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재난안전시스템을 개선하고, 우리 사회전반의 안전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국민의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훌륭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국민생활안전에 관한 법률’(국민생활안전법)을 발의한 원유철(한나라당·경기 평택 갑) 의원의 설명이다. <재난포커스> 지난호(2010년 2월호)에 소개된 국민생활안전법 제정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 2월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를 통해 소개된 국민생활안전법 제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이 법은 국민이 각종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임으로써 안전문화를 정착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민생활안전법 제정 목적을 설명한 제1조 내용이다. 법률 이름처럼 ‘국민 생활 안전’과 ‘안전문화 정착’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법률에 사용된 용어를 정의한 제2조에선 ‘안전’ ‘사고’ ‘생활안전’ ‘안전문화’ ‘안전지수’ 등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제2조에 따르면, ‘안전’이란 자연적 또는 인적 위험요인이 없거나, 이러한 위험요인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를 이르고, ‘사고’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고의적, 비고의적 또는 예상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상황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생활안전’에 대해선 국민의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사고에 의한 사고의 위험요인이 없거나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 ‘안전문화’는 개인생활이나 조직 활동에서 의식·관행 및 행태가 안전으로 체질화된 상태, ‘안전지수’는 국민생활의 안전수준과 안전환경을 개선하는 정도를 평가하여 도출한 수치라고 설명한다.

제2조는 ‘안전관리주관기관’에 대한 정의와 범위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안전관리주관기관은 사고를 처리하거나 생활안전의 위험요인을 조사·측정 및 평가하는 기관으로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지방행정기관·공공기관·공공단체 등이 해당되며, 공공기관 및 공공단체의 지부 등 지방조직을 포함한다. 안전관리의 대상이 되는 시설의 관리기관 등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도 안전관리주관기관에 포함시켰다.

안전관리 일반법 성격의 ‘안전 기본법’
국민생활안전법은 국민 안전을 보호하는 관리자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생활안전법 제3조 ②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주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 관할구역 내의 생활안전에 관한 시책을 당해 지역의 실정에 맞게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4조는 안전과 관련해 국민생활안전법이 다른 법률에 앞서는 ‘안전 기본법’ 성격임을 설명하고 있다.

즉 제4조 ①항은 국민의 생활안전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못을 박았다. 같은 조 ②항에서도 국민의 생활안전에 관하여 다른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우에는 이 법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하여야 한다며 국민생활안전법이 안전관리에 대한 일반법적인 성격을 가졌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유철 의원은 23일 공청회에서 “국민생활안전법은 정부 부처별, 분야별로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안전관리규정을 총괄·조정하고, ‘재난’ 중심의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의 문제점을 보완해 안전과 예방 중심의 진정한 ‘안전 기본법’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활안전기본(실행·세부실행)계획 수립
국민생활안전법 제5조는 ‘국민 생활안전 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내용이다. ①항은 행정안전부장관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의식 증진을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협의를 거쳐 국민 생활안전 기본계획을 5년 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기본계획 범위를 규정한 ②항에 따르면, 기본계획에는 △생활안전에 관한 기본방향 △생활안전에 관한 유형별 추진전략 △생활안전 관한 정보체계 구축·관리 △생활안전에 관한 전문인력 양성·지원 △생활안전교육·훈련 등 안전문화 활동 계획 △생활안전과 관련된 연구개발·투자사업 △생활안전과 관련된 재정지원계획 등이 포함돼야 한다. 제5조 ③항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장관은 기본계획을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한 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및 특별자치도지사(시·도지사)에게 통보하고, 공고한다.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기본계획을 통보받은 시·도지사는 매년 관할 시·도의 생활안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제6조 ①항), 시·군·구청장도 시·도지사가 시달하는 지침에 따라 관할 행정구역 안의 주민 생활안전 세부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제6조 ②항). 시·도의 실행계획과 시·군·구에서 만든 세부실행계획은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실행계획은 행안부 장관(제7조 ①항), 세부실행계획은 시·도지사에게 평가를 받는다(제7조 ②항).

행안부 장관은 평가결과에 따라 시·도와 시·군·구에 재정적 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제7조 ③항).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지방행정기관·공공기관·공공단체 등 안전관리주관기관의 장은 제8조 ①항에 따라 생활안전 전담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생활안전 업무 담당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교육훈련, 승진 등 보직관리에 필요한 인사기준을 정하고 운영해야 한다(제8조 ②항).

생활안전 정보체계 구축
국민생활안전법은 생활안전 기반 조성을 위해 생활안전 정책 수립에 필요한 생활안전 관련 정보를 수집·활용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구축·관리해야 한다(제10조 ①항)고 규정했다. 안전관리주관기관장은 사고유형별로 정보체계 구축·운영을 위해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관계 기관장에게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제10조 ②항), 다른 안전관리주관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생활안전 정보체계를 연계·활용할 수 있다(제10조 ③항). 그리고 행안부 장관은 안전관리주관기관이 구축·운영하는 생활안전 정보체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조정이나 지원을 할 수 있다(제10조 ④항).

안전관리주관기관은 수집·보유하고 있는 생활안전 정보를 다른 안전관리주관기관이 요청할 경우 제공하고(제11조 ①항), 안전관리주관기관 또는 생활안전 업무를 위탁받아 그 업무에 종사하거나 종사했던 자는 직무상 알게 된 생활안전 정보를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제11조 ③항). 행안부 장관은 생활안전 정보체계를 이용해 사고통계를 작성·보급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며(제12조 ①항), 사고통계를 관계 행정기관 및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제12조 ③항). 생활안전 전문인력 양성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제13조 ①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활안전에 필요한 인력 양성을 위해 △생활환경에 적합한 안전관리 인력 양성체제 구축 △생활안전 전문기관 또는 단체와 협력 활성화를 통한 안전관리 전문인력 양성 △새로운 생활안전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는 전문인력 양성 △생활안전 전문인력 재교육 등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행안부 장관은 연구기관, 대학,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단체 등이 사업을 수행할 때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출연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제13조 ②항).

