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임기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종합추진계획이 지난 6월8일 수많은 잡음과 함께 만 천하에 공개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4대강 본류 준설, 보 설치, 하천정비 등 대부분의 사업은 오는 2011년 말까지 완료된다. 또 4대강 지류, 댐, 저수지 등 다양한 직접연계 사업은 2012년 말까지 끝난다. 이와 관련 모든 사업은 1차, 2차로 나눠 오는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발주될 예정이다. 이 일정은 이명박정부의 임기와 절묘하게 맞춰졌다(재난포커스 2009년 7월호 80쪽 참고).

역대 대통령 임기와 일정을 같이 하는 국책사업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명박정부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대통령 임기와 국책사업 일정을 맞춘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인천국제공항 개항’, 노무현 정부 때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가동’도 한 예이다. 대통령 임기와 국책사업 일정을 촉박하게 맞추다 보면 공사기간의 무리한 단축이나 관련 절차의 무시가 병행된다. 이로 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고통으로 되돌아온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이런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실제 지난 6월8일 발표된 ‘4대강 살리기 사업 종합추진계획’에는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 일정을 찾아 볼 수 없다. 더 세부적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를 위해선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재난포커스 2009년 7월호 45쪽 참고). ‘4대강’ 관련 수많은 사업에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 과정을 넣는다면 이명박정부 임기 중에 마무리 할 수 없다.

기존 ‘재해영향평가제도’가 없어지고 지난 2005년 8월17일부터 시행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는 ‘4대강’ 관련 각종 사업을 재해로부터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국가제도이다. ‘국토·지역계획 및 도시개발’과 같은 사업에는 ‘토사유출량 증가에 따른 저감대책’과 ‘절·성토에 따른 사면안정대책’, ‘홍수량 점감을 위한 지구내 저류 및 침투시설계획’, ‘홍수유출이나 토사유출’, ‘교량설치나 인접하천에 따른 홍수위검토’, ‘배수시설물(배수관, 암거 등)’, ‘태풍해일·지진해일 등에 따른 이상조위에 따른 배수계획’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된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7년 11월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서 실무지침서’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하달해 시행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한 담당 공무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진행되는 관련 사업들이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 범위에 포함된다”며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를 적용할 경우 보통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임기와 국책사업 일정을 맞춘 사업치고 제대로 된 사업이 극히 드물뿐더러 엄청난 폐해를 동반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임기 내 치적(治績)으로 연연한다면 역사에 씻지 못할 치욕(恥辱)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는 필히 ‘사전재해영향성검토 협의제도’를 포함시켜야 한다.

< 재난포커스 - 윤성규 편집장  sky@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