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37조 및 동법시행령 제82조에 따라 2005년부터 매년 3~5월 2박3일간 실시돼온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올해부터 크게 바뀐다. 소방방재청은 4월28(수)~30일(금) 실시될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국민이 평가하는 현장 중심의 실질적 재난대응훈련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 재난포커스 - 김용삼 기자 >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재난대응훈련)은 국가안전시스템 가동 여부를 점검하고 풍수해, 지진 등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훈련이다. 올해 재난대응훈련은 11월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6월2일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 5월15~10월15일 여름철재해대책기간 등에 미리 대비해 4월말 실시된다. 지난해 훈련(5월27~29일)엔 396개 기관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21개 중앙부처를 포함해 246개 지방자치단체, 131개 공공기관·단체 등 398개 기관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광역시·도) 27개소에선 실제로 통합현장훈련이 실시되고, 15개 중앙부처와 230개 시·군·구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에 따른 역할토의형 훈련으로 진행된다. 실제훈련 계획이 없는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는 지역특성을 고려한 자체현장훈련이 권장된다.
보여주기식 아닌 실제훈련
소방방재청은 올해 훈련 목표를 △재난발생에 따른 재난관리 시스템 작동 및 지휘체계 점검 △민관협력 및 국민참여로 대응능력 강화 △신속한 초동대응 실현 등 재난대응시간 10% 단축으로 정했다. 그리고 훈련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전과 달리 훈련 방식을 상급기관 참관 위주 ‘보여주기식 훈련’으로 실시됐던 지금까지와 달리 현장 중심 ‘실질적 훈련’으로 개편했다. 훈련 시나리오에 맞춰 훈련장소와 가까운 곳에서 출동대기 했던 데서 최대한 실제 근무위치에서 출동하도록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실제상황을 적용한 실질적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시나리오와 의식행사를 지양하고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부여함으로써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급구조통제단의 실제 가동·운영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훈련은 특히 국가 행사인 G20 정상회의와 여름철 재해에 대비한 국제행사장, 다중밀집시설을 대상 대테러·폭발·화재 대응훈련을 통해 재난대응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코엑스(COEX) 등에 실제와 유사한 상황을 부여하고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게 소방방재청 계획이다. 또 태풍경로에 따른 자치단체별 풍수해 대응태세 점검 훈련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대형사고 대응시간 분석을 통한 단계별 적정 대응시간 산출·활용, 재난대응매뉴얼 활용 및 유관기관 사이 공조 강화를 위한 사전토의훈련으로, 신속한 초동대응 실현 등 재난대응시간 10% 단축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날짜별 훈련내용과 계획
“4월28일 01시 정각 태풍 ‘매기’가 발생해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660㎞ 해상에서 북상한다.” 소방방재청이 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태풍발생과 함께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1일차 ‘대규모 풍수해 등 자연재난 대응훈련’이 시작된다. 이날 오전 6시 태풍 ‘매기’가 오키나와 남쪽 270㎞ 부근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공무원 비상근무가 발령되고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 사전대비 대책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간다. 또 방송국 등에 재난방송을 요청하게 된다. 오전 7시엔 유관 중앙행정기관의 상황실 파견근무가 실시된다.
이후 기상청, 소방방재청, 유관 중앙부처, 지자체, 유관기관, 민간단체 등에선 태풍 ‘매기’ 이동과 피해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와 여러 가지 훈련이 뒤따른다. 오후 2시에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가 열려 G20 정상회의 대비 및 풍수해대책 등 주요부처 훈련계획이 보고된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선 임진강사고·신종플루 등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도 논의될 예정이다. 훈련 2일차인 29일에는 ‘지진 등 복합재난 대응훈련’이 실시된다.
이날 훈련은 오전 9시 소방방재청에서 열리는 훈련 일일상황 보고회로 시작돼 오전 9시50분 지진해일이 발생하고 오전 10시 정각 기상청이 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하면서 본격화된다. 지진해일 경보 발령과 동시에 소방방재청은 민방위 재난위험경보를 발령하며, KBS 민방위 재난방송이 20분간 계속된다. 이와 함께 국토해양부와 국방부, 소방방재청, 지자체 등은 임진강 주변 댐방류·붕괴에 대응한 실제훈련, 각 지자체는 시도단위 지진 통합현장훈련을 실시한다.
