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재난·재해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현상 심화 등으로 신종 대형재난 발생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재난에 대한 대처를 국가에서 전담하기에는 갈수록 그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국민상호간에 함께 인식하고 공유함으로서 재난·재해에 대한 방어를 국가의 책무로만 여겨왔던 피동적 사고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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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소방·방재력의 취약성을 국민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다. 특히 정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민간 역할분담이 필요해짐에 따라 지역의 재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단계별 재난관련 활동에 시민 및 민간단체의 자주적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민간단체 재난관련 활동의 체계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로 자연재난으로 인한 국민의 재산 및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대책법 제66조 ‘지역자율방재단의 구성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대책법에 근거, 기초 지자체별로 지역자율방재단을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활동이 질적, 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방재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재난관리 민간조직을 육성하고 있으며 정부조직과 상호보완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운영함으로써 자연재난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역자율방재단’에 대해 소개하고 양국의 현황을 비교하고자 한다. 특히 일본 자주방재조직 현황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에 적합한 방안을 검토하고 효율적인 민간활동으로 재난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국가총동원령’, 자주조직의 근간
1995년 1월 한신 아와지 대지진 재난대응 당시 폐허가 된 재해현장에서 구출받은 자의 98%가 지역주민의 손에 의해 구조·구호가 된 사례, 그리고 현실적으로 재난대비를 위해 소방과 행정의 인력은 평상시를 예상한 규모로 인적자원이 대량으로 필요할 때는 역부족인 현실을 감안해 자주방재조직 결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 일본의 자주방재조직 추진 경위다. 일본의 자주방재조직은 ‘국가총동원법’의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비상 시 국회 동의 없이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이 규정이 오늘날 일본 자주방재조직의 근간이 됐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는 사회·문화 특징에 따라 많은 ‘會(모임)’이 존재하는데 동네별로도 모임이 생활화 돼 있다. 일본에서는 이 ‘會’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은 그 지역에서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주민들이 ‘會’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지역은 스스로 지키자!”
일본은 ‘자기 지역은 스스로 지키자’라는 조직의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자연재해대책법(1961년)에는 ‘시·정·촌은 구역 내의 자발적인 방재조직의 내실을 기하여야 한다(제5조의 2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는 재해발생을 예방하고 또는 재해의 확대 방지를 위한 자주방재조직의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제8조의 2항), 지방공공단체의 주민은 스스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함과 동시에 자발적으로 방재활동에 참가하는 등 방재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제7조2)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전국에 걸쳐 자율방재조직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2008 소방백서’에 따르면 2008년 4월1일 현재 일본의 1811개 시·구·정·촌 중 1649개 지역에 자율방재조직이 결성(91.1%)돼 있다. 일본 자주방재조직의 대표적인 주요 활동으로는 ①방재교육(세미나, 비디오청취 등) 개최 ②인쇄물(책자 발간, 포스터 등)에 의한 방재지식 보급 ③방화용구와 방재용 기자재 준비 점검 ④화재진압, 대피훈련, 응급조치 등의 방재훈련 실시 ⑤지역 취약시설 점검, 재해약자(어린이, 노약자, 장애자, 환자, 외국인 등) 상황파악 ⑥방재조직별 구체적인 지원체제구축 ⑦자치회, 시민단체, 모임 등을 이용한 주민과 회원간의 연대감 의식향상 ⑧소방서, 지자체와 상호공조·연락체계 구축(지도편달 및 전달) 등 다양하게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