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청장 최성룡)은 9월3일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시·도 과장, 시·군·구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해복구사업추진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대책회의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부산 등 13개 시·도에서 주택 107동, 농경지 664ha,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6224개소가 매몰·파손되는 등 총 251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해 7448억원의 복구비가 투입된 것에 대한 조기복구와 피해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 수해복구사업추진 대책회의에서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은 각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지난 2월 내린 ‘2009 수해복구추진지침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4호(2009.2.23)’의 이행을 강조했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수해복구사업추진 대책회의에서는 피해지자체별로 수해복구 TF(Taskforce)팀을 구성·운영하고 설계·발주·계약·공사 등의 추진기간을 단축해 조기복구 할 것과 ‘성립전 예산집행’, ‘개산계약’, ‘긴급입찰’ 등의 제도를 활용해 조기예산확보와 신속한 예산집행이 강조됐다. 또 공공시설은 내년 우기이전 완공을 원칙으로 절대공사기간이 필요한 대규모사업 같은 경우 사전심의 등을 통해 엄격히 선별해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고 주택은 동절기 이전에 입주가 가능토록 11월 말까지, 농경지는 영농에 지장이 없도록 내년 4월 말까지 복구 완료되도록 진행된다. 특히 태풍·집중호우에 대비해 공사장 내 퇴적토사 제거, 통수단면 확보, 수충부 선(先)시공, 응급복구자재 비치 및 장비 대기 등 재피해 방지대책을 중점적으로 수립·이행토록 강조됐다.

조기예산확보 신속한 집행
수해복구추진 TF팀 구성을 보면 시·도는 기술직 공무원, 민간전문가 등으로 ‘수해복구공사지도반’을 편성해 설계와 기술을 지원하고 시·군·구는 기술직 공무원과 행정직 공무원을 위주로 한 ‘주택복구지원반’, ‘설계지원반’, ‘수해복구계약담당반’, ‘편입용지보상추진반’으로 구성된다.

TF팀은 ▲조사·측량·설계 및 용역에 대한 기술검토 등 지원 ▲주택복구에 필요한 건축 인·허가 행정절차 이행, 주택융자금 신청 서류구비 등 지원 ▲소규모시설은 자체설계 즉시 착공, 대규모시설은 설계용역 기간단축 등 조기발주 ▲수해복구사업 편입용지의 기공승락서 징구와 토지보상을 위한 협의 등의 수해복구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대책회의에서는 수해복구사업 조기집행을 위한 여러 제도 활용을 통해 조기예산확보와 신속한 집행을 강조했다. 먼저 지자체에서 재해구호·복구와 관련된 경비는 예산성립 전에 집행하고 동일 회계연도 내의 차기 추경예산에 반영(지방재정법 제45조, 지방자치단체 재무회계규칙 제15조)하는 ‘성립전 예상집행제도’가 있다. 또 설계가 확정되기 전 우선 표준금액을 기준으로 경쟁입찰을 통한 계약을 체결한 후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지방계약법 제27조, 동시행령 제81조 내지 86조)하는 ‘개산계약제도’도 있다.

특히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경우 입찰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10일 이상 걸리는 ‘일반경쟁입찰’을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35조 제4항에 근거한 ‘수해복구관련입찰’로 입찰해 입찰서 제출마감일의 전일부터 5일전까지 공고하는 ‘긴급입찰공고제도’의 활용을 강조했다.

주택, 농경지 등 사유시설복구
주택복구 추진부분은 피해주택에 대한 조기 복구로 절기 전에 입주 될 수 있도록 최대한 공기를 단축해 올해 11월까지 완료되도록 진행된다. 이를 위해 주택복구 추진 대상자를 조기 확정하는 일과 이재민의 조기생활안정을 위한 지원이 강화된다. 또 주택복구의 지원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강구하는 등의 조치들도 추진된다. 농경지복구 추진부분은 피해농경지를 영농에 지장이 없도록 2010년 4월말까지 복구 완료도록 진행된다.

