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9일 열린 제284회 정기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방재청 국정감사는 ‘수박겉핥기’식 파행국감이었다. 소방방재청의 국정감사는 국회 행안위 회의실에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야 의원들 간의 마찰로 인해 파행을 빚었다. 이후 6시간가량 지난 오후 3시44분이 돼서야 장제원 의원이 전날의 발언을 해명하고 소방방재청 국감이 시작됐다. 늦게 시작된 소방방재청 국감은 한 의원당 10분이던 질의시간을 7분으로 제한하고 추가질의 시간도 5분으로 제한했다. 짧은 질의 시간으로 대부분의 질의를 서면으로 대체됐으며 회의 시작 전 상세한 업무보고도 참여위원들의 동의로 유인물로 대체하고 넘어갔다. 국감은 총 3시간 반 정도 진행돼 오후 7시20분 끝났고 오랜 기다림과 짧은 질의시간은 소방방재청 국정감사의 심도를 현격히 떨어뜨린 주요요인이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짧은 질의시간 덕에 얻은 방대한 분량의 서면질의서들을 10월16일까지 제출하게 됐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행안위 서울시 국감에서 장제원(한나라당, 부산 사상구) 의원이 김유정(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의 질의 시간에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유력 정치인(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사실을 왜곡해 흠집을 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아 사과를 요구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이로 인해 최성룡 소방방재청장(당일 기준)을 비롯한 40여명의 소방방재청 관계자들은 오도가도 못한 채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고 오후 예정돼있던 중앙119구조대 현지시찰도 취소되고 말았다.

장 의원은 회의 시작 전 “서울시 국감에서 본 의원의 발언은 김 의원의 발언이 사실을 호도한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선관위가 미온적으로 봐주기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위원회가 원활히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조진형(한나라당, 인천 부평구 갑) 행정안전위원장은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동료 의원 간 발언에 반박적 발언을 해 타 의원의 자존심에 손상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 벌어져 감사진행이 늦어졌다”며 “위원장으로서 유감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동료 의원들 간 자존심이 상할 발언은 삼가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