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재난·재해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현상 심화 등으로 신종 대형재난 발생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재난에 대한 대처를 국가에서 전담하기에는 갈수록 그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국민상호간에 함께 인식하고 공유함으로서 재난·재해에 대한 방어를 국가의 책무로만 여겨왔던 피동적 사고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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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소방·방재력의 취약성을 국민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자연재해대책법에 근거, 기초 지자체별로 지역자율방재단을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활동이 질적, 양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방재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재난관리 민간조직을 육성하고 있으며 정부조직과 상호보완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운영함으로써 자연재난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일본의 ‘지역자율방재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동경 신주쿠(新宿區) 방재센터
동경 신주쿠 방재센터는 동경도청 상황실이 재난 등으로 기능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해 구청의 방재조직과 동일 시스템으로 별도 건물에 구축해 놓은 것으로 1996년에 건축했으나 건축이후 11년동안 도청 상황실 기능이 마비될 정도의 상황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한 번도 운영된 적은 없다. 평상시에는 지역의원, 학생, 주민 등을 대상으로 재난관련 교육·강습회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방문자 등에게 구(區)의 재난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본 또는 동경도의 다른 구(區)에도 별도의 센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지역별로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신주쿠에는 202개의 ‘방재구민조직’ 있는데 100% 지역주민들로 구성되고, 본인이 비용을 내면서 활동하고 있다. 구청에서는 세대에 따라 연간 500엔~700엔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또 방재서포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문(Adviser)과 자원봉사자(Volunteer)로 2006년 3월1일 발족, 56명으로 구성돼 강습회에서 강의 등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1. 방재도상훈련, 그린시티에서는 자율적인 방재훈련을 수시로 실시한다 사진2. ‘자동심실제세동기’. 공항, 역 등 공공장소에도 설치돼 있다 사진3. 방재용 우물. 민방위 비상급수시설과 비슷한 개념으로 비상시는 이웃주민에게도 개방한다 사진4. 인공호흡법을 훈련할 수 있는 마네킹을 자체 구입하여 주민들 훈련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5. 방재달력. 월별로 재해발생에 대비하여 준비할 사항 등을 기록한 방재달력을 자체제작 전 세대에 보급한다 사진6. 대피소 등의 간이 화장실로 엘리베이터에 장시간 갇혀있는 사람들은 사용할 수 있다

사이다마현 미사토시 자주방재조직
사이타마현은 수도 도쿄의 북부에 인접하는 내륙현으로 3797.3㎢에 인구 약 7백만 명 규모의 현이다. 지난 1923년 9월1일 관동대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던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사토시에는 118개의 자주방재조직이 구성되어 운영 중에 있으며, 가입율이 90%로 일본 전체에서도 상당히 높고 자발적으로 운영되며 모든 조직이 자체규약을 갖고 있다.

‘자주방재연락 협의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자주방재조직간 상호 연락 및 협력을 위해 유기적인 조직운영은 물론 방재훈련, 지도자 양성교육, 홍보물 발행, 강연회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도자 양성과정을 도입하여 협의회의 일정교육을 이수하면 지도자로 활동(현재 112명)할 수 있고, 별도의 자격증은 없다. 민간과정으로 미사토시는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도자가 있는 조직은 시에서 훈련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조직별로 연 1회 자체훈련을 실시(별도의 훈련규정은 없음)하고 있다.

동경 Voluntary 시민활동센터
‘Voluntary(자발적인) 시민활동센터’는 사회복지 법인으로 민간인으로 구성된 ‘시민활동’이라는 특화된 활동을 하는 단체로 평상시에는 ‘Voluntary’ 육성, 시민활동 응원, NPO(Non-Profit Organizations, 비영리조직) 법인설립 준비 지원, 정책과 테크니컬 등을 가르쳐주는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재난상황 시 피해지역 조사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수행한다. 사회복지, 국제교류, 환경문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고아, 노령자, 장애인 등 복지관련 강습이나 사회복지사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또 주요활동으로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그 지역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고 인력 등을 현장에 투입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한다. 재해 발생시 1차로 자위대, 소방 등이 투입되어 응급복구, 구조 등의 활동은 행정에서 수행하고 자원 봉사자는 2차 활동에 투입되어 피해자 지원, 청소, 심리상담 등 자원봉사 활동을 실시한다.

가시와자키(柏崎) 시청
가시와자키시가 있는 니가타(新潟)현은 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우리나라와 동해(東海)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울, 샌프란시스코, 아테네 등과 거의 같은 위도 상에 위치하고 있다. 가시와자키시에는 총 77개의 자주방재조직이 있는데 그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2개 조직은 3년 전 지진피해를 당한 주에쓰(中越) 지역과 원자력발전소 부근에 있는 아라하마정(町)의 주민자치회에서 구성한 자주방재조직이다. 자주방재조직에 대한 지원은 조직구성 시 시청에서 지급하는 20만엔 외에는 없으며 자주방재조직원들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 조직을 운영하고 활동한다.

