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영화관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발을 디딜 틈이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전우치 등 많은 영화가 관객의 눈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 흥행작인 아바타의 인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아바타가 그렇게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요즘 사회의 변화흐름을 적절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선, 아바타의 성공비결중 하나는 3D의 도입이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관객들은 2D를 보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관객들은 영화에 무엇인가 더 새롭고 더 사실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바타에서는 3D를 도입했고,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아바타는 관객에게 호기심을 심어주었고, 이 영화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아바타의 광고 방법에서도 그 흥행의 성공비결을 찾아볼 수 있다. 아바타는 맥도날드를 통해 영화 광고를 하였는데,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장난감을 받은 아이들은 아바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영화까지 보았다. 뛰어난 마케팅전략이 아바타를 성공으로 내몬 비결이다. 요즘 사회는 지구촌시대, 세계화시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를 몇 대 수출하는 것 보다 드라마를 한편 수출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남긴다는 말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한류열풍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많다. 아바타는 이런 세계의 흐름을 잘 활용했다. 이때까지 헐리우드 등 서구 영화에서 나오는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었는가? ‘토네이도’, ‘투모로우’ 등에서는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그들이 자연을 이기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대자연 앞에서 한명의 인간이 자연의 재난을 막아내는 서양의 ‘자연 정복 정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아바타는 그렇지 않다.

아바타에서는 이때까지 서양의 정신이 들어간 재난영화들과는 달리 동양 사상과 인디언의 사상인 ‘자연 친화’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이 이것은 서양인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고, 동양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서 동·서양에서 모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아바타는 그저 흥미를 위주로 하는 소비성 예술이 아니다. 아바타는 재밌기도 하지만, 그것에 녹아들어있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생각할 수도 있다. 아바타에는 동양사상과 철학, 인디언들의 이야기, 환경·문명론적 비판등이 담겨있는 것이다.

아바타에 담겨있는 숨은 의미는?
판도라행성 - 그리스
나비족들이 살고 있는 곳은 ‘판도라행성’이다. 왜 나비족들이 살고 있는 행성 이름이 ‘판도라’일까? 판도라의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제우스가 준 판도라의 상자 속에는 여러 가지 나쁜 것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남은 것은 희망이었다. 나비족들을 보면 처음에는 인간들에게 삶의 터전인 홈트리를 잃는 등 여러 가지 슬픔을 겪지만 결국에는 인간들을 몰아내고 행복한 삶을 가지게 된다. 이런 나비족들의 상황과 판도라의 상자에 얽힌 이야기는 매우 비슷하다. ‘판도라행성’에 담긴 뜻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에이와 - 그리스
‘에이와’는 나비족들이 섬기는 여신의 이름이다. 그레이스 박사는 치료를 받는 도중에 그녀를 만났다고 했다. 또한 네이티리는 ‘에이와는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고 그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가이아’는 대지의 여신이다. 그녀는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돌보아주는 자비로운 여신이다. 어쩌면 에이와는 가이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아바타 - 인도
아바타는 인도이란어에 속하는 산스크리스트어, ‘avataara’에서 유래한 말이다. ‘avataara’는 ‘내려오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아바뜨르(ava-tr)’의 명사형으로, 고대 인도에서 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요즘 ‘아바타’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가상캐릭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아바타는 인간이 링크를 하여 움직이는 또 다른 자신이다. 아바타에는 인도의 언어도 녹아들어가있는 것이다.

< 재난포커스 - 이종근 편집장  tomaboy@di-f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