기상청 지진해일 경보 발령 10분 뒤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지자체에선 △지진 2차 피해 화재·폭발·붕괴 현장훈련 △전국 유·초·중·고교 화재 등 재난대피 훈련 △공공청사(대전광역시청) 화재·지진 등 대응훈련 △대형 가스폭발 대응훈련 △지진이재민 대피훈련 등이 진행된다. 오후 1시부터는 관계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서 화재 등 특수재난 대응 현장훈련 연계 시스템훈련과 실제 현장훈련을 오후 8시까지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훈련 마지막 날에는 ‘대형 인명피해 재난 대응훈련’이 예정됐다.
30일 오전 10시 정각부터 관련 부처들이 협력해 국제행사장·지하연계복합건축물(COEX) 등의 대형피해에 대비한 대테러·폭발·화재 등 재난대응훈련과 민관합동 대피·피난유도 훈련을 실시한다. 같은 시간 교과부는 원자력시설 재난대응훈련, 문화부는 주요 문화재에 대한 대응훈련, 국토부는 지하철화재 대응훈련 등을 주관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삼림청과 지자체는 산불 대응훈련을, 법무부과 지자체는 전국 출입국·교정·보호시설에 대한 화재 대응훈련을 실시된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재난 유형 또는 훈련 유형에 따른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계획도 수립됐는데, 유형별 훈련방법은 크게 재난관리시스템을 활용한 훈련과 현장훈련으로 나뉜다. 첫째 날 실시되는 대규모 풍수해 대응훈련의 경우, 시·도 및 시·군·구 재난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개인별 표준행동절차(SOP)이행훈련을 중앙관리단에서 부여하는 메시지에 따라 중앙부처와 지자체 중심으로 현장훈련과 연계해 진행한다. 전국 지자체에선 도시(침수), 농촌(하천범람), 산간(산사태), 해안(해일피해) 등 최근 피해사례를 참고해 시·군·구별 지역특성에 맞춰 훈련이 진행된다.
대규모 풍수해 대응현장훈련은 현장훈련지역 광역 자치단체별로 피해 규모가 큰 사례를 적용해 훈련 방법을 선정한 뒤 하천범람·산악지역주민고립·저지대침수·산사태매몰·배수장침수·제방붕괴 등 실질적 현장훈련을 시스템 활용 훈련과 연계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훈련 내용은 실제상황을 가정해 상황전파, 주민대피, 유관기관 공조·협력, 구조 활동, 복구장비·인력 동원, 응급구호, 자원봉사활동 등을 포함한다. 지진(지진해일)대응 훈련도 같은 방식이다.
기상청에서 전국적으로 일정규모 지진발생상황 메시지를, 부산 강원 등 7개 시·도(33개 시·군·구)엔 지진·해일 발생 메시지를 부여하면, 중앙부처와 지자체별로 지진(해일)발생 및 2차 피해에 대한 시스템상 훈련이 실시된다. 지진(지진해일)대응 현장훈련은 29일 오전 10시 민방위훈련과 연계해 재난위험 경보발령과 함께 중앙과 지방을 연계한 재난대비체계 가동 및 국민행동요령 숙지에 대해, 그리고 화재, 폭발, 붕괴 등 지진 2차 피해에 대한 재난종합훈련이 진행된다.
