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장관 이달곤)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원장 유정석)과 공동으로 지난 6월5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안전·안심·안정’의 ‘3안’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안전 수준 향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 유정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비롯 시민사회, 언론, 학계 및 관련 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300여명이 참석했다. 강병규 제2차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안전 대응역량 강화와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의 안전 공동체를 형성해 주민들의 ‘안전한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현실에 적합한 사회 구조적 안전시스템인 ‘한국형 안전도시’ 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며 이번 정책세미나의 개최 의의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세미나는 시간 부족, 지자체 관심 결여 등으로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토론 시간이 부족해 재난관리 복합체인 ‘안전도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각계의 입장 조율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토론에는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가 좌장으로 정용준 행안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 황택진 부산광역시 도시개발실장, 오상근 서울산업대 건축학부 교수, 박현호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윤인섭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정진주 한국여성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등 8명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우리나라는 최근 경제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범죄 발생 등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와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게 됨은 물론 사회불안이 가중돼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전국 범죄 발생은 지난 2007년 대비 4.4%가 증가했고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헝가리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이다. 또 지난 2006년 우리나라에는 1300만 건의 안전사고가 있었는데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은 27조2000억원 이상이었고 이것은 국내총생산(GDP)의 3.2%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다.

재난관리 복합체 ‘안전도시’
이날 조석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안전도시 도입 필요성 및 향후 추진방안’에 따르면 ‘안전도시’는 재난·재해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주민의 안전생활을 신장하는 도시를 말한다. 안전도시란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의 모든 분야에 있어 안정성이 확보된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선진형 도시를 의미한다. 안전도시는 궁극적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실천사업으로 주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실시되는 것이 주요 쟁점이다.

행안부는 안전도시 정책이 관할 지역의 안전을 촉진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고 여기지만 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모든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목표과제로 선정했다. 또 현 정부의 100대 과제 및 행안부의 재난·안전정책 100대 세부과제들을 포함하는 국가재난안전 정책의 관리·운영을 목표로 한다. 윤인섭 서울대학교 교수는 “안전도시(재난관리 측면에서)는 범죄 뿐만 아니라 위험물질, 교통사고, 어린이 사고 등 상당히 광범위한 복합체”라고 말했다.

“안전도시 모형 마련할 것”

	사진1. 강병규 행정안전부 제2차관 사진2. 유종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은 이번 정책세미나 하루 전인 6월4일 “일선현장의 공무원, 관련 전문가들과의 정책세미나를 통해 안전이 더 이상 수치적인 기준이나 법적 규정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문화로 자리매김해 한국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유정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이날 정책세미나 개회사를 통해 “현재 적극 추진 중인 ‘재난안전정책연구개발’ 연구사업은 안전한 나라와 안전도시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과제를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고 그에 대한 실천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번 정책세미나에서 아무쪼록 기탄없는 의견 제시와 논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참석자 여러분들이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유정석 원장은 또 “안전한 대한민국을 지탱하기 위한 기반에 안전도시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안전도시에 대한 모형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 없다”며 “다양한 기준개발, 시범지구 선정, 평가기준 설정, 인증체계 구축, 그리고 통합적 안전관리체계 등을 바탕으로 하는 안전도시의 모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제1세션에는 예창근 수원시 부시장(수원시 안전도시 관련 사업 추진사례), 박남수 협성대 교수(WHO 안전도시 및 한국형 안전도시와의 관계 설정방안), 김은희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사무국장(시민 입장에서 바라본 안전한 나라)이 안전도시 사례를 조석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안전도시 도입 필요성과 향후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제2세션에는 조원철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안전도시 추진방안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1. 예창근 수원시 부시장 사진2. 박남수 협성대학교 보건관리학과 교수 사진3. 김은희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사무국장 사진4. 조석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지자체 관심끌기 ‘역부족’
이번 ‘안전한 나라, 안전도시 정책세미나’는 주로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 재난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했다. 재난관리의 현장 책임기관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방자치 단체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안전도시 정책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제1세션과 제2세션 사이 10여분간 휴식 이후 참석자 삼분의 일 정도가 자리를 비웠고 세미나 끝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세미나 시작 시에는 오른쪽 앞 부분 좌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좌석이 채워졌지만 제1세션이 끝나고 상당수의 지자체 담당자들이 자리를 비웠다. 행안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안전도시’ 정책에 있어서 지자체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지만 정작 지자체로부터 효과적으로 관심을 유도치 못했다. 이날 조석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안전도시 도입 필요성 및 향후 추진방안’에 따르면 안전도시정책의 필요성은 지자체간 지역 내 안전사고를 경감한 사례와 우수 정책를 공유하고 전파함에 그 필요성이 있다.