이를 위해 확정 통보된 복구계획에 의거, 조기에 원상복구 될 수 있도록 철저한 행정지도와 지방비부담액의 신속한 확보로 복구지원금의 차질 없는 집행을 하게 된다. 또 집단피해지역은 주민의견을 수렴해 시·군 등에서 일괄 복구 추진 방식을 검토하고 농경지복구 추진 시 민원발생이 없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하는 등의 조치들도 추진된다. 이외에 도로, 교량, 하천복구, 수리시설, 소하천, 산사태, 임도, 사방댐 등의 공공시설의 복구도 내년 우기이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태풍·집중호우에 대비한 재피해 방지대책을 수립해 특별관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피해지역의 응급조치는 완료됐으나 재피해 및 인명피해 우려가 있는 지역은 담당공무원을 지정해 전담관리하게 된다. 재피해 우려 지역별 응급복구자재 및 장비 확보, 특보 발표 시 사전점검 및 현장 배치하고 주민대피계획, 교통처리계획, 비상연락망 등을 카드화해 관리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토록 진행된다. 공사기간 중 ‘수충부(水衝部)’ 등 수해취약요인들을 우선 시공해 피해 재발을 방지한다.

보상협의 행정절차 기간 단축
대책회의에서는 복구사업 보상협의의 문제점으로 복구사업과 관련한 보상업무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어, 지자체별로 업무가 추진돼 보상이 지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보상협의 행정절차(사업시행고시, 토지조서 작성, 보상계획 공고·열람 등) 단계별 이행으로 보상협의기간이 장기적으로 소요되고, 보상협의 불응 시 수용 등 강제집행을 추진해야 하나 일선 지자체에서는 협의보상만 추진하는 등 소극적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협의취득에 의한 보상협의만 추진해 보상협의 불응시 수용재결신청이 불가하다고 밝혀졌다. 때문에 현행 법적 범위 내에서 보상협의 행정절차 병행추진과 보상협의 불응에 따른 수용재결 절차이행 등 보상협의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행 법률 범위 내에서 보상협의 행정절차를 동시 이행해 보상협의 기간을 단축하고 편입 토지(지장물 등)는 협의취득과 수용재결절차 동시 이행을 원칙으로 하되, 보상협의 기간 내 미 협의된 토지와 지장물은 반드시 수용재결 절차를 이행하게 됐다.

박 차장, “전 행정력 동원 조기복구 추진”

	수해복구사업 추진 대책회의에서 소방방재청 박연수 차장

박연수 차장은 “복구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매주 자치단체장이 직접 현지를 확인해 잔여 공정을 파악하고 인력·장비를 추가 투입하는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해 조기복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또 “우기이전까지 마무리가 어려운 대규모사업장은 ‘특별관리대상사업장’으로 지정해 소방방재청과 해당 지자체에서 사업장별로 관리카드를 작성해 중점관리 하고 우기대비 재피해 방지대책 이행실태를 수시로 확인·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복구가 추진되고 있는 사업장은 해당 자치단체장이 수해복구사업 추진상황, 파급효과 등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반상회보 등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사업현황과 우기대비 수방대책 마련 상황을 사전에 설명해 재피해 발생우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연수 차장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현장위주의 정책에 부합키 위해서 공사 중인 수해복구사업장에서 단 한건의 피해도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가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인적·물적 손실이 없도록 국민 개개인이 자율적인 방재의식을 함양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대책회의에 참여한 한 시·도 과장은 “수해피해지역을 조기 복구하겠다는 소방방재청의 지침에는 동감”이라며 “하지만 조기복구사업의 문제는 언제나 예산”이라고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 호우피해에 대해 “지금까지 복구사업을 해도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예산 절감을 위해 피해부분만 복구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손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말은 매년 반복되는 상습피해지역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침에는 복구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야 하고 해당 부처와 지자체는 이 대통령의 지적사항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복구사업에 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