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다행히 2007년 태풍 ‘나리’ 이후 여름철 커다란 자연재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기상전문가들은 올 여름은 예년보다 강우량이 많고 태풍 상륙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가 올 여름 풍수해 대응계획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올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풍수해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여름철 자연재해 대책기간(5월15~10월15일)’ 돌입과 함께 소방방재청이 ‘2010년도 여름철 풍수해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소방방재청은 올 여름철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 집중호우·태풍 등 풍수해를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홍철 소방방재청은 5월18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여름철 풍수해 대응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장중심의 한 발 앞선 재해 예·경보체제 작동에 주력해 풍수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홍 과장이 발표한 올 여름 풍수해 대책의 뼈대는 6월 우기 전 철저한 사전대비와 여름철 자연재해 대책기간 중 신속대응체계 가동이다.

우기 전 철저한 사전대비
소방방재청이 추진한 우기 전 사전대비에 대해 홍철 과장은 △사전대비기간 운영 △재난 예·경보시스템 점검·보강 △수해복구사업장 재피해 방지대책 △재해예방사업 조기발주·집행 △민·관·군 재난대응 협력체계 강화 등을 꼽았다. 홍 과장의 발표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여름철 자연재해 대책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3월15일부터 5월14일까지를 사전대비기간으로 운영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유관기관별 취약구간에 대한 자체 점검·정비, 중앙부처·민간전문가 합동점검 등을 실시했다.

취약구간에 대한 현장위주의 자체 점검·정비를 통해 유수소통 지장물 제거, 방재시설물 정상가동 여부, 4대강 사업 준설토 적치장 유실방지대책 등을 집중 확인하고 정비했다. 또 4월19~23일 실시한 합동점검 결과 지적된 인명피해 우려지역 안전조치 미흡, 사방댐 퇴적토 방치, 4대강 보사업장의 유관기관 공조체제 미흡 등 287건에 대한 보완 마무리 작업도 끝마쳤다고 한다. 홍 과장은 “사전대비 기간 중 국토부 등 관계부처, 자치단체, 유관기관별로 재해취약요인에 대한 사전대비를 추진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주관으로 중앙부처, 민간전문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합동점검을 통해 “인명피해 우려지역 안내표지 미설치, 배수장 잡목·쓰레기 미제거, 하수도 덮개설치, 사방댐 퇴적토사 미준설 등 지적된 287건에 대해 우기 전까지 개선·정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홍 과장은 풍수해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5월15일까지 ‘한 발 앞선 예·경보체제 작동’ 준비를 마쳤다”면서 산간계곡 자동우량경보 145개 지구와 자동음성통보시설 232개 등 재해 예·경보시설 전체에 대한 점검·정비를 예로 들었다. 그리고 “1138개소의 인명피해우려지역과 산간마을 480개소, 4대강 사업장 주변 130개 마을의 이장 등 1660명을 현장재난관리관으로 임명해 집중 호우로 인한 돌발홍수 때 주민대피 등을 할 수 있는 조기경보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또 “수해복구사업 1886건의 98%(1853건)와 예방사업의 60%를 우기 전 완공 목표로 추진중이며, 우기 전 완공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선 수충부와 교량 등 취약구간 우선 시공, 인력·자재·장비의 현장 배치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소방방재청은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4월22~5월7일 전국 1448개 배수펌프장을 대상으로 관할 시·군·구와 함께 일제점검을 마쳤다. ‘2010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기간인 5월12일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합동으로 230개 주요 배수펌프장에 대한 실제 가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발 빠른 대응체계 가동 중점
이날 브리핑에서 홍 과장은 재해대책기간 중에는 △상황분석·판단시스템을 활용한 발 빠른 대응 △민·관 협력 조기경보시스템 가동 △철저한 인명피해 우려지역 관리 △자연재해대응 홍보활동 △4대강 보 주변지역 긴급대응체계 구축·운영에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과장에 따르면, 여름철 재해기간 중 소방방재청은 3시간 전 초단기 강우 및 하천 범람 우려지역에 대한 사전예측 분석정보를 통해 상황을 관리한다.

그리고 홍수통제소 수위·우량계(752개), 시·군·구 우량계(1708개소), 기상청 AWS(544개소) 등을 활용해 강우·수위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강우 집중지역에 대한 주민대피 등 긴급 대응 조치를 하게 된다. 중대본과 지자체 상황실, 유관기관의 현장재난관리관 사이에 핫라인(Hot-Line)을 구축해 정보를 상시 공유하고 인명피해 위험지역 관리를 위해 예비 특보단계부터 안내요원을 현장에 사전 배치할 계획이다.

또 진·출입부 바리게이트와 재난안전선을 설치해 물놀이, 낚시, 야영, 레프팅 등 피서행위를 금지하면서, 상황에 따라 위험구역에 대한 대피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은 특히 공사중인 4대강 살리기 보 주변지역에 대한 긴급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해 풍수해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대본과 지자체·발주청·감리단·시공자·마을이장 등과 상시 정보전달체계를 구축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4대강 추진본부, 지자체, 119구조대, 군부대,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현장 시공자 사이에 신속한 공조체계를 가동하도록 했다.

현장재난관리관 교육·훈련 실시
소방방재청은 여름철 재해기간 동안 긴급 상황발생에 대비해 24시간 3교대 상황관리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계통보고 및 관련기관에 대한 상황 전파를 위해서다. 더불어 하천 내 잡목, 산림 잔존물, 하수도 퇴적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으로 ‘풍수해 예방을 위한 국토 대청결 운동’과 함께 취약시설에 대한 점검 및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실시해 대국민 참여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위급한 상황을 맞았을 때 현장재난관리관이 조기경보요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6월8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현장대처 위주의 교육·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6~8월 한여름 동안 여름철 자연재해 예방 대국민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에 따라 케이블TV, 재해문자 전광판, 정부 전광판 등을 활용한 홍보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철 과장은 “풍수해가 천재지변이긴 하지만, 국가·지자체·유관기관의 노력과 국민의 동참이 있을 때 인명피해 최소화 대책의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