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24만건이던 풍수해보험 가입이 7월1일로 가입건수가 40만건을 넘어섰다. 재난포커스는 지난 7월호(76쪽 참고)에서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이 관장하고 3개의 민영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에 대해 진단한 바 있다. 소방방재청은 6월 한 달간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풍수해보험을 독려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가입률이 저조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현지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현지점검으로 도출된 풍수해보험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현 실태와 앞으로의 방향을 점검한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소방방재청은 재해보험과 공무원 2명과 지역보험사 협조 전문가 1명으로 구성된 4개반, 12명의 인원으로 현지점검반을 편성했다. 점검반은 보험가입 저조지역(광역 100건, 지방 1000건 이하 기준) 영주시청, 목포시청, 경남도청, 증평군청, 대전 동구청 등 14개 시·도, 93개 시·군·구 총 107곳을 대상으로 현지점검을 했다. 소방방재청 재해보험과 이희춘 과장은 “이번 현지점검으로 5월말 31만1952건에서 7월1일 현재 40만9886건으로 31%의 가입률이 증가했다”며 “가입 저조지역 107곳 중 7월초 현재 36곳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온실·축사 보험료 너무 높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로부터 피해상황등을 보고 받고 있다

이번 현지점검으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온실·축사 관련 상품의 보험료에 대한 높은 주민 부담률이다. 실가입자들은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풍수해보험의 가입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온실·축사 관련 상품은 높은 보험료의 부담으로 가입실적이 저조했다. 온실은 보유면적(평균 1동 500㎡)이 넓고 잦은 피해 발생으로 위험률이 높아 보험료 부담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풍수해보험 담당 한 설계사는 “온실·축사 같은 경우 범위가 커지면 보험료도 비싸지는데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고 해도 1000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지불해야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재해보험과 이희춘 과장은 “모든 보험은 기본적으로 수지상등원칙(보험계약자 전체가 지급하는 보험료와 보험자가 지급하는 보험금의 총액은 같다)을 적용해서 보험료가 책정된다”며 “온실이나 축사는 기본적으로 위험도가 높아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10년 단위 피해이력을 보험료에 적용키 때문에 ‘매미’나 ‘루사’가 적용돼있어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문제도 있다”며 “큰 풍수해가 없다면 점점 보험료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실 보험료는 지난 4월1일부터 전국평균 10%선으로 인하를 시행했다”며 “보험료 인하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검토 중이고 온실, 축사 보험료를 12개월로 분납토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재가입률이 변수
풍수해보험의 보험료는 기본적으로 가입건수에 대해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61%에서 68%를 지원하고 가입자(본인 부담)가 나머지 32%에서 39%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보험료 지원금의 대부분은 소방방재청의 ‘풍수해보험 사업계획’에 책정된 예산 안에서 지원된다. 만약 가입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예산으로 정해진 보험료 지원금의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면 가입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 올해 배정된 소방방재청의 ‘풍수해보험 사업계획’에 보험료 지원금은 63억5000만원이다.

	소방방재청은 6월 한 달간 풍수해보험 가입독려와 현장점검을 했다. 증평군청(왼쪽), 대전 동구청(오른쪽)

7월1일 현재 40만9886건의 가입건수는 소방방재청의 보험료 지원금의 약 65%를 사용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희춘 과장은 “올해 예산은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의 성격상 풍수해기간이 지나가면 가입률이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40만9886건이라는 가입건수에는 작년 10월(10만4761건)에서 12월(24만3434건) 사이에 소방방재청의 적극 홍보로 가입한 약 14만 건의 계약들이 포함됐다”며 “이 기간에 가입한 가입자들이 올해 10월과 12월 사이 모두 재가입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예산이 모자라 가입을 제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가입률 때문에 아직 예산을 확실히 예측할 수 없고 1년정도 더 지켜봐야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많은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풍수해보험 예산 관련 담당자는 "풍수해 보험은 힘든 서민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보험이라 예산반영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소방방재청

환급형 보험상품 필요하다
풍수해보험은 국민의 재산을 위한 정책보험인 만큼 실가입자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현지점검에서 실가입자들은 현재 풍수해보험의 상품들은 전부 소멸성 보험이라 환급형 보험 상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춘 과장은 “오는 9월말 TF팀을 꾸려 풍수해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실가입자들의 제도개선 요청사항을 검토해 상품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풍수해보험에 가입한 상태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도 실가입자들의 걱정거리로 부각됐다. 이 과장은 “그동안 풍수해로 주택, 온실, 축사가 피해를 입을 경우 정부에서 최고 2억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총액상한제가 도입돼 재난지원금이 5000만원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줄어드는 재난지원금에 대비해서 주민 스스로 풍수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풍수해보험은 ‘1, 2, 3’으로 불리는 계약대상별 3가지 종류가 현재 운영중이고 새롭게 준비중인 ‘4’가 있다. ‘풍수해보험 1’은 개별계약 건을 의미하고 ‘풍수해보험 2’는 단체나 기업계약 건을 말한다. ‘풍수해보험 3’은 실손보상이 반영된 공동주택 계약 건에 대한 것이다. 준비중인 ‘풍수해보험 4’는 시설, 슈퍼, 옷 가계 등 상가 계약 건을 의미한다. ‘풍수해보험 4’가 시작되면 현재 지방에 집중된 가입범위가 대도시까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춘 과장은 “아직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 자세하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12월까지 가입 50만건 목표”
소방방재청은 현재 풍수해보험에 대해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부분은 재가입문제와 홍보라고 밝혔다. 앞으로 풍수해보험 지자체별 가입 목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신문, 라디오, 잡지 등의 홍보를 계속 할 계획이다. 또 지역 공무원, 이장단 등 집합 교육 시 적극 홍보를 지원하고 모범사례를 전파할 계획이다. 특히 9월말 TF팀을 꾸려 풍수해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실가입자들의 제도개선 요청사항을 검토해 상품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10월 중에는 풍수해보험 활성화 추진 워크숍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러한 추진계획들로 이희춘 과장은 “오는 12월까지 가입건수 50만건을 목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풍수해보험은 정책보험인 만큼 정부의 사업운영에 대한 장점과 민영보험사의 전문성이 잘 융화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져야한다. 정부와 보험사, 국민이 모두 만족하는 제도로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