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홍수피해액 2조7000억원, 홍수예방투자 1조1000억원, 복구비 4조2000억원이 쓰인다. 현재 방재선진국들은 재난에 대해 복구위주가 아닌 예방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복구비용이 예방비용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풍수해로 정부는 풍수해피해 복구 전문가가 됐다. 하지만 이제 복구보다는 예방에 더욱 전력할 때이다.

< 재난포커스 - 권윤대 기자  gwon@di-focus.com >

이명박정부는 가뭄 및 홍수의 근본대책, 수질 및 생태계 악화방지, 수상레저 및 문화활동 수요충족, 국토공간 디자인 및 품격향상,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계획했고 지금까지 논란이 돼 왔다. 지난 6월8일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으로 그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으로 4대강살리기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이후 건설기술연구원 주관으로 문화관광연구원 등이 참여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것이다. 4대강살리기사업 대상은 4대강과 섬진강 본류 및 주요지류 국가하천이다.

마스터플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빠져
정부는 환경평가를 법령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충실히 이행해 사업으로 인한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대강 살리기 ‘환경평가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지방환경청에 공무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지역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환경평가단을 구성했다. 지난 1월15일 현재 6개 지방(유역)환경청별 구성이 완료된 상태다. 또 계획수립, 평가서 작성, 협의 등 전과정에 걸쳐 기술적 검토 및 자문을 실시했다. 하지만 마스터플랜에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는 없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는 지난 2005년 8월17일 ‘자연재해대책법’에 관련된 제도로 다양한 개발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재해유발 요인을 사전에 검토하고 실시계획을 통해 개발행위에 들어가는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지구지정 등을 포함한 행정계획 단계까지 확대 적용하는 제도이다. (재난포커스 2009년 3월호 46쪽 참조) 하지만 지난 6월8일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사전재해영향성검토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기획단 관계자는 “지난해 법이 개정돼 하천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를 주관하는 소방방재청 역시 “하천이 제외되고 현재는 소하천만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하천, 왜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 제외됐나?
지난해까지는 하천정비에도 해당하던 사전재해영향성검토에서 왜 갑자기 하천이 제외됐을까? 소방방재청 관계자에 의하면 “하천이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에서 제외된 것은 하천정비사업 자체가 재해를 절감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국토해양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이 같은 결론이 났고 지난해 9월26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또 “4대강살리기사업에서 사전재해영향성검토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4대강살리기사업간 함께 진행되는 부수적인 사업들이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의 범위안에 속하며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를 수행할 경우 보통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대부분 사업 2011년까지
4대강 본류 준설, 보 설치, 하천정비 등 대부분의 사업은 2011년 완료되고 지류, 댐, 저수지 등은 2012년 완료 예정이다. 본사업 및 직접연계사업은 6월부터 발주 준비해 하반기에 1차, 2차로 나눠 단계적으로 발주한다. 4대강 살리기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에 대한 종합계획도 내년까지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4대강살리기사업 3년만에 완료?
4대강살리기사업의 본사업은 2011년, 댐 및 저수지는 2012년, 직접연계사업은 2012년 완료 예정이다. 본사업은 물확보 및 홍수조절 등을 위해 4대강 본류에서 시행하는 사업으로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가 시행한다. 직접연계사업은 섬진강과 주요지류 국가하천(광역시 통과, 다목적댐 하류) 정비와 하수처리시설 등의 확충을 위한 사업이다. 연계사업은 강살리기로 확보되는 수병경관 등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으로 해당부처 계획에 따라 연차별로 시행된다. 즉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12년에 모두 완료된다.

200년 빈도 홍수 대응 기초 다져야
국토해양부는 “낙동강을 4억4000만㎥ 준설하겠다”며 “200년 빈도의 홍수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통수단면 확보”를 이유로 들었다. 이와 같이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4대강살리기사업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00년을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신중히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환경과 더불어 훗날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고려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업적을 만드는 것이 아닌 200년만에 홍수가 온다 하더라도 국민들을 재난으로부터 지켜줄 탄탄한 강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