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눈 많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봄. 겨우내 꽁꽁 얼었던 산과 들이 푸르러지고 온갖 꽃이 활짝 피어 어여쁜 자태를 뽐내는 계절,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나비축제가 4월23일부터 5월9일까지 17일 동안 전라남도 함평군에서 열린다.

< 재난포커스 - 서은미 기자 >

나비는 종류에 따라 알·번데기·애벌레로 추운 겨울을 나고 봄이 돼 날씨가 따뜻해지면 성충이 된다. 이 때문에 봄을 알리는 전령이자 희망이 움트는 봄을 상징하는 곤충으로 꼽힌다. 매년 4~5월 열리는 함평나비축제가 봄철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나비는 ‘희망’의 상징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함평나비축제는 지난해 11회 때부터 ‘나비=희망’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1999년 처음 열렸던 1회 축제부터 2008년 10회 때까진 ‘함평으로 나비보러 오세요!’가 주제였다. 축제 주제를 ‘나비=희망’으로 바꾼 데에는 나비를 통해 희망을 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함평군은 나비축제를 개최하면서 희망을 찾았다. 함평군청은 나비축제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며, 산업·관광 자원이 전혀 없고 특산품이나 먹거리도 부족한 탓에 청정지역 함평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홍보를 위해 나비축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처음엔 유채꽃축제를 추진하려다 다른 축제와 차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지역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나비로 축제 주제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희망찾기’ 의도로 기획된 나비축제는 이제 가장 성공한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함평군은 나비축제를 통해 지난해까지 1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2800억원 이상의 직간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난 관광지가 없는 지역에서 작은 곤충을 주제로 기획한 축제가 그 고장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된 것이다.

곤충·자연 중심 생태학습축제
청보리밭과 유채꽃, 자운영 등이 만개한 꽃밭으로 둘러싸인 행사장에서 열리는 함평나비대축제는 나비를 중심으로 다양한 곤충과 동·식물 등 자연생태를 체험하는 생태학습축제다. 따라서 전시프로그램이 나비·곤충생태관, 나비·곤충표본전시관, 친환경농업관, 양서·파충류홍보관, 다육식물관 등과 같이 곤충, 농작물, 동물, 식물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설 위주로 짜여졌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나비·곤충생태관에선 야생화와 봄꽃을 배경으로 올해의 대표나비를 비롯해 다양한 나비와 나비 애벌레, 산업곤충 등이 전시된다. 올해 축제의 대표나비론 아시아와 유럽 대륙은 물론 아프리카 북부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산호랑나비가 선정됐다. 온가족이 직접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생태학습장에선 토기와 멧돼지를 몰아보는 전통가축몰이 체험, 보리·완두를 불에 살짝 그슬려 먹는 보리·완두 그스름(그을음) 체험, 보리피리불기 체험, 미꾸라지 잡기 체험 등이 마련된다. 그밖에 체험프로그램으론 벌꿀따기 체험, 천연염색 체험, 워낭소리 재현 등이 있다. 나비축제 시작에 앞서 특별행사로 3월27(토)~28일 함평엑스포공원 어메니티관에서 ‘2010 대한민국 난 명품 대제전’이 개최되고 4월18일(일)에는 5000여명이 참가하는 제10회 함평나비마라톤 대회가 함평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게 된다.

재난·안전사고 없는 축제 위해
제12회 함평나비대축제를 주최하는 함평군은 각종 재난을 예방하고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재난안전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함평군청 건설재난관리과 계획에 따르면, 관광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소방방재청이 시달한 지역축제 안전관리 개선대책에 따라 축제 시작 2주 전에 함평군안전관리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고 한국전력,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축제 전(4월20일)까지 집중 강우에 대한 침수 대비 계획을 수립해 양수기와 호스 등 양수장비를 확보·배치하고 함평119안전센터와 화재 대비 소방차 동원 협의, 국도24호선 등 관내주요 도로 사전정비 등도 실시하기로 했다. 축제기간에는 임시의료소와 임시의료반(질병관리반)을 운영해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신속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축제기간 내내 만남의 광장, 연결광장, 체험학습장 등 3개소에 임시의료반을 편성해 운영하며 함평119안전센터·함평성심병원과 응급 의료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엔 축제기간 주행사장, 화양근린공원, 생태학습장 등에서 발생 가능성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