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면 그만큼 미리 대응할 수 있다.’ 재난에 대한 정보를 빨리 알면 알수록 대응이 쉽다는 뜻이다. 때문에 재난관리 담당 기관들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정보를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여름철 빈번한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은 풍수해는 지진과 달리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 얼마나 빨리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기상청의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여름이 다가오면서 많은 기관들이 여름철 재난관리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도 최근 여름철 방재대책을 발표했다. 기상청이 5월24일 발표한 ‘2010년 여름철 방재기상 대책’의 목표는 ‘선제적 방재기상업무 수행을 통한 위험기상 재해 최소화’다. 이는 곧 여름철 재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여름철 방재기상 대책의 추진방향으로 △‘한 발 앞선(One-Step-Ahead)’ 방재대응 체제 마련 △위험기상 집중감시 및 예보 체계 강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신속한 위험기상정보 전달 및 유관기관 협력 강화 △대국민 방재기상 홍보 강화를 들었다. 그러면서 4가지 올 여름철 핵심 방재기상 대책을 발표했다.

1시간 간격 초단기예보 시행
기상청이 내놓은 여름철 방재기상 대책 가운데 첫 번째는 초단기 기상분석 및 예측모델(KLAPS), AWS, 위성, 레이더 등을 활용한 1시간 간격의 초단기 기상예보 제공이다. 기온, 강수량, 강수형태, 풍향, 풍속, 하늘상태, 습도 등 7가지 실황요소와 강수량, 강수형태, 하늘상태 등 3가지 예보요소를 6월부터 1시간 간격으로 제공하겠다는 게 대책의 뼈대다. 초단기예보 시행의 배경과 필요성에 대해 기상청은 “단시간에 국지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하는 위험기상 발생빈도 증가”를 들면서 “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을 포함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초단기 예측, 실황 감시·분석 기술의 고도화 필요성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언급한 켄 크로포드 단장은 미국기상협회 회장, 미국 기후학자협의회 의장 등을 지낸 기상전문가로 지난해 8월부터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기상청은 또 5월14일부터 슈퍼컴퓨터 3호기를 기반으로 통합모델(UM) 예보현업을 운영하는 등 슈퍼컴 3호기, 초단기수치모델 등 초단기예보 시행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과 기상실황과 동네예보 시작 사이(1~3시간)의 공백으로 불만을 부른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았다.

초단기예보의 추진목적에 대해선 “짧은 시간에 발생·소멸하는 위험기상에 대처하고 초단기예보를 통해 이음새 없는 예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육상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실황은 매시+10분에 발표되고, 남한 육상지역에 한정된 예보는 매시+30분에 발표된다. 기상청은 초단기예보 시행을 통해 “단시간 내에 발생하는 위험기상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재난대응기관에서 대응시간을 추가 확보하도록 해 기상재해 경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태풍 5일예보’ ‘태풍 특별대응반’ 운영
기상청은 최근 10년간(1999~2008년) 자연재해 피해액 18조원 중 태풍피해가 56.5%를 차지하는 등 태풍에 의한 재해가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태풍 5일예보를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운영 목적은 “태풍접근 시 충분한 방재대응 시간 확보로 태풍피해 최소화”를 들었다. 지난해 태풍 5일예보에 필요한 예보법을 개발하고 시험해온 기상청은 실제 상황에 대비한 태풍정보 생산체계, 상황전파 및 대응체계 점검을 위해 올 4월12~16일 태풍 5일예보 등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태풍 5일예보의 주요 내용은 기존에 3일 예보와 5일 예보를 병행해 운영하던 데에서 벗어나 태풍 예보기간을 5일로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태풍발생지역인 적도 태평양까지 태풍 분석영역 확장과 단계별 예보자료 생산도 포함됐다. 예보기간 확대와 함께 기상청은 ‘태풍 특별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예보국장을 특별대응반장으로 해 예보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예보대책반 2개조를 운영해 태풍 방재업무를 지원하려 함이다.

태풍 특별대응반은 총괄예보관을 포함해 기상청 내 최고의 예보전문가들로 선발되고, 48시간 이내에 태풍의 직접영향이 예상될 경우엔 서귀포 국가태풍센터에 파견해 합동 근무하도록 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한반도에 피해가 예상되는 태풍에 대해 모든 방재기상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태풍 특별대응반을 구성·운영한다며 “태풍방재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태풍 피해 최소화, 합동 근무를 통해 태풍방재 역량 극대화와 태풍센터의 예보기술 배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미디어를 이용한 실시간 정보 전달
마지막 대책으로 기상청은 SMS(단문메시지서비스), 위젯 서비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실시간 날씨정보 전달을 내놓았다. 등산, 레저 등 야외활동 인구증가로 시간·장소에 제약 없이 원하는 지역의 날씨정보에 대한 요구 증가와 기후변화에 따라 최근 위험기상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위험기상에 대한 적시 알림과 대비체계가 필요해 마련한 대책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은 지난 4월29일부터 낙뢰 문자서비스를 확대해 언론사,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유관기관 방재담당자 1300여명에게 수시로 낙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월30일 시작한 ‘날씨정보 상세 알리미서비스’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중앙부처 방재담당관, 하천관리담당자 등 125명에게 하루 2회씩 날씨정보를 서비스하는 것이다. 태풍, 지진 발생, 날씨가 급변할 경우는 수시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도 2월22일부터 홈페이지 접속 없이 현재날씨, 오늘~모레 날씨, 주간예보, 기상포커스, 미니공감 등의 실시간 기상정보를 이용하는 위젯 서비스를, 4월8일부터는 트위터(www.twitter.com/kma_Weather), 미투데이(네이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기상특보·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