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포커스 장영광 기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를 보면 도망자의 신분으로 위기에 몰린 주인공 톰 크루즈가 다른 사람의 몸에서 뽑아낸 안구를 이용해 ‘생체인식기술’의 하나인 ‘홍채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안시스템을 통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뿐 아니라 다른 영화 속에서도 ‘생체인식기술’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안구를 추출하면 동시에 시신경이 끊어져 동공이 확대되는 홍채를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영화 속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이 영화에는 또 톰 크루즈가 길을 걸어가며 말을 하면 그에 따른 맞춤광고가 즉시 나오는 생체인식기술이 등장키도 한다.

현대 사회에는 이런 생체인식기술이 보안 강화가 필요한 곳 등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최근 테러 방지를 위해 각국 정부가 전자여권 등을 도입하면서 지문, 얼굴모양, 손등정맥, 홍채 등의 생체정보를 이용해 인체를 식별하는 생체인식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인체의 일부를 이용해 복제가 어렵고 열쇠 등의 별도장치의 휴대도 필요 없다. 무인민원발급기와 같은 공공분야에서부터 지문인식이나 얼굴인식 기능이 추가된 디지털 도어락 등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안전성과 편리함을 갖춘 생체인식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공항 보안, 식량배급 등 공공분야와 PC보안, 휴대폰 사용자 인증, 컨텐츠 거래 인증, 차량 운전자 인식 등의 특정 소비자 시장에도 점차 활용되면서 관련 특허출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청(청장 고정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생체인식기술 관련 특허는 매년 200건 이상 지속적으로 출원되어 왔고 기술별로는 얼굴인식 540건, 지문인식 533건, 홍채인식 110건, 음성인식 28건, 정맥인식 27건 등으로 나타났다.

얼굴·지문인식 기술의 최근 5년간 특허출원 건수를 보면 최근 5년간 지문인식은 어느 정도 기술이 성숙단계에 이르러 출원건수가 50% 이상 감소했지만 얼굴인식은 100% 이상 증가해 대조를 이루었으며, 홍채인식 관련 특허출원은 총 110건으로, 매년 20건 안팎으로 꾸준히 출원되고 있다. 얼굴인식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문인식과 홍채인식은 엘지전자가 가장 많이 출원했고 생체인식기술 전반적으로 내국인이 82%, 외국인이 18%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신종플루의 검역에도 얼굴인식 등의 생체인식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열감지 카메라에 얼굴인식 기술의 일부인 얼굴검출 기술을 접목하면 검출된 얼굴영역이 고열인지를 판별하는 방식으로 고열 환자를 자동으로 신속하게 판정할 수 있다. 이러한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하면 신정플루 검역 시 고열 환자를 자동으로 일차분류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신종플루 확진 경감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