또 주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재난관리 수준을 달리할 수 있다.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지자체간 역할과 기능에 따라 안전수요와 안전역량, 그리고 지자체의 재난·안전 인식의 수준이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재난·안전 관리의 현장 주체인 지자체의 노력에 따라 피해의 경감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재난·안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지자체간 환경적 차이에 의해 안전수요를 달리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중앙정부의 안전관리사무를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그치고 있다.

안전도시 정책을 통해 모든 지역 공동체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민·관·시민단체가 참여·협력하는 안전도시 설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행안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자체의 역량과 안전에 대한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안전도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용준 행안부 재난안전관리관은 “안전 문제는 정부 시책 이전에 인간 존중이고 국민 생활 현장의 문제이고 결과적으로 각 지역에서 올라온 결과는 다양하다”며 “그 지역의 정합성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론자 발언 각 6~9분씩 ‘촉박’

	세미나 시작 시에는 오른쪽 앞 부분 좌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좌석이 채워졌지만 제1세션이 끝나고 상당수의 지자체 담당자들이 자리를 비웠다.

“다음 행사가 4시30분에 예정됐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에 끝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참가자분들은 어서 자리에 착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사회를 맡은 이상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1세션과 제2세션 사이 이같이 말하며 세미나 참석자들의 협조를 독려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조원철 교수도 “시간 제한 때문에 바깥에 계신 분들은 빨리 좀 들어와 착석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고 당부했다. 제1세션인 안전도시 사례 발표가 끝난 후 10분간 휴식을 가지고 제2세션 ‘안전도시 추진방안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다.

제2세션에 예정됐던 ‘안전도시 도입 필요성 및 향후 추진방안’이 조석주 연구위원의 발제가 당초 계획과 다르게 제1세션에서 진행됐는데 이는 행사 진행 중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한 발표 자리를 토론 자리로 다시 배치하면서 산만해질 것을 감안한 것이었다.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토론은 세미나 종료시간 오후 4시30분까지 한시간 남짓으로 상당히 촉박했다. 토론 방식은 토론자 한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순으로 진행됐는데 한 명씩 주어진 발언시간은 단 5분이었고 추가 발언 시간도 한 명당 1분 남짓이었다.

각계 입장 대변에 그친 토론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사전적인 뜻과는 정반대로 소방방재청과 행안부가 새로운 신조어를 쓰는 부분이 있고 ‘재난안전’과 같은 말이 합리적인지 생각해보면 재난·재해라는 말이 혼란스럽게 사용되는 것을 여러분이 아마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토론 목표와 주제를 혼란스럽게 하는 사전적 표현을 사용하며 토론 진행을 시작했다. 조원철 교수는 또 “오늘 주제가 ‘안전한 나라 안전한 도시’인데 안전하다는 전제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주길 바란다”며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은 국가안보와 국민복지에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인섭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땅이 비좁아 병원, 학교, 회사, 주거지역 등과 에너지 공급시설 등 위험시설이 더불어 사는 곳이고 심지어 인공섬을 만들고 바다를 메워 산업지역을 따로 만들 정도”라며 “예를 들자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가스 배관, 수도관 등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모든 활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재난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1.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사진2. 윤인섭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사진3. 황택진 부산광역시 도시개발실장 사진4. 정진주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교수

