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9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재난에 대한 국가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2009 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희상 국회부의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발제자로는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임동권 중앙소방학교 교수,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토론자로는 강성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정책과장, 류충 충북 음성소방서장, 최영화 삼성화재방재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참석했다. 또 이날 토론회에는 ‘소방청’ 독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의 ‘소방청’ 독립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관련기사 32쪽 참고>

< 재난포커스 - 장영광 기자  jang@di-focus.com >

김유정 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고도산업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가지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재난 현장에서 재난대응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초기 대응의 실패는 대형 참사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정 의원은 또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발생할지 모르는 국가 재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이번 토론회는 재난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제도적 모색과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좋은 대안들이 모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부의장은 “다원화된 재난 관련법과 조직구조, 그리고 재난대응 위주가 아닌 관리위주의 소방법 체계 등으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더욱이 이러한 과거 경험들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같은 재난이 발생하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재난 대응 국가정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난 발생 잠재력’ 갈수록 높아져

	왼쪽부터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임동권 중앙소방학교 교수,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국조직학회 회장), 이재복 소방방재학부 강원대학교 교수, 강성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정책과장, 류충 충북 음성소방서장, 최영화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선임연구원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현대 사회에서 ‘재난 발생 잠재력’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재난 관리에 있어서 우리 사회는 지금껏 재해 발생 후 사후복구와 보상위주의 재난관리 방식을 고집해 왔지만 이제는 사전예측과 예방을 위한 새로운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또 “모든 재난을 막을 수는 없지만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은 “초고층 빌딩, 석유화학콤비나트, 원자력발전소 등 현대사회의 잠재적인 재난위험요인들은 언제든 대형인적재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김유정의원님께서 ‘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마련해 주신것에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축사 후 이재복 강원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의 사회로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임동권 중앙소방학교 교수,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국조직학회 회장)가 각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강성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 재난안전정책과장, 류충 충북 음성소방서장, 최영화 삼성화재방재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참석했다.

명확한 역할분담 이뤄져야
안영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영훈 연구위원은 “재난관리책임기관인 주무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단체) 상호간의 역할, 조직, 기능 등에 관해 명확한 역할분담과 책임성 제고 방안이 필요하고 나아가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대응체계의 재설계를 고려한 현장대응체계 개선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관련 법체계의 장단점, 문제점 등을 분석하고 이 분야에 필요한 선진국 사례의 심층적 비교연구로 개선안을 찾아서 관련 법령정비, 안전관련 규정의 재정비 등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훈 연구위원에 ‘국가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시설안전, 산업안전 등 ‘안전분야’와 긴급구조 등 재난과 관련해 14개 부처 100여개 이상의 법령으로 분산돼 있는 것이 현 실태이다. 우리나라 위기관리제도는 분야별로 재난관리, 태러대응, 국가기반체계보호, 주요 정보통신기반 시설보호, 민방위, 통합방위, 전시대비 등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분산된 법령체계로 일관성, 연계성 미흡 ▲관련기능의 분산으로 통합 조정이나 업무의 시너지 효과 미흡 ▲안전점검, 검사기능 분산 등의 문제점을 초래한다.

안 연구위원은 또 “다른 쟁점사항으로는 긴급구조기관에 ‘경찰청’이 제외되어 있는 것”이라며 지적하고 “행정안전부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재난안전체계 확립과 비상대비체계가 구축·운영될 수 있도록 지방행정조직과 시민단체 네트워크 등도 포함시켜 상호 명확한 역할분담과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관련법 운영체계의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영훈 연구위원은 통합적 재난안전과리체계에 기반을 둔 현장대응체계를 위한 개선방안으로 ▲재난안전 분야 책임기관의 수준별로 ‘분권체제’로 정리, 대응수준에 맞는 관련법령의 정비, 지역별 훈련으로 점검 등 체계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으로 행정안전부의 통합 조정력 강화 ▲행안부를 중심으로 해 분산된 유사 중복 법령의 조정 통합 ▲행정안전부 주축으로 1차적인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안전관리 능력 제고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법령간 중복계획, 점검, 평가, 교육 등 발굴 및 정비 ▲안전검사 및 점검 기능에 대한 지방이양 사무발굴 및 정비 ▲규제개혁사무 발굴 및 개선방안 강구 ▲관련 법령상의 연계체계 구축방안 등의 과제가 도출됐다.

안 연구위원은 “추진체계 구축이 필요한 세부사안으로 재난 예고단계, 발생단계, 초기대응·극복단계 등 단계별로 비상업무 매뉴얼을 다르게 준비하지 않도록 ‘단일통합화’와 ‘매뉴얼 작성지침’이 필요하고 여기에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위기관리업무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관리 및 대응을 위한 평시, 비상대비 등을 위한 상비군 운영이 필요하고 행안부는 물류지원, 자원관리체계 등 총괄관리(지역책임자 지휘체계 구축이 관건)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또 “정보통신기반체계의 활용하고 행정안전부는 위기관리통제를 위한 통합상황실 운영관리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대응계획, 국가·지방으로 일원화

	*출처 : '통합재난대응체계의 실효성 확보방안-임동권 중앙소방학교 전임교수

임동권 중앙소방학교 교수는 ‘통합재난대응체계의 실효성 확보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동권 교수는 “재난대응체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해 결정하고 동의 ▲현장에서 체계를 실행하는 계층의 의견이 충분이 반영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필수요소들이 모두 구비 등이 기본적”이라며 “공공, 민간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중앙과 주관기관의 의견보다 지방과 현장의 의견을 더욱 충실히 반옇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권 교수의 ‘통합재난대응체계의 실효성 확보방안’에 따르면 재난대응계획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재난대응계획을 국가단위계획과 지방단위계획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난대응계획에 ▲재난대응관련 용어의 표준 ▲자원의 분류기준 ▲자원관리체계 ▲통신체계의 통합 ▲책임과 권한 등이 포함돼야 한다. 대응계획 주관기관이 다른 기관·단체의 정책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독으로 수립한 계획은 이행가능성이 희박하다.

