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이하 협의제도) 효과성 분석 연구용역’의 결과물이 도출됐다. 예정된 연구기간은 지난 1월23일부터 4월30일까지였지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됐다. ‘협의제도 효과성 분석 연구용역(이하 연구용역)’에는 협의사업장 이행실태파악과 재해저감효과분석을 위한 현지조사가 진행됐다. 이 협의사업장이 지난 3월30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자문위원의 현지조사 협의사업장을 늘려야한다는 의견으로 당시 22개로 계획됐던 현지조사 협의사업장이 27개로 늘어나면서 연구기간 또한 늘어났다.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의 보완·수정할 부분을 찾기 위해 한국방재협회(회장 서병하)에 연구용역을 줘 진행됐다. 책임연구원으로 박상우 서남대학교 교수가 참여했고 공동연구원으로 이현재 한국종합기술개발 전무, 정종호 하존이앤씨 대표, 노경수 삼본엔지니어링 전무, 박상배 이산 상무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는 협의사업장에 대한 기초조사, 협의사업장에 대한 검토의견 및 조치결과 또는 조치계획 분석, 협의사업장에 대한 이행실태 및 재해저감효과분석, 설문조사, 작성대가 책정기준의 적정성여부, 협의제도 발전방안 제시, 협의제도 발전을 위한 제안 순으로 구성됐다.(재난포커스 2009년 3월호 46쪽, 5월호 104쪽 참고)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연구용역팀은 2005년부터 2008년말까지 협의된 대상사업에 대해 협의사업장이 없는 협의대상사업은 삭제하는 검토방안을 제시했다. 기존협의대상사업이 ‘행정계획’에 32개 법령에 의한 41개 계획과 ‘개발사업’에 42개 법령에 의한 50개 사업으로 총 91개의 행정계획 및 개발사업인데 반해, 만약 이 제안이 통과돼 협의대상사업이 변경되면 행정계획에 20개 법령에 의한 29개 계획과 개발사업에 32개 법령에 의한 40개 사업으로 총 69개의 행정계획 및 개발사업으로 변경돼 적용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소방방재청 담당공무원은 “‘결과보고회’와 추후협의를 통해 정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의 건의된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행정계획 1166건, 개발사업 6392건
이번 연구용역에서 2008년 12월31일까지 협의제도가 반영된 협의사업장에 대해 기초조사 한 사항을 보면 ‘행정계획단계’의 협의유형에 속하는 대상사업은 총 1166건이다. ‘국토·지역계획 및 도시의 개발’ 부분에 속하는 대상이 861건으로 전체 중 73.8%로 가장 많았고 ‘산업 및 유통단지조성’(218건, 18.7%), ‘교통시설의 건설’(34건, 2.9%)순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으로는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에 따른 도시관리계획에 해당하는 사업대상이 585건(50.2%)으로 가장 높았다.

한편 협의가 1건도 없는 계획은 ▲도서개발사업계획 ▲농어촌주거환경개선지구의 지정 ▲물류단지지정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농어촌도로정비계획 ▲신공항건설기본계획 ▲댐건설기본계획 ▲채석단지의 지정 ▲관광개발기본계획 ▲청소년수련지구의 지정이다. ‘개발사업단계’의 협의유형에 속하는 대상사업은 총 6392건이다. ‘국토·지역계획 및 도시의 개발’ 부분에 속하는 대상이 2565건으로 전체 중 40.1%로 가장 많았고 ‘산업 및 유통단지조성’(2380건, 37.2%), ‘교통시설의 건설’(720건, 11.3%) 순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으로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른 공장설립에 해당하는 사업대상이 2277건(35.6%)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협의가 1건도 없는 사업은 ▲학교의 설립 ▲농어촌주거환경개선사업 ▲대지조성사업 ▲물류터미널사업 ▲공동집배송센터지정 ▲공항개발사업실시계획 ▲신항만건설사업 실시계획 ▲탄광지역진흥사업계획 ▲채광계획 ▲관광단지조성계획 ▲수련지구조성계획이다.

“조치계획, 개발사업 시 반영여부 확인할 길 없어”
연구용역팀은 협의사업장에 대한 검토의견들과 조치결과·조치계획을 분석했다. 행정계획, 개발사업 모두 ‘재해영향예측 및 평가’항목 중 ‘하천재해분석’, ‘홍수량분석 및 홍수재해검토’에 대한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예상재해저감대책’에서는 행정계획단계에 ‘홍수재해대책’이 개발사업단계에는 ‘토사재해대책’에 대한 검토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협의사업장에 대한 검토의견을 보면 ‘국토·지역계획 및 도시의 개발’, ‘산업 및 유통단지조성’과 같은 면적개념의 개발사업에서는 ‘토사유출량 증가에 따른 저감대책’과 ‘절·성토에 따른 사면안정대책’, ‘홍수량 저감을 위한 지구내 저류 및 침투시설계획’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됐고 ‘에너지개발’과 같은 점적개념의 사업에서는 ‘송전철탑 및 자재운반로의 산지개설에 따른 홍수유출이나 토사유출’, ‘산사태와 유송잡물에 대한 재해영향’을 주로 검토하고 있다. 또 ‘교통시설의 건설’과 같은 선적인 개념의 사업에서는 ‘교량설치나 인접하천에 따른 홍수위검토’, ‘배수시설물(배수관, 암거등)’, ‘경사면의 안정’, ‘터널굴착에 따른 재해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중앙선 전동차사무소 건설사업’의 동전천 소하천 법면 보호공 설치 모습

