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교통대란을 막기 위해 서울로 들어오는 주요 간선도로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걱정이 있어요. 최근 들어 교통량이 부쩍 많아진 거지요. 신종플루 탓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승용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이럴 때 큰 눈이라도 내리면 어휴!~” 소방방재청 겨울철 자연재난대책 담당자의 하소연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11월 중순부터 출퇴근 시간 서울시내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는 데다 11월 중순 때 이른 강추위가 찾아왔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염성이 강한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하고 날씨가 추워졌으니 불편한 지하철이나 버스보다는 승용차를 타는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런데, 겨울철 설해대책으로 교통문제를 취재하면서 눈이 왔을 때 대도시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것은 눈 때문만은 아니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조금만 눈이 내려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을 수밖에 없는 수도권 같은 경우는 눈이란 자연의 섭리보다 사람 탓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출퇴근 러시아워 때 거침없이 버스전용차선으로 파고드는 승용차들을 보면서 나만 편하면 되고, 나만 빨리 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의식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특히 한겨울 매서운 날씨에 큰 눈이라도 내리면, 소방방재청 관계자처럼 어휴! 한숨이 절로 나네요. 더군다나 참을성이 부족한 제 처지에선 상상도 하기 싫은 일입니다. 올 겨울 자연재난대책의 핵심인 교통대책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한국도로공사 쪽은 수도권 주요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 대한 진입통제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교통량과 강설량을 감안해 막히기 전에 미리 막겠다는 방침이지요. 지금까지 해봤던 수많은 대책 중에서 진입을 통제하는 게 가장 효과가 컸기 때문이랍니다.

중대본 쪽은 진입통제와 함께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눈이 내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제설작업 차량을 위해 차량을 주차할 때 도로변 주차를 피해달라는 내용이지요. 당연하지만 가장 지켜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에 대해 중대본 쪽은 “이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제설대책을 마치고 폭설 같은 재난에 대비한 대응체계도 철저히 점검했다”며 “이제는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홍보 활동에 힘을 기울이는 게 최선이란 생각”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길이 막힐 것 같으면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