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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소방방재청, 정부조직 대대적 개편돼야
‘소방청 독립’ 수면 위로… 행안부 “진행사항 없다”
상황실 놓고 힘겨루기 ‘여전’…민방위 등 업무 중복 혼선
“5년간 일반직 능력 겸비한 소방직들 장기적 안목으로 독립해야”
2009년 07월 31일 (금) 10:35:35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지난 7월9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 ‘재난에 대한 국가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2009 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에서 ‘소방청’ 독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의 ‘소방청’ 독립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관련기사 80쪽 참고> 반면 행정안전부(장관 이달곤)에서는 ‘소방청’ 독립에 대한 진행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국회와 정부간 대립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현재 우리나라 ‘재난안전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과 소방방재청의 업무중복으로 인한 업무와 보고체계의 혼선이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정부조직개편 때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에서 조직개편안을 만들었지만 이 안이 받아드려지지 않은 바 있다. 이 안에 따르면 행안부 제2차관(안전차관) 산하에 안전정책본부(안전정책국, 핵심기반국, 비상지원국)와 방재관리국(재해경감국, 대응국, 복구지원국, 시설안전국)을 두고 기존 소방방재청의 재난안전 분야 조직은 행정안전부로 모두 이관 한 후 순수 소방업무는 독립시켜 ‘소방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행정안전부 소속이든 소방방재청 소속이든 재난안전분야 담당 공무원들 대다수가 이 정부조직개편안에 공감했고 세부 조율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합의를 끝낸 상태에서 정부조직 축소, 통폐합 기조 속에 ‘재난안전분야’는 비정상적인 조직과 직제로 개편됐다. 이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 통과되지 못하고 행안부 재난안전실 신설과 기존 소방방재청으로 남은 이유 중 하나는 ‘행안부 조직의 비대 문제’였다.<재난포커스 2008년 8월호 20쪽, 9월호 60쪽, 10월호 30쪽 참고>

현행 직제 ‘업무중복’ 많아
지난해 봄 행안부와 소방방재청 사이에는 민방위와 안전문화 업무 조정에 대한 움직임이 있었다. 행전안전부가 소방방재청이 관장하고 있는 안전문화 업무를 가져가고 소방방재청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민방위 업무를 완전히 가져오는 식의 조정이었다. 하지만 국회 측에서 국가위기 발생 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민방위를 ‘힘’없는 소방방재청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으로 반대 입장을 내세웠고 1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민방위-안전문화 업무조정은 없던 일이 됐다.

정부조직법 제29조에 의하면 민방위 제도에 관한 사무의 관장은 행정안전부(제1항), 민방위 운영에 관한 사무의 관장은 소방방재청이 하도록 규정(6항)하고 있다. 즉 민방위의 업무 중 정책 법, 제도분야 업무는 행정안전부가, 집행 부분은 소방방재청이 관장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문화 업무는 소방방재청 직제에(9조) 안전문화운동에 관한 종합계획의 수립·종합 및 조정(24항), 육성·지원(25항)등으로 명시돼 있고 행정안전부에는 직제가 따로 없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에는 재난안전정책과에 ‘안전문화 및 기후변화대응’을 담당하는 사무관이 한 명 배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의 ‘재난안전 분야’ 업무의 통폐합 필요성은 현행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의 직제를 보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행정안전부 직제 중 재난안전실 부분과 소방방재청 직제 중 예방안전국, 방재관리국 부분을 비교하면 이 직제가 행정안전부 것인지 소방방재청 것인지 분간하기조차 힘들다. 애매모호한 부분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문제를 재난포커스는 ‘국가 재난안전관리체계 문제없는가?’라는 주제로 2008년 8월호부터 10월호까지 3개월간 연재를 통해 피력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직제에 큰 변화는 없다. 굳이 큰 변화(?)를 하나 꼽자면 지난 5월 행안부의 ‘재난위기종합상황실’ 신설이다.