이행 가능한 재난대응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계획의 수립과정에 대응계획과 관련 있고 계획을 직접 이행해야 하는 모든 기관들이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임 교수는 “재난대응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급구조통제단이 대응활동에서 활동영역에 대한 책임과 권한관계를 분명하게 따지면서 상호 이질적인 체제를 유지한다면 실패”라며 “대책본부와 통제단간의 협조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호간의 역할과 기능을 인정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동권 교수는 “대책본부장은 지역을 관할하는 자치단체장으로서 통제단의 활동을 포함한 모든 대응활동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급구조통제단 간의 합리적인 역할과 기능을 2개의 측면에서 정립해 설명했다. 첫 번째, 통제단이 대책본부에게 현장상황정보를 제공하고 대책본부는 통제단에게 자원을 지원하는 역할분담 관계를 가져야 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긴급구조통제단은 재난현장으로 즉시 출동해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긴급대응활동을 수행한다.

대응활동이 진행되면서 자원이 고갈돼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대책본부는 재난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현장상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상호보완적으로 대책본부는 통제단을 통해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통제단은 대책본부를 통하여 자원을 지원받아 현장대응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대책본부의 조정기능을 통해 통제단의 대응활동과정에서의 기관 간의 중복과 혼란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재난은 종종 여러 관할지역에 걸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관할지역별로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비협조적일 수 있다.

또 복합재난의 경우에 재난대응에 책임있는 기관들이 다수 관련되고 각 기관은 기관별 정책과 체계에 의하여 통제단의 통제방향과 대립되는 관계에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재난대응에서 다수의 관할지역과 다수의 관할기관이 관련돼 지면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가 발생해 통제단에 의한 통합대응이 곤란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대책본부는 조정을 통하여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이 임동권 교수의 설명이다.

‘긴급대응통제단’으로 명칭 변경해야

	지난 7월9일 ‘재난에 대한 국가의 역할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09 재난의 효율적인 현장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 김유정 민주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과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긴급구조통제단의 긴급구조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6호’ 에서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거나 재난이 발생한 때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를 위해 제7호의 규정에 의한 긴급구조기관과 제8호의 규정에 의한 긴급구조지원기관이 행하는 인명구조·응급처치 그 밖에 필요한 모든 긴급한 조치를 말한다’라고 정의돼 있다. 임동권 교수의 이와 관련 “통제단의 명칭이 ‘긴급구조’로 제한돼 있어 통제단의 임무범위가 긴급구조에 한정되는 것으로 일반화돼 구조외의 활동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 질수 있다”며 “통제단의 임무가 긴급한 상황에서 구조를 포함한 포괄적 활동이라면 대응활동 중 긴급한 대응을 수행한다는 의미에서 ‘긴급대응통제단’으로 명칭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51조 제2항’에 의해 통제단은 긴급구조지원기관의 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긴급구조지원기관의 대부분이 대책본부장에게 협조해야 하는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등 통제단보다는 대책본부에 협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의 생명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는 일이 최우선이라면 통제단의 활동에 자원을 최우선 지원하는 등 대응역량을 결집할 수 있도록 통제단 활동에 대응활동의 최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 중심으로 조직 재설계 필요
이창원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국조직학회 회장)는 ‘국가 재난관리정책에 있어 현장중심 소방의 역할증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창원 한성대학교 교수의 ‘국가 재난관리 정책이 있어 현장 중심 소방의 역할증대’에 따르면 국가재난관리정책에 소방의 역할증대를 위해서는 긴급성과 지휘체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동성과 경험을 갖춘 전담조직으로 소방을 중심으로 한 조직 재설계 등 개선이 필요하다. 이창원 교수는 “대형재난에 대한 소방중심의 강력한 현장조직 등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국가재난대응체계 정비가 필요하고 긴급성 및 지휘체계가 필요한 부분은 분리, 국가차원의 소방정책 강화를 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행안부와 소방방재청간 재난정책 및 대응 기능의 명확한 업무 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대형사고 시 인근 소방력 긴급투입 및 현장지휘권 확립 시스템 강화돼야 한다”며 “중앙긴급통제단장(소방방재청장)과지역긴급통제단장(시·도 소방본부장 및 소방서장)간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을 위한 소방정(소방서장)급이상의 국가직화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위험한 현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재난현장 활동경험이 많은 지휘관 임용 추진 ▲복합재난 및 신종재난 대비한 재난현장대응 역량강화를 위한 재난유형별 교육훈련센터 설치 추진 등 대형 및 복합재난발생시 전문 지휘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원 교수는 이와 관련 김유정 의원 등과 ‘소방청’ 독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등 토론자들 대부분은 ‘소방청’ 독립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관련기사 32쪽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