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장관 전재희)는 지난 2005년부터 구체적인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보건복지가족부 뿐만 아니라 당시 청와대 NSC사무처의 국가위기관리지침을 토대로 국가적인 재난에 정부유관기관이 상호 협조해 통합된 대응을 위해 정부 각 부처별로 임무와 기능에 맞는 위기대응 매뉴얼들을 만들었다. 이때 보건복지가족부도 비상계획관실이 주관이 돼 보건의료분야와 전염병분야, 식품 및 식중독예방 등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 재난포커스 - 김수한 기자  ins@di-focus.com >

보건복지가족부는 포괄적인 내용의 ‘보건복지가족부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기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이종구) 등 각 산하기관의 특성과 기능에 맞는 세부적인 실무매뉴얼들을 작성했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는 전염병에 관한 전문기관으로서 세부적인 실무매뉴얼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윤여표)에서는 의약품 및 식품위해예방, 식중독예방관리, 의료기기사고방지시스템 등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특히 국립의료원(원장 강재규)의 경우 대규모 재난발생 시에 대비한 응급의료지원계획을 마련해 중앙응급의료센터로부터 시·도, 시·군·구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전국에 12개 응급의료정보센터를 두고 서울대학교병원 등 16개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420여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해 실시간 응급의료지원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재난안전관리집행계획, 신종 전염병 대응훈련
보건복지가족부는 2006년부터 해마다 연간 실무매뉴얼의 개념인 ‘재난안전관리집행계획’을 만들어 작년 업무, 사고, 보도자료 등 총체적 분석과 계획들을 실어 각 부처, 산하기관에 배포했다. 또 2005년부터 매년 가을, 매뉴얼들을 토대로 질병관리본부, 지자체, 시·군·구 보건소가 합동으로 ‘신종 전염병 대응훈련’도 하고 있다. 이 훈련은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도 알려져 2006년과 2007년에는 미국, 영국, 독일, 동남아국가 등 12개국이 참관키도 했다.

이 훈련으로 인해 도출된 문제점들과 지적사항들을 강평을 통해 논의해 매뉴얼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실무매뉴얼 구축 후 여러 번 활용했다. 2006년 11월, 2007년 3월, 2008년 3월에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가 발생했을 때 인간으로의 감염을 막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와 합동 대응을 함으로써 인간으로의 감염을 100%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기에 동남아와 중국에서는 AI가 인간에게 감염돼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지금도 신종인플루엔자A(H1N1)에 대해서도 기존에 구축된 대응 매뉴얼에 입각해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 문병순 보건복지가족부 비상계획관은 “‘행동하는 매뉴얼’을 목표로 업무담당자가 부재 시에도 위기상황 발생 시 누구든지 매뉴얼에서 찾아 직접적인 대응이 가능한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매뉴얼은 관리주체를 임명해 책임감 있는 관리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세분화 된 실무매뉴얼들
보건복지가족부와 그 산하기관들의 실무매뉴얼들을 살펴보면 먼저 ‘전염병 위기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최초 발행, 2008년 11월 개정)’이 있다. 이 매뉴얼은 전염병 위기 발생 시 보건복지가족부 및 질병관리본부, 산하기관(검역소)의 대응절차와 조치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주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의 위기경보 수준 근거를 설정하고 신종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경우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운영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보건복지가족부, 산하기관, 지자체, 유관 중앙부처간에 비상통신망을 가동하고 상급기관, 유관기관, 지자체, 산하기관에 신속한 상황 전파하는 등의 업무들이 정리돼있다.

두 번째로 ‘생물테러 위기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최초발행, 2008년 11월 개정)’은 생물테러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사전에 강화하고, 생물테러 상황을 조기에 인지해 신속·정확한 대응으로 국민의 생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 매뉴얼에는 생물테러에 대한 신속한 정보수집과 분석을 하고 질병별 감염속도, 잠복기 등의 특성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는 등의 행동요령이 들어있다.

세 번째 ‘보건의료분야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최초발행, 2008년 11월 개정)’이 있다. 이 매뉴얼은 혈액수급부족요인(대형사고, 혈액재고 부족) 등으로 국민의 건강과 심각한 위해요소가 발생할 경우 대응절차와 조치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주요내용으로는 혈액수급부족이 예상되는 경우, 자체위기평가회의을 운영하고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위기형태에 따른 관련 수집된 제반정보를 신속하게 유관기관에 전파하는 등의 대응요령이 수록돼있다.