특히 해안에 인접한 사업의 경우 ‘외조위 상승영향 검토’, ‘연약지반처리대책’, ‘태풍해일·지진해일 등에 따른 이상조위에 따른 배수계획’ 등의 검토의견도 있었다. 이 검토의견에 대해 조치결과·조치계획을 연구용역 책임연구원 박상우 교수는 “‘10년 이전에 수립된 하천기본계획 적용 시 최근 강우를 반영치 못해 최근강우를 포함해 홍수량을 재분석하고 이에 따른 하천홍수범람을 분석하라’는 검토의견에 대해 ‘이미 수립된 하천기본계획을 준용해 수립했다’는 조치계획이 대부분으로 하천재해측면에서의 분석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하천을 포함하거나 하천을 횡단 시 하천의 홍수위를 감안해 제방의 능력검토 후 제방보강 제시안 요구’에 대해 ‘관련기관과 협의 후 계획하겠다는 조치계획’은 실효성이 의심되므로 조치계획에 관련기관과의 협의결과를 첨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 “전면적으로 행정계획단계에서는 개발사업 또는 실시계획시 반영하겠다고 했으나 행정계획단계에서의 조치결과 또는 조치계획에 따른 내용이 개발사업단계에서는 반영되었는지 확인토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총 27개 협의사업장 현장조사
연구용역팀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사업장 및 재해영향평가 협의사업장을 중심으로 현장에 직접 나가 이행실태 및 재해저감효과분석을 실시했다. 협의사업장은 ‘중앙선전동차 사무소건설공사’, ‘소래·논현 도시개발사업’, ‘안좌대리지구 밭기반정비사업’, ‘재송지구 지표수보강개발사업’, ‘국가하천 성토용 토석채취허가사업’ 등 총 27군데가 선정됐다. 이들 사업장에 대해서 연구용역팀은 홍수 및 토사유출 저감효과, 하류지역 홍수위저감, 사면안정효과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로 연구용역 책임연구원 박상우 교수는 “개발중·후에 홍수 및 토사유출에 대해 저감시설 설치전과 설치후를 비교하면 상당한 양이 저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하류부의 홍수위 역시 상당량 저감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박 교수는 또 “사면에 대해 보호공법을 적용해 사면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무자 대상 설문조사 실시
연구용역팀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에 대해 사전재해영향성 검토위원회 중앙위원, 재해담당 중앙 및 지방공무원등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중앙행정기관 1명, 지방자치단체 126명, 공기업 4명, 설계업체 35명, 시공업체 1명, 교육기관 및 연구소 25명 등 총 192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협의제도의 일반적인 내용과 대상사업의 범위, 검토항목, 방재표준품셈 등의 현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키 위한 질문들로 이뤄졌다.

협의제도의 일반적인 문제에 대한 몇 가지 설문문항을 살펴보면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 협의제도 시행 후 다음 각 항목들이 재해예방차원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홍수유출, 토사유출, 사면안정에 대해서는 대부분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이었고 지반안정에는 ‘보통’이라고 대답했다. ‘협의해주고 있는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의 내용면에서 작성수준’에 대해 48%는 ‘보통이다’로 응답했으며 34%는 ‘양호하다’로 응답했다.

