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지난 1월 말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뒤 참혹한 현지 상황을 전하는 정보와 구호요청이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사이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널리 퍼지면서 대재앙을 당한 아아티 복구를 돕기 위한 모금이 크게 늘어나고 모금활동도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가 재난복구에 이바지한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는 재난정보 수집·제공 등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프로젝트까지 등장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호주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머전시 2.0 오스트레일리아(Emergency 2.0 Australia)’ 수립에 착수했다. 지리공간과 소셜미디어 프로젝트(Geospatial & social media Project)란 부제가 붙은 이 프로젝트는 호주의 미래정부 태스크포스(Government 2.0)가 담당하는데, 미래정부 태스크포스는 캐빈 러드 호주 총리가 시민과의 소통, 참여방식 개선 등을 위해 웹 2.0 등 IT신기술을 활용한 정부전략 수립과 정책 추진을 위해 공공·민간 전문가들로 구성한 기구다.

국가 재난상황관리체계 목표
이머전시 2.0 오스트레일리아는 국가적인 재난·재해를 맞았을 때 긴급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및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하려는 프로젝트다. 호주 정부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국민 활용도를 높이고, 다양한 콘텐츠 공유를 통한 여론 형성과 정책참여 등이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 목적은 웹 2.0 등 소셜 네트워크 기술을 도입해 지역사회와 국가의 재난·재해 이슈 해결을 위한 접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현재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셜미디어가 국가의 긴급 상황을 관리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시범운영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계획은 트위터, 페이스북, 매시업 등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개별 또는 통합 연계해 홍수경보와 대피경로 같은 재난정보를 실시간으로 시민에게 전하고, 지역사회에서는 도로차단, 피해보고, 지원수요 등에 관한 정보를 적시에 입력해 중앙 정부와 공동 통합운영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이머전시 2.0 오스트레일리아가 성공할 경우 다음과 같은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10년 2월 건조한 기후와 강한 바람으로 최악의 화재가 발생한다. 통합위기상황조정센터(iECC)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엔 화재상황이 지도 위에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통합위기상황조정센터 근무자들은 위성 피드, 항공 적외선 카메라, 현장 보고 등을 통해 화재현장을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더불어 2010년 초 일반 국민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많은 정보를 입력했기 때문에 통합위기상황조정센터 지휘자의 상황인식 능력이 크게 높아졌다. 각 지역사회는 온라인 크라우드 소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단된 도로, 비화, 목격한 연기 등을 직접 보고한다. 통합위기상황조정센터는 트위터 필터를 구동시켜 관련 키워드로 이 지역에 모든 트위터 이웃(tweets)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2010년은 지역사회 정보 업데이트와 경고가 공간적 웹 서비스, RSS 피드,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채널을 통해 발표된 첫 해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이미 많은 애플리케이션과 매시업 등을 블로그와 기타 온라인 미디어에서 개발해 지역주민들에게 계속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트위터를 통해 경고가 몇 분 안에 수만명에게 전달된다. 이처럼 웹 2.0 기술을 통합 사용해 올해 발생한 몇몇 대형 산불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지역사회에 꾸준히 제공할 뿐 아니라 통합위기상황조정센터 내에 지속적이고 완전한 공동통합운영체계(COP)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행히 올해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고 재산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지역 SNS간 재난정보통합 공유

	호주 이머전시

일본은 지역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해 재난정보를 수집하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적지 않다. 이들은 지진이나 풍수해 등의 재해가 발생했을 때나 재해 발생이 예상되는 태풍이 접근할 때 필요한 대책을 세우고 이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 전원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복구를 지원하거나 방재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기존 지역 SNS 엔진에서는 하나의 사이트 안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게 한계였다.

하지만 대형 태풍과 같이 여러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히는 재해에 대응하려면 외부 네트워크와 접속이 필요하다. 이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재해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SNP(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의 ‘외부 커뮤니티 제휴’ 기능이다. 오픈 SNP의 외부 공개 커뮤니티에는, 각각 RSS 피드가 주어져 커뮤니티 관리인이 제휴하고 싶은 사이트의 외부 공개 커뮤니티 RSS 피드를 등록하는 것으로, 상대 커뮤니티에서 정보가 갱신되며 최신 재해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이것을 여러 지역 SNS 사이트에 연계시켜 재해정보의 전국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 이 외부 커뮤니티 링크를 응용해 공공 재해 정보 사이트의 RSS 피드를 등록함으로써 행정기관 등에서 발표한 믿을 수 있는 재해 정보를 지역 SNS에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SNS 재해 커뮤니티는 단순히 사용자 사이의 정보 교류·공유가 아니라 각종 재난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집적하는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4대강 재난감시정보 제공
MB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에 반대하는 국내 시민환경단체가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4대강 사업 현장 모니터링에 나섰다. 전국 환경운동단체 연합체인 환경운동연합(환경연합)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와 생명의 강 보전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는 3월8일부터 국민을 대상으로 ‘스마트한 4대강 감시단’을 모집하고 있다. 3월8일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쪽은 보도자료를 통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활용해 4대강 사업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할 시민을 모집한다”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거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강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한 4대강 감시단은 전국 4대강 공사현장에서 식수원 오염과 생태계 교란 등 환경 사고나 홍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사진 또는 동영상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리게 된다.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쪽은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그동안 탁수발생, 오탁방지막 유실, 오니토 유출, 멸종위기종 훼손 등 공사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고 이는 모두 현장의 감시 활동을 통해 드러났다”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4대강 살리기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환경오염과 재난 재해 장면을 찍어 널리 알리기 위해 4대강 감시단을 모집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철재 환경연합 국장은 “특히 3월부터는 4대강 유역에서 5.7억 입방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준설이 예정되어 있어 탁수에 의한 식수원 오염과 생태계 교란 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 쪽은 4대강 감시단 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장마철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고했다.

여름철 홍수가 나면 4대강 공사 현장 환경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실장은 “지난해에 전국에서 수해가 난 곳을 조사해보니 모두 지천에 보가 있던 곳”이라고 지적했다. 물의 흐름을 막는 보 때문에 홍수 피해가 생겼다는 뜻이다. 올해 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한 물막이 공사현장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12일 새벽 나주시 죽산보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위해 만든 관이 막히면서 물이 역류해 주변 농경지에 침수피해를 입힌 것이다.

남한강 강천보 인근 지역에서도 불어난 물에 준설용 가물막이 시설이 쓸려 나간 사례가 있었다. 환경연합은 이미 3월15일 여주환경연합 사무실에서 스마트한 4대당 감시단 첫 번째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 참가자들은 트위터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마친 이들은 감시단으로 활동하며 환경연합 트위터(https://twitter.com/kfem)에 4대강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