지난해 참사를 빚었던 임진강에서 실시될 주변 댐방류·붕괴 대응 현장훈련은 국토해양부, 국방부, 지자체, 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과 국토해양부, 국방부, 경기도 등 재난상황에 맞는 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위기대응매뉴얼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목조문화재, 교정·보호·출입국시설 등에서 진행되는 재난대응훈련도 현장훈련과 재난관리시스템을 활용한 훈련이 동시에 실시된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만9000여개 유·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재난·안전대응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학교별 재난위험경보에 따른 화재·지진 대피훈련과 전국 유·초·중·고교별 재난 및 안전관련 교육훈련, 교육현장의 다양한 재난·안전관련 대응 및 수습훈련과 식중독, 전염병, 실험실 안전 등 학생안전 교육훈련 등이 실시된다. 교과부는 또 방사능 누출 재난대응훈련을 위한 메시지를 개발해 관계 중앙부처와 훈련대상별 국가재난관리시스템 활용 훈련을 실시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원자력발전소에서 현장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밖에 노동부도 지방노동청, 대규모 업체, 작업장 대상 시스템상 훈련과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산업재난대비 현장훈련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평가단 구성해 훈련 평가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또다른 특징은 ‘국민평가단’을 구성해 훈련 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관·민방위대·시민단체 등의 자발적 참여에 대한 평가도 강화한다. 먼저 국민평가단과 관련해 소방방재청은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평가를 담당할 중앙 국민평가단, 광역지자체 훈련을 평가할 시도 국민평가단, 시·군·구 교차평가 역할을 맡은 시군구 국민평가단 등 3개 평가단을 운영키로 했다.
3개 평가단은 263개 반 967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중앙평가단은 민간단체 1명, 전문가 1명, 공무원 1명, 지역주민 2명 등 5명이 1개 반을 이뤄 모두 17개 반 85명 안팎, 시도평가단은 민간단체 1명, 전문가 1명, 공무원 5명, 지역주민 5명 등 12명 1개 반으로 모두 16개반 192명 안팎이다. 시군구 국민평가단 구성은 시·도가 주관하며 1개 반 3명(공무원 1명, 지역주민 2명)으로 이뤄진 230개 반 690명 안팎이 시·도 산하 기초지자체를 교차평가하게 된다. 국민평가단에 참여하는 지역주민은 훈련기간(4월28~30일)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재난안전네트워크 회원이나 재난심리지원요원(희망자 포함)으로 구성됐다.
국민평가단은 1~2월 모집을 마치고 훈련 전까지 교육을 거쳐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평가한 뒤 5월 중 평가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훈련 평가방법은 서면평가·현지평가·NDMS평가 3가지다. 서면평가는 훈련 대상기관이 제출한 서면자료 중심으로 이뤄지고, 현지평가는 말 그대로 국민평가단이 훈련현장을 방문해 직접 훈련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NDMS평가는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을 통해 대응 단계별·시간대별 상황전파 및 조치사항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평가지표와 활용계획
평가방법별 평가지표를 보면, 서면평가는 훈련 준비, 훈련 홍보, 상황대응, 훈련평가 및 결과 조치 등 19항목. 현지평가지표는 훈련준비사항, 임무숙지와 근무상태, 직원훈련참여도, 상황전파, 상황판단회의 운영,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상황전파시스템 운용, 재난피해자 구호 대책 마련, 현장지휘소 운영, 응급의료소 설치, 이재민 구호대책, 현장통제 및 안전조치, 훈련 강평 실시 등으로 구성됐다.
현지평가지표의 경우 중앙부처와 유관기관이 7개 항목인데 비해 시·도와 시·군·구는 16개 항목으로 2배 이상 많다. NDMS 평가지표는 훈련상황 처리의 NDMS활용능력, 상황전파 및 보고의 신속성, 훈련참여 상황대처 및 처리능력, 토론(워크숍)을 기반으로 한 훈련여부 등 4개 항목이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평가의 특징으로 평가지표 간소화를 통해 평가의 효율성 제고 및 실질적 훈련 유도, 세미나·워크숍 등 토의기반 훈련을 통한 참여 의식함양, 전문가·시민단체 등 국민평가단 구성을 통한 객관적 평가, 실제상황을 적용한 실질적 현장 대응 능력 평가 등을 꼽았다. 민간단체 참여 활성화 및 유관기관·단체간 공조체계 강화, 신속한 초동대응 실현 등 재난대응시간 10% 단축,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검증 및 미비점 개선기반 마련 등에도 무게를 뒀다.
소방방재청은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평가결과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이 필요한 내용은 관계법령 및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반영하고 우수사례와 시책은 유관기관과 지자체 등에 전파하기로 했다. 또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최우수기관(4)과 우수기관(10)을 선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앞서 현장훈련을 실시할 때 안전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만일의 사고 등에 대비해 상해보험가입 등 철저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것을 전국 지자체에 당부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