네 번째로 ‘생물의약품안전성 및 유효성 논란 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은 생물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검토해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생물의의약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심각(경계)수준의 경보발령시 위기대응방향·방법 등을 논의하고 대응해야 할 사안들을 선정한다. 또 논란 생물의약품 수거 등 진행하는 등의 업무들이 정리돼있다.

다섯 번째로 ‘인화물질 등 폭발사고 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이 있다. 가스, 유기용매, 화학물질 등으로 인한 실험실 등 폭발사고로 상해, 사망할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매뉴얼이다. 주로 초기사고 진압이나 잔해물질의 화학ㆍ생물학 성분 측정 및 오염도 검사, 정확한 사고원인 및 발생경로 파악 등의 행동요령이 들어있다.

여섯 번째 ‘식품의약품안전청 위기관리 마스터플랜(2005년 11월 발행)’은 식품·의약품등 안전사고 또는 위기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심각한 위해가 가해지는 사태에 대해 위기관리 체계를 규정해 놓은 매뉴얼이다. 위해정보·사고발생 정보 입수 및 신속한 확인, 위기대책본부 긴급소집 및 대책 마련, 해당 위해제품의 검사 및 분석, 해당 위해제품의 압류·폐기·회수·반송조치 등의 내용이 수록돼있다.

“훈련하지 않는 계획은 휴지조각”
일곱 번째로 ‘의료기기 부작용식품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을 보면 의료기기의 부작용으로 인해 위기상황이나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이 담긴 매뉴얼이다. 의료기기 시험검사 및 결과보고를 하고 의료기기 수거·검사 현장 진행을 하는 등의 행동요령이 들어있다.

여덟 번째 ‘의약품부작용 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이 있다. 이 매뉴얼은 특이한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집단으로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제기될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뉴얼이다. 주요내용으로는 부작용 사고 현장 및 관련업소 현장 조사, 정보 확보 및 보고, 외부 전문가 자문, 부작용 의약품 회수명령 및 강제 조치, 보도자료 배포 및 브리핑 실시, 처리상황 종합보고 등의 업무들이 정리돼있다.

아홉 번째 ‘식품테러 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은 고의로 생산·제조·가공·유통 중인 식품의 원료 등에 위해물질을 투입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은 식품테러 조기발견을 위한 국·내외 정보를 수집하고 식품테러대응 시험분석실 가동준비·가동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열 번째로 ‘무허가 식품제조 유통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은 무허가(신고, 이하 무신고 포함)제품으로 제조된 부정/불량식품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나 그 개연성이 있을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은 주로 무허가 식품의 정보 수집이나 무허가 식품의 검사 및 분석, 무허가 식품의 추적 조사 등의 대응요령이 수록돼있다.

열한 번째는 ‘의약품 위해성분 물질검출 대응 실무매뉴얼(2005년 11월 발행)’이다. 이 매뉴얼은 한약재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위해물질이 밝혀져 국민보건상 문제 등 사회적 이슈가 제기될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절차와 조치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 주요내용으로는 위해성분 사고 정보 입수, 정보의 평가 및 분류, 위해성분 검출 한약재 긴급 수거 및 검사, 위해성분 한약재 회수 및 제조업체 행정처리 등의 업무들이 정리돼있다.

마지막으로 ‘식품사고 위기대응 매뉴얼(2009년 5월 발행)’이 있다. 이 매뉴얼은 각종 식품안전관련 사고에 대해 선재적인 신속한 위기대응으로 위기확산 방지 및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뉴얼이다. 주로 국내·외 정보수집 분석이나 유통 판매 금지조치, 수입검사 강화, 자진 및 강제 회수, 압류 폐기 등의 업무들을 수록하고 있다. 문병순 비상계획관은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놓고 절차연습을 해야 한다”며 “절차대로 훈련돼 있으면 당황치 않고 재난상황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비상계획관은 또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훈련을 하지 않으면 휴지조각에 불과다”며 “훌륭한 계획은 훈련으로 숙달돼야만 그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비상계획관은 특히 “사람의 목숨은 예비품이 없고 재산은 한 번 잃으면 복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늘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 및 산하기관 주요 위기관리 실무매뉴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