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웹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란, 신체적 장애(시각, 청각, 지체 장애 등)를 가진 사용자가 웹에 있는 정보에 접근 및 이용에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11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공공기관을 시작으로 장애인 웹 접근성 반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화진흥원(구 정보문화진흥원)을 중심으로 교육, 평가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웹 관련 기업들과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연일 신제품 발표와 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 민간에서도 웹 접근성 증진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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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영국 등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웹 접근성에 대한 관련제도를 정비해왔으며 자국 내 IT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해 왔다. 이는 웹사이트에 국한되지 않는 정보통신 전반에 대한 정보격차 해소 기술 개발로 이어져 가고 있다. 이렇듯 웹 접근성은 선진국형 정보통신 복지분야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정보통신 복지국가로의 변화를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기에 그 의미는 크다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웹 접근성의 현 주소는 가히 만족하다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되기에 눈에 보이는 몇 가지 문제점을 들추어 보고자 한다. 정보화진흥원은 지난 2007년부터 웹 접근성 교육 및 평가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정보화진흥원의 노력의 결과로 신청기관 수는 해마다 크게 증가해 지난 10월 현재 2007년의 5배 이상이 되는 210개 기관이 평가인증을 신청하고 있다.
다만 인증 합격률은 2007년 37.5%, 2008년 34.96%, 2009년 20.95%로 매년 하향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인증을 신청하는 기관들은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인 후에 인증을 신청할 것이지만 해마다 낮아지는 인증성공률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실제 적용기관 문제 가장 커
첫째, 실 적용기관의 문제점을 가장 크게 지적할 수 있다. 웹 접근성의 적용은 기존의 웹 사이트 개발 방법(비표준 개발)보다 공수가 더 들지만 일선 공공기관들은 웹 사이트 개발 단가를 기존의 관행대로 집행하고 있다. 모 중소기업 개발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웹 접근성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공수가 최소한 1.2배에서 2배까지도 늘어나지만 공공기관에서는 비용은 이전과 같이 지급하고자 하면서 개발기간은 인증신청기간에 맞추도록 독촉하고 있기에 정상적인 개발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즉 법 시행에 따라 조급증을 내는 공공담당자의 현실적이지 못한 사업집행이 웹 접근성 반영을 저해하는 커다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일본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은 우리와 같이 법률로써 웹 접근성을 강제화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공업규격 JIS X 8341-3으로써 규정하고 있다. 총무성 지침에는 공공기관 발주에서부터 기획, 설계, 구축, 검증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지침서와 기준을 책정해 일선 공공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함으로써 공공기관 담당자들은 업체 선정에서부터 각 단계별로 웹 접근성 검토 사항을 반영할 수 있기에 표준화된 웹 접근성 반영을 이룰 수 있다.
객관적 평가기준 재정립 필요
두 번째는 객관적 평가기준의 재정립과 접근성 보조도구 정보제공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W3C가 1999년도에 제정한 WCAG1.0을 기준으로 해 2005년 12월 정보통신 국가표준으로 제정된 인터넷웹콘텐츠접근성지침(KICS.OT-10.0003)을 웹 접근성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W3C는 지난해에 WCAG2.0을 새롭게 확정, 발표했다.
그 내용은 이전 WCAG1.0 기준이 객관적 평가를 내리기에 부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모든 항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침으로의 변경을 가장 큰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 10월에 JIS X 8341-3규정을 WCAG2.0 기준에 맞춰 새롭게 발표했다. EU 또한 2007년에 만들어진 평가기준 UWEM1.2를 올해 중에 개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즉 우리나라의 현재 평가기준은 상기 예에 비춰 볼 때 객관적 판단을 하기에 부적합한 표준이다.
현실에 맞고 세계표준에 맞는 표준개발과 평가 기준의 재책정이 시급하다. 또한 장애인 및 고령자가 쓰고 있는 보조기술에 대한 현황을 알 수 없다면 어떤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지가 명확치 않을 것이기에 장애인 및 고령자가 사용하는 기술 분석과 그에 대응하는 적용기술 정보를 동시에 제공해야만 실질적인 웹 접근성 보장이 가능하다. 민간기업 기술개발 유도 해야 끝으로 저조한 민간기업의 기술개발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조달시장에서의 접근성 강제화를 통해 주정부, 비영리기관 및 민간 기업까지 인식을 제고시키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접근성 확보 제품을 우선 채택토록 해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수많은 기업들이 웹 접근성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IT기업들의 대부분은 자체 개발한 웹애플리케이션 및 저작도구에 웹 접근성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기술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웹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웹 접근성 위반시 소송이 제기돼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되는 기업들도 여럿이다. 이와 같이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술개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판단기준의 제시와 관련기술 개발에 대한 보상체제 및 위반시 불이익에 대한 부분이 정리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름 있는 정보통신 관련 기업 중 웹 접근성을 고려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국내에서도 몇몇 중소기업들이 웹 접근성에 대한 관련 특허 등을 보유하고 해당분야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앞으로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웹 접근성 기술발전에 희망은 있어 보인다. 정부도 이러한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있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시급히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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