상황실 놓고 힘겨루기 ‘여전’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의 일원화되지 않은 업무를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아직 공간이 통합되지 않은 행안부 재난안전실 재난위기종합상황실과 소방방재청 재난상황실의 ‘옥중옥 논란’이다. 행안부는 현재 재난안전실 재난위기종합상황실과 소방방재청 재난상황실 공간 통합을 추진 중에 있다. 행정안전부 강성주 재난안전정책과장은 “1층 정보전시관에 재난위기종합상황실(13층)과 재난상황실(종합상황실 13층, 소방상황실 19층)의 공간을 통합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고 내부 방침 정도가 세워졌다”이라며 “상황실 통합에 대한 예산이 따로 없기 때문에 우리 부와 소방방재청이 함께 예산 유치에 대해 논의 중이고 빨라야 10월에 상황실 공간을 통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21일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범희)은 성명서를 통해 “결국 행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재난위기상황실의 확장은 국민의 안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 아니라 단지 자신들의 권한과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조직이기주의’”라며 “문제는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단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 없는 재난 대처로 국민의 안전마저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출범부터 재난총괄조직으로서 ‘한계’
지난 2004년 6월1일 촤관급 위상으로 출범된 소방방재청은 당시 건설교통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의 재난관리업무에 대한 평가 및 총괄, 조정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차관급인 ‘청(廳)’ 단위 기관에서 ‘부(部)’ 단위 기관에 대한 평가 및 총괄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거부감 표시 또는 미온적 협조가 많았다. 중앙과 지방 간에 신속한 지휘체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자체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필요하나 ‘청’ 단위 기관에 이러한 지도·감독 기능이 없어 업무추진에 한계점이 많았다.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자부장관)과 차장(소방방재청장)의 소속기관이 달라 하부조직 간에 업무중복, 업무처리 지연 등 구조적 문제점도 있었다. 이는 대형재난 발생시 국무회의 등에 긴급 상황을 신속히 보고하고 주요사항에 대한 심의·의결해야 하지만 소방방재청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므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못하는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소방방재청(자연재난, 인적재난, 소방)은 개청 당시 행정자치부(사회적재난), 국가비상기획위원회(국가비상기획) 등 중복·분산된 재난관리체계에서 재난관리 총괄조직으로서의 생태적 한계를 가지고 출범됐다.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 구축되나 지난해 1월16일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해 분산된 안전관리정책의 총괄·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행정자치부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로 전환했다. 하지만 국가비상기획 기능만을 흡수 통합하는데 그쳐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 개청에 해결하지 못했던 재난 및 안전관리 법령체계 정비, 각 부처로 분산된 재난관리기능의 통합 등에 관한 확실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행안부가 재난 및 안전관리 총괄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남에 따라 기존 소방방재청의 재난관리 총괄기능 등을 비롯한 업무들이 행정안전부로 이관했어야 하지만 새롭게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이 만들어지고 기존 소방방재청 업무는 그대로 남겨졌다. 자연재해를 비롯한 재난업무는 총괄·조정기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결국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의 총괄, 조정기능이 이원화된 것이다. 재난관리 주무부처 기능유지를 위해 행정안전부 조직을 보강, 소방방재청의 조직과 유사기능을 수행하는 이중적 조직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주창해온 ‘작은정부’ 취지에 부합되지 않고 업무중복에 따른 갈등 및 혼선 등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소방청’ 독립? 진행되는 것 없다”
행안부는 소방방재청과 업무중복에 따른 갈등·혼선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통합적재난안전관리체계구축기획단(이하 기획단)을 운영해 중·장·단기 추진 계획을 수립했고 행안부 재난안전실은 현재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체계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안부는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간하고 6개월이 되는 시점인 7월 종합대책 중감점검을 갖는다고 밝힌 바 있다. 7월18일 현재 중간점검을 진행 중에 있고 늦어도 8월말까지 중간점검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종합대책 진행상황을 진단할 예정이다.<재난포커스 7월호 100쪽 참고> 강성주 행안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정책과장은 “국회 행안위에서 수차례 ‘소방청 왜 독립하지 않느냐’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 부처에서 소방청 독립에 대해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소방직들 능력이 겸비됐다면 ‘독립’해야”
소방방재청 한 관계자는 “화재진압, 긴급구조 등의 소방분야는 특정업무 기능으로 독자적 수행이 가능하다”며 “일반행정 분야와 상이한 조직문화 특성에 맞게 소방청으로 개편, 행정안전부 산하 외청으로 존치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청 이후 소방직들 사이에서 계속 제기됐던 것이 소방청 ‘독립’인데 현재 입장도 변함없느냐’라는 질문에 “소방방재청 개청 당시에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하는 업무를 소방직 공무원들이 못 할 것이라는 편견이 소방청으로의 독립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였다”며 “이제 5년이나 흘렀고 지금까지 실적을 봐도 소방직들의 업무능력이 기획, 회계 등 일반직들의 업무능력에 뒤떨어지지 않고 간부들도 여러 명 배출했기 때문에 소방청 독립에 대한 입장은 더욱 확고하다”고 답변했다.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국조직학회 회장)는 “우리나라는 조직은 규모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방방재청 개청 당시에는 단독 소방청만을 만들기는 어려웠다”며 “소방방재청 개청되고 5년 소방직들도 일반직의 각종 기획, 회계 능력 등이 많이 배양됐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소방청 독립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현 정권이 3년 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충분한 소방청 독립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이뤄져 효율적인 국가 재난안전관리체계가 구축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교수는 지난 7월9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 ‘재난에 대한 국가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2009 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에서 ‘국가 재난관리정책에 있어 현장중심 소방의 역할증대’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김유정 의원 등과 ‘소방청’ 독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등 토론자들 대부분은 ‘소방청’ 독립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80쪽 참고>

소방방재청 소속 일부 공무원들, 특히 소방공무원들은 대체적으로 소방청 독립에 대해 ‘희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소방방재청과 행안부의 ‘특이’한 이해관계로 인해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안부와 소방방재청은 ‘상황실 통폐합’을 놓고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하는 등 재난관련 실무조직 업무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에 국민들만 재난에 대해 안전을 보장받지 못 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효율적인 조직·제도 일원화만이 재난관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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