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재난·재해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현상 심화 등으로 신종 대형재난 발생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재난에 대한 대처를 국가에서 전담하기에는 갈수록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을 국민상호간에 함께 인식하고 공유함으로서 재난·재해에 대한 방어를 국가의 책무로만 여겨왔던 피동적 사고에서 탈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자주방재조직의 추진배경 및 경위를 검토하고 그 구성과 내용에 대해 지난 2회에 걸쳐 살펴봤다. 특히 자주방재조직의 사례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했으며 동경 신주쿠(新宿區) 방재센터, 사이다마현 미사토시 자주방재조직, 동경 ‘Voluntary 시민활동센터’, 가시와자키(柏崎) 시청, 가코가와 그린시티 방재회, 고베시 ‘니시오치아이(西落合)방재복지커뮤니티’ 등의 사례는 우리나라 지역자율방재단의 문제점 평가와 개선방안 도출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했다.

‘지역 주민들 재난관리 참여토록’
최근 고도·복합 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재난의 양상은 한층 대형화·복합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행정의 역량만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자연재난이 대형화되고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 확대됨에 따라 시·군·구 및 읍·면·동 등 관의 역할만으로는 재난대응에 한계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재전문 민간조직으로 지역자율방재단의 역량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엇보다 효과적인 재난대응을 위해 예방·대비 및 초기대응 활동이 강조되는 가운데 기존의 민간조직 활동은 피해발생 이후의 지원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할 때 보다 적극적으로 자생적인 자조(自助)와 자위(自爲)가 가능한 조직기능이 요구됐다. 지난 2003년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주민들을 지역 재난관리에 참여토록 하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5년 1월에 지역자율방재단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마련됐다. 2006년의 시범사업, 2007년 전국 지자체 확대 추진을 거쳐, 2008년 9월 현재 전국 231개 시·군·구 중 178개의 지자체에서 구성을 완료했고 조직인원은 약 5만 4천명으로 명실상부한 자연재난 분야 민간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자율방재단 협의회’ 구성

	우리나라 지역자율방재단 심벌마크

우리나라 지역자율방재단의 구성은 2008년 현재 전국 231개 시·군·구 중 178개의 시·군·구(77%)에서 구성돼 있으며, 지역자율방재단 조례제정은 194개 시·군·구(84%)에서 완료됐다. 방재단 구성은 기본적으로 기존 조직을 바탕으로 신규 조직을 병행하는 것이 대다수로(56.2%) 마을주민, 기존의 민간단체 뿐 아니라 동호회, 종교, 학계 등 모든 분야에 참여 기회를 최대한 보장토록 돼 있다. 시·군·구 단위로 구성했을 경우에는 단원의 거주지, 연고지 등을 고려해 읍·면·동 단위까지 단원을 배분하되 가급적 자연부락 단위까지 세분해 배분토록 돼 있다.

특히 민간중심의 민·관 파트너십에 충실하기 위해 관 주도 운영을 배제토록 하고 있다. 조직으로는 단장, 부단장, 간사, 회원(개인 또는 단체) 등으로 구성되며 방재단의 활동방향 검토조정, 자치단체 등에 정책건의를 위해 ‘지역자율방재단 협의회’를 구성한다. ‘협의회’는 방재단에 참여한 민간단체 대표, 읍·면·동 대표, 중앙지원단 위원 기타 단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인원으로 구성토록 한다.

‘협의회 의장’은 지역자율방재단장(당연직)으로 하고 조직은 ‘일반조직’과 ‘전문조직’으로 분해 ‘일반조직’은 전문지식이 없는 개인 또는 자생조직으로 ‘전문조직’은 재난과 관련해 필요한 전문지식 또는 장비 등을 보유하거나 사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구성한다. 회원의 구분은 개인회원과 단체회원, 일반회원과 전문회원으로 구분한다.

‘개인회원’은 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하되 자율의사에 따라 가입원서를 제출한 회원이고 ‘단체회원’은 가입을 희망해 가입원서를 제출한 단체로 단체대표가 회원들의 의사를 수렴해 가입여부를 결정토록 한다. ‘일반회원’은 개인회원, 단체회원으로 구성되며 전문회원이 아닌 회원이다. ‘전문회원’은 개인회원, 단체회원 등으로 구성되며 방재와 관련해 활용 가능한 전문기술이나 지식 또는 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는 회원을 말한다. 지자체는 방재단 구성을 위해 자원봉사센터의 장, 재난에 참여 경력이 있는 민간단체 또는 동호회 등의 대표, 마을 이장(또는 읍·면·동별 대표) 등 지역 내 각 분야의 대표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위원회는 지역자율방재단 구성방안 등을 기획·확정하고 지자체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활동을 추진한다.

