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한국농어촌공사는 1908년 12월 설립돼 만 100돌을 넘긴 공기업이다. 저수지, 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 1만3천여개소를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 특히 농어촌 지역의 풍수해 예방과 피해 복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재난관리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재난관리 평가에서 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농업기반시설 관리뿐 아니라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새만금 사업에 참여하며 신규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한편 해외농장개발, 농업 SOC 기술 수출, 민간부문의 해외진출 지원 등 해외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한 뒤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에 신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는 홍문표 사장을 만나 농어촌공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재난포커스 - 대담 | 한채옥 재난포커스 발행인 정리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재난포커스 한채옥 발행인

지난해 재난관리 평가 우수기관 선정과 국무총리 표창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공사의 어떤 활동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판단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재해 예방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높은 관심과 시스템에 의한 체계적인 시설관리, 유관기관과 재난관리체계 강화 등 재난 사전예방을 위한 재난대처능력 향상 노력이 인정을 받았습니다. CEO가 직접 수해가 발생하기 쉬운 7월부터 약 2달간 공사현장을 돌면서 재해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재해대비 상황을 점검한 점도 전략적 리더십과 재난관리에 대한 기관장 관심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후한 재해취약 시설 개보수사업 추진과 농업기반시설관리시스템에 의한 체계적 시설관리, 본사·본부·지사에 상황반과 기술지원반, 긴급복구반을 구성해 운영한 것도 평가에 반영됐을 겁니다. 또 소방방재청, 지자체 등 재난관련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공조체계 구축 노력도 한 몫 톡톡히 했을 테고요.

올해 재난관리 분야 중점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현장 중심의 비상대처훈련으로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풍수해대비 수리시설 재해예방 워크숍 개최, 소방방재청과 협조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실시, 저수지와 배수장 210개소에 대한 비상대처훈련 실시 등을 계획중입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4대강 유역 96개 농업용 저수지 둑(제당) 높이기 사업도 우리가 해야 할 주요사업이지요. 이 사업을 통해 2억4천만㎥의 수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4대강 물 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4대강 하천유지 용수를 공급해 수질개선과 홍수 조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천수위 변동으로 영향을 받는 양·배수장 보강대책 마련을 위한 4대강 주변 양·배수장 정비사업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 사업에서 주변 경관과 어울리고 테마가 있는 지역은 지역개발과 연계한 리모델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노후·재해취약 수리시설 및 방조제 개보수사업도 당연히 우리 몫이지요.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을 위한 예산 467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며, 방조제개보수사업에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기후 변화와 풍수해 등으로 농어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재해에 대처하고 농어민을 위해 공사가 하는 업무를 소개해 주시지요.
수리시설 현대화 등 재해대비 수리시설개보수 사업과 수해복구사업, 시설물 안전점검 및 진단 실시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등 수리시설의 약 54%는 설치된 지 30년이 지난 탓에 재해위험이 상존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예요. 따라서 현장중심의 상시가동체제를 운영해 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며 재난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노후화로 재해에 취약한 수원공 등에 대한 재해대비사업지원을 현행 40%에서 60% 수준으로 확대하는 수리시설 현대화(인프라 구축), 피해발생 시 신속히 복구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재해대책비를 지원하는 피해시설물 응급복구 및 수해항구복구 등도 주요업무입니다. 또 저수지 둑 붕괴, 용·배수로 및 취입보 유실 등에 대비한 재해 사전대비 시설물 안전점검 및 진단, 집중호우와 태풍에 의한 시설피해를 예방하고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재난대책 종합상황실 운영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재난대책 종합상황실은 상황발생 시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운영됩니다.

공사의 중·장기 계획 중 역점사업 5가지 정도를 알려 주십시오.
먼저 해외사업을 들 수 있는데, 안정적 식량 확보를 위한 해외농장 개발, 공사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농업 사회간접자본(SOC) 기술 수출, 투자환경이 열악한 민간부문의 해외진출 지원 등에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저수지 둑 높이기, 영산강 하구둑,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등에 참여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한 국가정책사업의 선도적 역할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새만금 사업을 통한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우리는 새만금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범지역이자 미래형 신산업 핵심기지로 조성하며 생산·R&D·국제업무기능이 공존하는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육성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산업용지는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 전략에 따라 친환경적 개방 해양형 산업용지로 개발하고, 농업용지는 미래농업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수출형 복합농산업단지로 조성할 방침입니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를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도로 기능 외에 경관조망과 휴식이 가능한 다기능 방조제로 꾸며나가는 중입니다. 어촌 및 어촌관광개발 등 농어촌균형발전을 위한 시범사업 모델 개발, 농어촌 지역개발 종합솔루션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 어촌지역 활성화를 통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어촌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체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저수지 주변개발사업 통한 농산어촌 어메니티(주변 환경의 쾌적성) 개발 및 농어촌경제 활성화 등이 이에 해당하지요.

4대강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농업 환경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공사는 농업용저수지 둑 높임 사업과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 사업,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농업용저수지 둑 높임 사업에 대해선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농업저수량 확보, 우기 시 홍수조절 능력 증대 등 재해예방과 수질개선에 도움이 될 겁니다.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은 4대강 본류 중 길이가 가장 짧고 홍수가 잦은 영산강 일대에 배수갑문과 연락수로를 확장하는 사업으로, 영산강-담수호간 홍수량 분배를 통한 홍수 피해 방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농경지 리모델링은 4대강 준설토를 이용해 저지대 농경지를 높이는 사업인데, 4대강 준설토의 효율적인 활용과 저지대 농경지 침수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공사는 재난관리 업무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여서 직원들에 대한 재난관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운영 중인 재난관리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설물 재난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재난관리사 교육, 현장에서의 비상대처훈련, 농업기반시설물 유지관리 및 안전관리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중 재난관리사 자격과정 위탁교육은 상명대학교와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해 집합위탁교육을 시행 중입니다. 지난해 89명이 재난관리사, 24명이 재난관리지도사 자격을 취득하는 성과를 거둘 정도로 직원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올해도 1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저수지, 배수장 시설에 대한 현장 비상대처훈련도 실시 중인데, 지난해에는 저수지 133개와 배수장 85개 시설에 대해 일선지사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또 매년 4월엔 풍수해 대비 수리시설 재해예방 워크숍을 마련해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사 직원들과 농어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사 임직원들에 앞서 농어민들께 희망을 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농어촌, 농어업인 모두 고령화와 생활여건 낙후, FTA 등 농어업 개방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잘 압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관과 단체, 도시민들이 농어촌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4900만명을 위해 먹거리를 생산하고 도시민에게 휴식과 레크레이션을 제공하는 공간이자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하는 공간으로 농어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특히 농어촌의 주역인 농어민의 소득향상과 권익이 보장될 때라야 농어업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공사 임직원은 반드시 지역균형발전과 고객인 농어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법과 제도 정비를 통한 농업인의 권익보호와 농어촌가치 증대에 힘쓰고 신규 사업 확대와 내실화를 통한 농어촌 소득 창출을 위해서도 공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농어민에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신뢰 받는 일등 공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모두의 단합된 힘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