윤인섭 교수는 또 “대부분 중소도시에서 화상을 입었을 때 치료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랬다”며 “어느 부분은 (인프라가) 넘치는 반면 어느 부분은 너무 부족한데 이러한 것들을 지역 단위, 국가 단위, 더 나아가 국제 수준으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근거 있는 정책을 펴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인력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택진 부산광역시 도시개발실장은 “우리 시의 경우 같은 도로를 쓰고 있고 같은 강을 끼는 지역들이 많기 때문에 구별로 안전도시냐 아니냐를 구분하기가 어렵다”며 “(지역특성에 따라) 기초자치단체끼리는 여러 구를 묶어 한 개의 안전도시로 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택진 도시개발실장은 또 “국토해양부에서 하고 있는 ‘도시대상’ 중 ‘안전건강도시’ 부문이 있는데 행안부의 안전도시와는 지자체에서 볼 때 헷갈려 통합을 해주던지 별도로 하더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리해줘야 한다”며 “명칭을 바꿔서 새로운 접근을 할 필요는 없느냐”고 지적했다. 황택진 실장은 이어 “국토해양부는 ‘안전건강도시’를 국토해양부 자체에서 평가해 선정하기 때문에 지자체들은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며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데 조직 측면과 재정 측면에서 지원을 정부에서 강하게 해줘야 하고, 그런 인센티브가 있지 않고는 (안전도시 또한) 국토해양부의 안전건강도시처럼 맹목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진주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행안부 연구심의위원회 위원)는 “안전도시의 모범으로 평가되고 있는 캐나다에 10년을 살았고 때문에 우리나라가 안전도시를 계속적으로 만드는데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하는지, 사회에 속한 개인으로서 ‘안전하다, 편안하다, 건강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안전도시를) 연구하고 싶다”며 “기본적으로 안전도시를 만드는 자체는 기조발제처럼 원칙은 예방이고 주민 참여, 수혜자 관점, 협력 과정의 수평적 관계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주 교수는 또 “캐나다에서는 역사 속에 이런 문화가 뿌리 내려져 있고 계획도 상당히 체계적인데 우리나라는 이런 체계가 너무나도 안 돼 있다”며 “과연 우리가 원칙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과 실제 현실 속에서는 이런 것을 어떻게 조화 시켜야 할 것인가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근 서울산업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가끔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자주 보내는 건축물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주냐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며 “겨울철에 불만 나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이 대부분 타죽는 것보다 질식해서 죽는 사고가 더 많고 이에 따라 요즘 웬만한 지하 시설물에는 대부분 불타지 않는 내장재로 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1. 정용준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 사진2. 오상근 서울산업대 건축학부 교수 사진3. 박현호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상근 교수는 또 “정책을 수립하시는 분들이 위해요소를 건축설계의 시각으로 관리 단계에서 많이 챙겨주면 일반적인 사망 위험이 많이 줄어들 것 같고 우리 학계에서도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호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범죄과학연구소 소장)는 “도시 삶에 있어서 여러 가지 두려움이 존재하고 그 중에서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하게 된다”며 “경찰 행정이라는 것이 사전에 그런 범죄 방어를 잘 해주고 사전 예방, 즉시 대응을 해주면 좋은데 사후 대응하는 업무가 대부분이고 경찰에만 맡겨가지고는 앞으로 여러 가지 위험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호 교수는 또 “이런 시기에 행안부에서 범죄 안전에 해당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기쁘고 소방, 방재 분야에서 과학기술 기반 연구개발, 법 제도 표준 개발 등 활동을 하고 있는데 범죄 예방 측면에는 그런 부분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못 하고 있고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도시 방범 인프라 구축, 국가 가이드라인 개발에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회, 환경, 경찰행정, 건축, 여성 등 각 학문 분야의 전문가와 시 재난관리책임자, 언론 관계자 등 각계 전문가들은 안전도시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짧은 시간에도 불구 적극적으로 대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재난관리 복합체 ‘안전도시’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음은 물론, 한국형 안전도시에 대한 개선방안 도출은 시도조차 하지 못 했다.

지자체, “제도적 보완을 부탁드린다”
조원철 교수는 토론 막바지 질의 응답시간에 두 명에게만 발언권을 줬다. 2세션이 시작하기 전 참가석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은 김진항 행안부 재난안전실장은 질의응답 발언권을 얻어 “1차 책임기관들 입장에서 많은 제안을 해주셨는데 우리가 연구를 시작하는 행안부의 각도는 좀 다르다”며 “저희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좋은 안을 만들어 하나의 제도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항 재난안전실장은 또 “모두 제도로 모범답안을 낼 수는 없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그 키(해결책)는 뭐냐하면 민선단체장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게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보고 민선단체장의 주 관심사는 당선이기 때문에 유권자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지켜줄 투표할 수 있는 투표성향을 가지도록 캠페인을 펼치는 게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방법이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용준 행안부 재난안전관리관도 “(자치단체장이) 결과적으로 자치단체별로 표를 의식해 장기적으로는 안전을 무시하다보니 지역별로 극명히 (문제가) 드러나는 부분이 많다”며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남은 하나의 발언권을 얻은 박창대 경기도 양평 재난안전과장은 “기초자치단체장의 관심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기구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새마을운동 같은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정부의 제도 보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전도시, 이제부터 시작

	사진1. 김진항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 사진2. 박창대 경기도 양평 재난안전과장

