지와 전동기 용량합계 560KW 이상인 배수장 등 규모가 큰 시설을 대상으로 저수지 붕괴, 배수장 정전, 가동중단 등 다양한 비상상황을 부여해 실시하고 있어요. 이 훈련은 저수지의 제방월류, 붕괴, 물넘이 파손, 물넘이 용량초과로 홍수 유입, 배수장 침수, 배수문 고장(하천수 역류), 전기설비 파손(정전)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공사는 재해 발생시 하류지역의 피해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저수량 300만㎥ 이상의 대형 저수지 120개소에 대해서는 비상대처계획(EAP; Emergency Action Plan)을 수립 중에 있지요.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이미 86개소의 EAP를 수립했고 올해 16개소에 EAP를 수립 중입니다.

재해예방과 관련해 올해 공사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농업기반시설의 재해 안전성 확보를 위한 안전점검과 노후화된 농업기반시설을 정밀안전진단해 개보수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농업기반시설 안전점검 및 안전진단 시행 대상은 공사에서 관리하는 수리시설 1만3293개소로 매 분기별 1회 이상 정기검진을 실시하는데 지난 3월과 4월에 농림수산식품부와 합동으로 시설물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했어요. 지난 4월과 5월에는 소방방재청과 합동으로 주요 저수지 21개소의 댐 안전성 점검을 실시했고요. 또 재해에 취약한 저수지, 양·배수장 등 550개소에 142억원을 투입해 정밀안전진단도 시행했습니다. 진단결과 D등급 이하 판정시설은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진단결과 수리시설개보수 대상은 766지구에 4670억원을 투입하여 시행 중이고 방조제 개보수사업 대상은 29지구에 380억원을 투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상습 침수지역 농경지 4122ha에는 2294억원을 투입해 배수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물 부족과 물 오염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재해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공사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어떤 업무를 추진하게 되는지요.
농업용저수지 96개소에 둑 높임사업, 영산강 하구 둑 구조개선사업, 양·배수장 정비사업, 금수강촌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어요. 4대강 유역 96개 저수지 둑 높임사업은 4대강의 물 조절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2억4000만㎥의 수량을 추가 확보해 4대강 하천유지 용수공급, 수질개선에 기여하고 홍수조절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산강 하구 둑 구조개선 사업은 영산강 배수갑문, 연락수로 등을 확장해 영산강 주변의 침수피해를 예방하고 수질개선과 친환경 생태 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4대강 주변 양·배수장 정비 사업은 하천수위 변동으로 영향을 받는 양·배수장 보강대책을 마련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고 테마가 있는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개발과 연계한 리모델링을 하는 것으로 기존 양·배수장 417개소에서 7980억원을 투입하게 됩니다. ‘금수강촌’ 만들기 사업은 농어촌자원 및 농업기반시설과 연계해 테마가 있는 마을공간을 조성해 도·농 교류 활성화와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공사에서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재해예방 및 향후 관리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오?
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1만3000여개 농업기반시설에 대해 재난 발생시 대응, 복구도 중요하지만 예방, 대비 업무에 더욱 주력해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전력할 계획입니다. 또 지난 4월29일 국회에서 통과된 ‘농업생산기반시설 및 주변지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과 연계해 시설물을 정비하고 친환경적인 친수공간을 확보해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로 정비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