지역자율방재단장 선출에 있어 모집된 단원(개인 또는 단체)중에서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선출하되 운영의 자율성 확보 및 정치단체화 방지를 위해 정치인, 공무원 등은 단장에서 배제토록 하고 있다. 선출된 단장은 단원들 간의 협의를 통해 ‘지역자율방재단 운영 협의회’를 구성·발족해 방재단의 반(班) 편성 확정 및 임무부여 등 방재단 운영을 위한 모든 행위를 총괄·지휘하게 된다.

자치단체 개입 최소화
방재단의 운영과 활동은 자율적이며 자치단체의 개입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주요활동은 비상시에는 재난종합상황실의 합동근무와 효율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비상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재난종합상황실 합동근무에 참여하는가 하면 상황판단회의, 응급조치 등 방재단원의 참여가 필요한 사항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방재단장은 지자체장과 협의해 연중활동계획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활동계획서는 방재단 지원예산 확보와 관련이 있으므로 지자체의 예산계획서 작성 전에 통보해 사전협의토록 하고 있다. 또 단장은 단원의 활동사항을 관리해 인센티브 신청 및 방재단 운영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방재단 활동과 관련해 문제점 및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협의회를 거쳐 확정 한 후 자치단체에 건의할 수 있으며 모든 활동 내용을 분기별로 자치단체에 통보토록 돼 있다.

특히 지역 내의 민간단체와의 역할 정립에 있어서 지역 내 민간단체가 방재단 일원으로 참여시에는 단체의 전문분야를 고려한 역할을 부여하고 공동활동을 할 수 있다. 민간단체가 참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유사시 상호 협조체계를 구축해 자원봉사 등과 같은 역할 중복 방지를 위해 사전 협조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방재단 활동의 활성화 및 민간단체와의 상호협조를 위해 지역조직이 없는 중앙의 민간조직과 협조체계를 구축·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별 편차, 낮은 이해도 등 문제
우리나라의 지역자율방재단은 지난 2003년부터 당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발족 돼 운영은 되고 있으나 지역 내의 방재단에 대한 인식의 차이와 부족 등으로 지역별로 구성에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련 조례제정 지연, 단체장 관심 부족, 담당자 의지부족 등은 여전히 지역 내 단체의 이견과 참여에 많은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단위로 서울(2008년 3월 25일 현재), 충남(2008년 7월 16일 현재) 등의 방재단 구성률이 80% 이하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본래의 구성취지와 역할에 비해 기존 민간조직과의 차별성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특히 방재관련 전문성 부족과 방재관련 기초지식 및 활동경험 등 방재단원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의 부족은 실질적인 방재단 운영에 있어서 운영의 미를 살리지 못하는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자율방재단은 또 조직생성 이래 신규 조직으로 기존 조직에 비하여 지역 내 낮은 위상을 갖고 있으며 기존 조직과 중복가입과 활동기간의 계절성이 강한 특성 등의 이유로 단원들의 소속감이나 결속력 부족이라는 점과 지자체와 임무 분담이 미진하고 민간조직과의 협조에 있어 발생하는 애로는 업무 향상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는 점 등 신규 구성에 따른 제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지역자율방재단의 문제점으로는 ▲방재단 구성의 지역별 편차 ▲지역자율방재단에 대한 낮은 이해도 ▲신규 구성에 따른 여러 제반 문제 등이 논의됐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방재단 조기 구성 및 연계 강화 ▲방재단과 지자체·민간단체간 연계 강화 ▲방재단 위상정립과 결속력 강화 ▲방재단 홍보활동 철저와 통합 이미지 활용 ▲방재단 회의 정례화 ▲방재단 자체교육 활성화 추진 ▲방재단 우수사례 벤치마킹 지원 및 인센티브 강화 등이 제시됐다. 그 지역의 상황에 정통한 민간단체를 통해 효율적인 방재활동이 추진된다면 재난의 예방 뿐 아니라, 대비, 대응, 복구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번 검토, 제시된 여러 의견들이 앞으로 우리나라 ‘지역자율방재단’ 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