가코가와 ‘그린시티’ 방재회
맨션단위 자주방재조직으로 1998년에 설립됐는데 우리나라로 본다면 아파트단지 단위로 구성된 자주방재조직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린시티’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후생노동대신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모범적 자주방재조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린시티’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체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네트워크(Network) 즉 커뮤니티(Community)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회장 오오니시(大西) 씨는 자영업에 종사하면서 스스로 자주방재조직을 계획하고 추진했는데 동료를 모으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한다.

	대규모 재해시 현장에서 부상자를 긴급도, 중상 정도 등에 의한 분류가 필요할 때 사용되는 ‘딱지(ETS-TAG)’. ▲ 검정색 : 가망없음(포기) / ▲ 빨강색 : 위급(즉시 병원이송) / ▲ 노랑색 : 부상을 당했으나 위급하지는 않음 / ▲ 녹색 : 경상으로 생명에 지장 없음

맨션 주민들은 재난발생시 각자 해야 할 역할을 갖고 있으며 사전에 자신의 임무를 숙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항을 인식시키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자신의 역할을 알 수 있도록 스티커를 제작하여 각 가정마다 현관 출입문에 부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챔피언 맵’은 ‘그린시티’만의 독특한 등록시책으로 재해강자가 재해약자에게 도움을 주도록 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챔피언 맵’에는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특기가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수질검사, 전기설비 등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등록하여 방재회가 활동함에 있어 이들은 무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데 현재 250여명이 등록됐다.

‘안심정보 등록제’는 피해를 당한 사람이 정신을 잃을 경우 등에 대비하여 필요한 사항을 카드로 기록하는 것으로 가족사항, 연락처, 병력(病歷), 대피처, 이용병원, 친척 연락처 등이 포함돼 있다. ‘생명의 라이센스’는 위급 시에 당황하지 않도록 재해발생 시부터 해야 할 일을 적은 행동지침서로 평상시 휴대하면서 볼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재해발생 후 3초, 1~2분, 3분, 10분 등에서 3일까지 시간경과에 따라 취해야 할 행동요령 등을 기록 배부되고 있다. 또 ‘재해에 강한 지역을 만들자’ 라는 테마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린정보 네트웍(Network)’ 운영을 위해 2002년에 자체 LAN을 설치했는데 여기에는 맨션의 전세대인 548세대의 모든 정보가 집약돼 있다.

대규모 재해시 현장에서는 한정된 의료진과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상자를 긴급도, 중상정도 등에 의한 분류가 필요한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딱지(ETS-TAG)’이다. 이외에도 매월 맨션 정보지 발행, 방범카메라, 방재용 무전기, 발전기, 방송시설 등 설치, 휴대전화에 긴급 공지를 바로 통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ion)자동심실제세동기, 방재용 우물(식수, 화장실용), 긴급용 화장실 등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고베시 ‘니시오치아이(西落合) 방재복지커뮤니티’

	자재보관창고, 이러한 창고가 단지 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창고 내에는 비상 시 취사기, 비상발전기 등 고가제품은 물론, 간단한 도구까지 지역에서 꼭 필요한 방재제품을 위주로 비치되어 방재훈련, 지역자체 행사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고베시 스마구에 위치하며 2551세대 6700여명 규모로 고베시가 선정한 도시(공동주택, 단독주택)형 방재시범마을이다. 순수한 민간방재조직이지만 고베시가 추진하고 있는 ‘방재복지커뮤니티(防災福祉コミュニティ)’시책에 의해 구성된 형태이다. 시미즈(淸水美寬) 방재회장을 중심으로 방재정보시스템, 방재안전네트워크, 방재지도, 초등학교와 연계한 방재, 심폐소생술 강습, 방재축제, 쥬니아방재대, 소방훈련 방재모임, 방재자원봉사, 복지와 연계한 방재, 자녀등하교 지도 활동, 방재소식지 발간, 방재소식 전달용 홈페이지 소개, 방재연락망 구축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방재시설로는 방재창고, 소화기, AED 자동심실제세동기 등이 있다.

고베대지진 발생 당시 ‘자율방재추진협의회’가 있었지만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고베시는 비상시 대비 커뮤니티 육성 필요성을 공감하고 복지와 방재를 일상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교훈에 따라 ‘방재복지커뮤니티’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1997년 6월20일 ‘고베시 방재복지커뮤니티 육성사업 실시요강’이 제정됐다. 방재복지커뮤니티는 의용소방대, 자치회, 기업, 부인회, 노인클럽, 주민자치위원, 학부모회, 청소년육성협의회, 방범협회, 그 밖의 기관단체 등이 구청, 소방서와 연대해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