	‘고양식사 도시개발사업’의 임시침사지 겸 저류지

설문응답자들은 ‘협의해주고 있는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의 내용면에서 작성수준에 대해 미흡한 사항’으로 ▲작성내용에 대한 형식적 검토가 대부분이며, 현지 여건에 부합하는 세부적인 재해경감 대책 미흡 ▲대상지역에 대한 심층분석이 시간상, 예산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됨 ▲검토대상지역 설정, 재해유발요인 분석 ▲피드백(Feed Back)이 될 수 있도록 제도화가 필요함 ▲검토대상구역 설정 시 협소한 시각으로 유역면적을 산정하고 인접지역을 포함해 검토할 수 있는 포괄적인 시각이 좀 미흡함 ▲사전재해영향성검토를 대행등록업체만 수행토록 제도화 필요 ▲방재대행업체의 전문인력 부족으로 전문지식 결여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대상면적 5,000㎡(공장 10,000㎡)를 상향조정필요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83%, “사후재해영향성검토 필요하다”
‘사업의 중요도(사업규모)별 협의서 작성 및 협의수준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응답으로 68%가 ‘그렇다’라고 응답했으며 그에 대한 기준규모로 면적은 10만㎡이상, 연장은 10km이상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사업규모에 따라 심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78%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으며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서가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 보완, 반려제도 시행에 대해 93%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재해영향성검토(사후 Monitoring)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82%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재해저감시설의 변경이 수반되는 경우 협의하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83%가 ‘필요하다’라고 대답했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 후 협의된 사항이 어느 정도 이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57%가 ‘보통’이라고 했으며 30%정도가 ‘이행이 잘 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문제점으로 나온 의견은 ▲협의내용에 대해 인허가후 준공 시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없음 ▲협의 후 사후관리제도가 미흡함(협의기관가 착공, 중단, 완공 사업단계 확인사항통보) ▲검토사항의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아 이행이 잘되고 있는지 알 수 없음 ▲사후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없고, 사업변경 시 협의가 안 되고 있음 ▲본 개발사업 준공승인 전 이행조치결과를 제출토록 해야 함(조치계획제출(착공전) 30일이내, 조치결과제출(준공전) 30일전) ▲협의로 이행완료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음 등이다.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연구용역팀은 사업의 중요도(사업규모)별 협의서 작성 및 협의수준을 달리 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대한 기준규모로 면적은 10만㎡이상, 연장은 10km이상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사업규모에 따라 심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서가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 보완·반려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후재해영향성검토(사후 Monitoring)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재해저감시설의 변경이 수반되는 경우 협의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가 필요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협의서 베끼기도 하는 실정”
이번 연구용역에선 작성대가 책정기준의 적정성여부도 검토됐다. 현행적용기준을 요약해보면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및 민간단체, 개인 등이 각종 방재안전대책 수립업무(사전재해영향성검토협의 포함)를 대행자에게 위탁할 경우 표준품셈(방재분야 표준품셈, 2007-22호, 소방방재청고시, 2007년 4월12일)을 적용한다. 이 표준품셈은 소방방재청장이 고시한 ‘방재안전대책수립 업무 대행비용의 산정기준(2007-21호, 소방방재청고시, 2007년 4월12)’을 적용한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서 작성 등 각종 방재안전대책 수립을 대행자에게 위탁해 수립키 위한 대행비용(용역비)은 본 표준품셈을 적용해 산정한다. 연구용역팀은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처음에 정량적 분석을 원칙으로 했으나 행정계획은 정성적 분석을 원칙으로 개발사업은 정성·정량적 분석을 원칙으로 하되 행정계획 단계에서 정량적 검토가 필요한 경우 정량적 검토실시로 변경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서 실무지침서(2007.11, 소방방재청)’에 따른 단위업무의 조정 필요가 거론됐고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 재작성대가는 대가기준에 반영되지 않아, 검토서의 재작성시 추가비용을 변경시마다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군·구 예산부족으로 기준대가이하의 예산으로 발주되고 있어 사전재해영향성검토협의서가 부실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용역의 별도 분리발주를 통해 적정대가로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용역 책임연구원 박상우 교수는 “협의서 베끼기를 해서 A지역 협의사업장과 B지역 협의사업장의 협의서 내용이 같은 경우도 있다”며 “전문성 없는 업체들이 업무를 담당해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금액이 적은데서 오는 면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개선책으로 “현재 방재품셈에 대한 개정을 한국방재협회에서 실시하고 있어 이를 반영해 개선토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협의제도 발전을 위한 제안
연구용역팀은 협의제도 발전을 위한 제안으로 ‘검토협의서 접수시 보완·반려제도의 시행’, ‘사업의 중요도(사업규모)별 협의서 작성 및 협의수준 구별’, 협의결과에 대한 사후확인 및 이행점검을 위한 착·준공 통보 의무화하고 사후재해영향성검토(사후 Monitoring)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협의이행여부 점검 강화’, ‘세분화된 검토항목중 불필요, 중복, 유사항목 개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작성대가 산정 책정기준 제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시 등록업체 작성 의무화’ 등을 건의했다.

	‘파주 뉴퍼블릭 대중골프장 조성사업’의 저류지

재해영향평가제도가 없어진 지금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는 사전에 각종사업을 재해로부터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검증하는 유일한 제도이다. 이번 연구용역으로 도출된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개선해 좀 더 탄탄한 제도로 만들어야한다. 개선뿐만 아니라 개선 된 법률과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으로 실무담당자들의 이해력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번 연구용역의 결과로 사업시행자·시공자가 더 이상 ‘귀찮은 제도’로 인식치 않는 진보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