사고예방 위해 위험시설 관리 강화
사고 위험요인 신고제도가 운영되고 위험시설 등을 지정·관리에 대한 규정이 마련된다. 제15조 ①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장은 사고가 발생할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적합한 조치를 하기 위해 사고위험이 있는 상황을 신고한 자에게 포상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신고포상제도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이나 조례로 정한다(제15조 ②항). 시·군·구청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 발생 위험이 높거나 가능성을 가진 위험시설·지역을 지정·관리해야 하고(제17조 ①항) 지정된 사고 위험시설·지역을 대상으로 사고유형에 대해 생활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제17조 ②항).

행안부 장관은 다수의 안전관리주관기관이 관리하는 사고위험시설·지역 지정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조정하거나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제17조 ③항). 지난해 2월 발생한 화왕산 억새태우기 화재 참사와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해 지역축제 안전조치를 강화한다. 지역축제운영자는 사고예방을 위한 안전계획을 수립해 관할 시·군·구청장에게 신고하고 시·군·구청장은 안전계획을 검토해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제18조 ①항).

시·군·구청장은 안전조치 부실 등으로 인해 사고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축제의 경우 보완요구 또는 시행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제18조 ②항). 또 지역위원회에서 심의한 지역축제에 대해 행안부 장관 또는 소방방재청장, 시·도지사는 지역축제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시설물 안전 및 관리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거나 지역위원장, 운영자 및 그 밖의 관계인에게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제18조 ③항).

안전도시·안전디자인 지원
국민생활안전법은 안전도시 조성과 안전디자인 사업 지원에 필요한 사항들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안전도시와 관련해 제19조는 행안부 장관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합심·노력하는 안전공동체를 형성하고, 안전환경을 개선해가는 지역·도시(안전도시)를 조성하도록 관련 기관에 행·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안전도시 평가에 대한 규정도 포함됐다. 행안부 장관은 시·도 또는 시·군·구의 생활안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3년 마다 안전평가를 하고(제20조 ①항) 시·도지사 및 시·군·구청장은 평가를 받기 위해 펼요한 자료와 서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행안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제20조 ②항). 행안부 장관은 평가한 결과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표할 수 있다(제20조 ③항).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생활환경 및 공간을 안전 중심으로 설계·실시하는 사업(안전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기관에 행·재정 지원을 할 수 있으며(제21조 ①항), 안전디자인 사업 지원기준, 절차,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21조 ②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활안전에 대한 연구·과학기술을 적용한 신기술 개발·건설·정비 등 예방사업을 적극 발굴해 시행해야 하고(제22조 ①항), 예방사업에 대해 예산 범위 안에서 재정 지원할 수 있다(제22조 ②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국민의 생활안전의식을 높이고 각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생활안전체험에 관한 연구·교육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고(제23조 ①항), 국민 생활안전을 향상할 수 있도록 각종 연구·교육기관 간 생활안전 업무에 관해 협력해야 한다(제24조). 또 제24조에 따라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안전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평가하고, 국민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안전지수를 개발·보급할 수 있으며, 안전지수 측정 및 활용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안전문화 진흥과 진흥원 설립
행안부 장관은 제29조 ①항에 따라 안전문화활동을 진흥하기 위한 안전문화 선진화 추진본부(추진본부)를 둔다. 제29조 ②항에 규정된 추진본부의 업무는 안전문화활동 진흥을 위한 중장기계획 수립, 중장기계획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등이다. 제29조 ③~⑥항은 추진본부 구성·운영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안전문화 활동의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의 자발적인 안전문화 활동을 권장·지원하는데(제30조 ①항) 공공기관, 공공단체 등과 민간부문의 안전문화 활동을 육성하기 위해 기관 및 단체에서 하는 안전문화 사업에 필요한 행·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제30조 ③항).

행안부 장관은 지원된 사업에 대해 당해 기관 및 단체의 추진실적을 매년 점검·평가해야 한다(제30조 ④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소속 공무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생활안전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으며(제31조 ①항), 행안부 장관은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한 바에 따라 안전관련 단체에게 교육을 위임할 수 있다(제31조 ②항). 행안부 장관은 생활안전 교육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제32조 ①항).

안전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관련단체가 교육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제32조 ②항). 안전문화진흥원 설립과 관련해 제34조 ①항은 행안부 장관은 국민 안전의식을 높이고, 안전문화진흥 등 각종 사업이나 활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안전문화진흥원(진흥원)을 설립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진흥원은 △안전문화활동의 육성을 위한 정책자료 조사 수집 △안전문화활동 교육교재 및 프로그램 개발 보급 △안전문화활동 육성에 관한 진흥사업 △안전디자인 확산을 위한 인증 및 각종 지원사업 △안전문화활동과 관련된 국제교류 협력사업 등을 수행한다(제34조 ⑤항).

행안부 장관은 진흥원 사업 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출연하거나 지원할 수 있고(제34조 ⑥항), 진흥원 설립·운영에 필요한 경우 ‘국유재산법’ 및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도 불구하고, 국유재산 및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임대할 수 있다(제34조 ⑦항). 마지막 제35조는 행안부 장관은 안전 활동을 통해 국민생활 안전증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개인·기관·단체에 대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포상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