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녹색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 주요 30대 그룹들은 최근에 정부가 발표한 ‘민간 R&D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내년에 R&D 투자를 올해보다 확대할 계획이란 결과이다. 이 결과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R&D 활성화 정책에 대해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 7월22일 발표됐다. R&D 투자 분야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녹색성장기술 분야를 우선적 투자대상으로 꼽았다.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는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76%가 R&D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탄소 저감 에너지, IT융합시스템, 신소재·나노융합, 그린 수송시스템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중점 추진될 것으로 조사됐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뿐만 아니라 국내 30대 그룹 관계사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국가, 도시, 크고 작은 조직 및 개인으로서 우리의 무관심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의 무방비 상태로 대기에 배출하고 있다.

인류가 개발과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무심코 답습해온 습관의 결과는 현재 극명하고 처참하게 드러나고 있고 앞으로 더 파괴적인 양상으로 진행되리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구온난화가 환경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심각하다. 생태계는 산에서 바다, 극지방에서 열대지방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저지대에 위치한 도시는 침수 위험에 처해있고 비옥한 토지가 사막으로 바뀌고 기후 패턴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빈국은 기후 재해와 주요 식품물가 폭등으로 자원을 둘러싼 분쟁을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 완화와 빈곤 타개, 경제적,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은 모두 같은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 기후중립에 착수하려는 정부, 기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개개인을 위한 길잡이가 필요하다. 정부는 중장단기 길잡이 계획을 하루빨리 체계화하고 구체화해야한다. 정부는 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개개인이 무의식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잘못된 문화 습관을 바꿔나가는 일에 전력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법률과 경제적 인센티브 제도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20년 전 많은 정부가 오존을 파괴하는 염화불화탄소(CFCs)의 사용을 경감하고 철폐하기 위해 애썼다. 이를 반대하는 시위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시행됐다. 국민들뿐만 아니라 기관, 기업들까지 ‘온실가스 저감 문화’ 정착을 위한 무늬만이 아닌 실질적이고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녹색정책’을 기대해 본다.

< 재난포커스 - 윤성규 편집장  sky@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