조원철 교수는 “오늘 발제된 내용들은 안전도시를 행정적으로 어떤 식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도시’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정용준 행안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관리관은 “대체적으로 시·군·구 실무자인 여러분에게 지방행정연구원은 이렇게 방향을 잡아가고 있고 이에 대한 연구과제를 던진 것이라고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규모 면에서 시·군·구 단위로 할 것인지 형태를 어떻게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준 재난안전관리관은 또 “우리가 생각하는 안전도시의 성격을 기존 정부시책에 따라 추진하는 국제기구 만들기와 어떻게 차별화하고 연계관계를 이어 갈 것인지가 결정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정량적 판단보다는 어렵지만 정성적으로 가치 판단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용준 관리관은 특히 “오늘 던져진 이 과제가 사실 1년 단위로 정책이 추진되다보니 지금도 늦은 감이 있다”며 안전도시 정책이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을 방증했다.

수혜자 입장으로 접근해야
정진주 이화여대 교수는 “안전도시를 이야기 할 때 물리적인 사회 환경 이야기에 많이 치우치는데 사람 자체와 사회 환경도 중요하다”며 “이런 사항들을 수렴해 어떻게 안전도시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주 교수는 또 “예를 들어 시범사업 중 지자체별 특성을 안전도시를 선정하는 기준에 지역 주민들이 안전환경을 개선 욕구가 얼마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며 “제도, 법도 다 중요하지만 결국 수혜자의 입장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즉 그들이 처한 사항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큐리티’인가 ‘세이프티’인가
김진항 재난안전실장은 “안전의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일상적인 안전의 문제인데 우리 행안부는 세이프티(Safety, 안전성)가 아니라 시큐리티(Securyty, 안보)의 문제를 생각한다”며 “전쟁에 있어서의 안전의 문제는 하나도 거론되지 않았는데 도로나 놀이터 등을 아무리 안전하게 잘 만들었더라도 적으로부터 공격 한 번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을 근본적으로 도시 디자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철 교수는 이에 대해 “행안부가 세이프티가 아닌 시큐리티다라고 하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고 염려하는 부분이고 그렇다면 이 자리에 이런 토론을 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며 “차후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것은 부처간 ‘협동’
정진주 이화여대 교수는 “이런 (안전도시 정책의) 모든 것들이 제대로 되려면 여러 가지 부처가 합심해야 한다”며 “이런 정책적인 연구를 상당히 오랫동안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것이 부처 간의 협동 사항인데 이 때까지 그런 정책 사안을 내서 하나도 된 게 없고 그런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오상근 서울산업대 교수는 “(안전도시 건설 측면에서) 건설하는 부분은 국토해양부가 관리 부분은 행안부가 관련이 깊기 때문에 부처 간 통합이 중요하다”며 “건설하는 초기 단계 이런 부분이 잘 반영돼면 건축기술자나 토목기술자들이 예산 절감과 많은 예방과 감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국형 안전도시, 갈 길이 멀다
한국형 안전도시는 사법권과 경찰권한을 갖지 못한 지방자치단체가 권한 범위 내에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행안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제안하는 한국형 안전도시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로부터 위임된 권한과 책임범위 내에서 주민의 안전을 신장해야 하는 한계는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등의 가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됐다.

행안부는 한국형 안전도시 추진 정책을 통해 현재 지자체가 수행하는 안전관리 영역에 대한 역량을 집중할 때 주민을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지역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부여하려고 한다. 안전도시 연구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인만큼 향후 개최될 정책세미나는 좀 더 치밀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져 알찬 정책을 만드는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이번 ‘안전한 나라, 안전도시 정책 세미나’는 ‘안전도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한참 더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자리였다. 또 정책 ‘세미나’의 기능보다 정책을 발표하고 홍보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그 조차도 잘 이뤄지지 못했다.

정용준 관리관은 “시간이 부족한 급박한 상황에서 여러분들을 모시게 됐고 시간이 많지 않아 압축적으로 발표가 돼 혼선이 있겠지만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세미나에 참석한 한 지자체 재난관리 담당자는 “다음 행사가 진행돼야 하는 것을 감안해 빠른 진행은 불가피했겠지만 멀리서까지 왔는데 별 소득이 없어 매우 아쉽다”며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 같은데 기왕이면 효율적인 자리가 마련돼 내가 맡은 지역의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실적 평가를 통해 ‘안전도시’ 인증 부여, 각종 공모 등 ‘한국형 안전도시’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고 빠르면 6월말 ‘안전도시’에 대한 세부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하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