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안전도시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추진됐던 안전도시 사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안전도시 시범사업 공모를 통해 지난해 9월 말 9개 시범 자치단체를 선정하고 선정된 자치단체에 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를 각각 5억원씩 지원한 바 있다. 시범 지역에 대해선 예산지원과 함께 유비쿼터스 안전도시(U-Safe City)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안전도시 사업에 대해 행안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협하는 각종 재난 및 사건·사고 증가로 안전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전통적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관리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자율적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안전·안심·안정’ 중심의 새로운 안전관리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한국형 안전도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형 안전도시 성격은 “안전·안심·안정된 지역 만들기를 목표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합심·노력하는 안전공동체(safe community)를 형성해 각종 안전사고와 재난 예방을 위한 환경을 개선해 가는 지역 도시”라고 밝혔다.

시범사업 성공여부 관건
행안부는 지난해 6월30일 전국 232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안전도시 시범사업을 공모하고 9월28일 지정효과 등을 감안해 9개 시·군·구를 시범 자치단체로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시범단체는 전북 익산시, 충남 천안시, 경기 과천시, 강원 횡성군, 전남 장흥군, 경남 함양군, 대전 대덕구, 광주 남구, 대구 동구 등으로 시군구가 각각 3개씩 선정됐다. 안전도시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9개 시·군·구는 제각기 지역특성에 맞춘 재난관리·안전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 익산시는 ‘여성과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 건설, 경기 과천시는 ‘어린이가 안전한 도시’ 추진, 전남 장흥군은 ‘사람중심의 사고 및 범죄가 없는 안전도시’ 추진 등이다.<표 참조> 행안부가 발표한 안전도시 추진일정을 보면, ‘한국형 안전도시’ 사업이 시범사업 결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9개 자치단체는 지난해 10월 행안부로부터 인센티브 형식으로 지원받은 특별교부세 5억원에, 자체 안전관련 사업예산을 투입해 자치단체 스스로 안전도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행안부에서 지원받은 특별교부세가 ‘공돈’이 아닌 셈이다. 안전도시 사업 추진일정은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해 올해 10월까지 추진계획을 보완하고 내년부터 시범사업 성공 모델 적용을 통한 자율적 안전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자율적 안전도시 추진에는 시·군·구별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재난 및 안전사업 모델 개발 및 확산, 관계부처 및 기관간 협조체제 구축, 안전도시 사업평가 기준 개발 및 국내외 안전도시 협력네트워크 강화 등 몇 가지 조건이 붙는다.

한편, 시범사업 성공을 위해 행안부는 지난해 12월17일과 18일 9개 시범 자치단체 담당공무원과 민간위원 등이 참석한 ‘안전도시 담당공무원 워크숍’을 천안에서 개최했다. 이 워크숍은 안전도시 시범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워크숍 첫 날엔 안전도시 추진계획 발표(정지범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안전디자인을 접목한 안전도시 추진에 대한 특강(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 캐나다 등의 안전도시 추진사례 소개(천영평 행안부 서기관) 등이 있었다. 시범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5명 이내로 조를 편성한 뒤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안전도시 사업의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했다. 둘째 날은 9개 자치단체 담당공무원의 안전도시 시범사업 추진현황 및 우수사례 발표, 안전도시 향후 발전방안 분임토의 결과 발표 등이 뒤따랐다.

자율적 안전공동체 형성 목표
‘한국형 안전도시’ 사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 환경과 특성에 맞는 안전도시를 주민 의견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게 원칙이다. 비전과 기본정신은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책임을 가지고 안전·안심·안정의 3안을 관리함으로써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 만들기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은 전통적 재난관리뿐 아니라 생활안전을 포함한 정책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통해 지방정부, 주민, 지역기업, 관련 단체 등이 함께 공유한 목표를 추진해야 이룰 수 있다는 게 행안부 쪽 설명이다. 안전도시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방향에 대해선 “지역사회의 각종 위해요소 제거 및 안전 환경 조성을 위해 관련부처 공동으로 각종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건축), 보건복지가족부(보건·의료), 경찰청(교통), 소방방재청(소방), 환경부(환경) 등이 분야별로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도 유도할 방침이다. 안전수준 향상을 위해 지역별 안전지수를 측정하는 방안이 모색된다. 안전행태, 안전지식 등 총괄적인 안전의식 수준을 측정하고, 화재, 교통, 산업재해 등의 통계 자료를 활용해 지역의 안전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이다.

정지범 연구위원은 안전도시 추진방향에 대해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이 참여할 수 있는 협력기반을 구축하고 해당 지역의 위험요소 파악을 위한 위험 데이터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 통합을 통해 노인과 어린이, 건설현장 노동자 등 고위험집단과 환경에 대한 통계를 낸다면 안전 사회를 만드는 데 한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며, 위험요소에 대한 데이터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안부는 안전도시 구성요소로 프로그램·주민참여·운영시스템·인프라를 들었다. 각종 정책 및 프로그램 등 소프트 기반 마련을 위한 프로그램, 민·관 협력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주민참여, 각종 안전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 자연환경정비와 각종 시설장비·기술장비 및 안전정보 구축 등의 인프라, 이 4가지 조건을 갖춰야 안전도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