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물놀이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철 물놀이 인명피해 절반 줄이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같이 최근 3년 평균 물놀이 사망자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6~8월) 석 달간 물놀이 인명피해 절반 줄이기 작전에 돌입했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여름철 물놀이 인명피해 절반 줄이기 종합대책’을 중점시책으로 추진했다. 처음 하는 일이어서 무리라는 반대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물놀이 인명피해처럼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는, 노력하면 막을 수 있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실천에 옮겼다.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대책기간(6월1일~8월31일)’ 동안 △안전장비 구입비(국고보조·특별교부세) 지원 △안전관리요원 배치(희망근로와 연계) 등을 추진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여름 석 달간 물놀이 인명피해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물놀이 사망자가 이전 3년(2006~2008년) 평균 148명의 46%인 68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물놀이 안전사고 사전대비책 발표
지난 5월6일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올 여름철 물놀이 인명피해 절반 줄이기 대책을 발표했다. 소방방재청의 올해 목표는 물놀이 사망자수를 최근 3년 평균(2007~2009년) 122명의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절반 줄이기’란 큰 줄기는 같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지난해 68명에서 61명 이내로 줄어들었다.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대책을 총괄하는 최월화 예방안전국장은 6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을 통해 올해 ‘물놀이 안전사고 사전대비책’을 발표했다.

이날 최 국장은 예방대책을 설명하기에 앞서 물놀이 안전관리의 중요성과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이전까지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로 매년 15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산불의 23배, 풍수해의 5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 지방의 일이란 이유로, 지방은 희생자가 내 지역 주민이 아니란 이유로 소홀했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또 “지난해 홍천강으로 일행 5명과 함께 피서를 왔던 42세 가장이 갑자기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 한 가정이 불행에 빠지게 됐다”면서 “물놀이 안전사고 대부분은 이렇게 외지인이어서 물놀이 지역의 실정을 잘 몰랐거나,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등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어 정부나 지역사회의 관심이 특히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안전관리요원 확보·배치 △물놀이 사고예방 홍보 강화 △물놀이 안전시설 점검·확충 △단체장 관심도 제고 △물놀이 안전관리 사전대비 강화 등을 통해 목표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안전관리요원 고정 배치해 육탄방어”
최 국장은 먼저 “물놀이 안전사고 특별관리지역 등에 안전관리요원을 고정 배치해 물놀이 사고를 ‘육탄 방어’하겠다”며 안전관리요원 고정 배치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해 물놀이 취약지역 666개소에 희망근로자와 유급감시원 등 안전관리요원 3033명을 배치해 물놀이객 16명을 구조했으며, 안전관리요원이 배치된 곳에선 3명만 사망했을 만큼 효과가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국장에 따르면, 올해 소방방재청은 특별관리지역 730개소에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공공일자리조성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고용한 안전관리요원을 2명씩 고정 배치하기로 했다.

나머지 인명피해 우려지역 797개소에도 재난안전네트워크, 119시민수상구조대, 공익근무요원을 고정 배치한다. 그리고 직장민방위대, 지역자율방재단, 전국대학자원봉사자 등 기타자원봉사인력을 보조안전요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연수 청장도 안전관리요원의 중요성을 감안해 5월17일 간부회의 때 물놀이 안전관리요원 사전교육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물놀이 취약지역 배치 전에 안전관리요원을 대상으로 인명구조 요령, 장비사용 방법, 심폐소생술 등을 교육하기로 했다.

안전관리요원은 구명조끼, 모자, 완장, 호각, 안전봉, 확성기(휴대전화기) 등 개인장비를 갖추고 복장을 통일한 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면서 물놀이 위험지역 통제 및 취약지역 순찰 활동을 벌이게 된다. 단, 취약지역 순찰 활동은 보조요원을 활용하되, 보조요원이 없어 고정 배치된 요원이 하는 경우엔 반드시 2명 중 1명은 이동하지 않고 연락체계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안전수칙 교육 안전시설 점검·확충
소방방재청은 올해 처음으로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대책기간 전 4월16~5월31일을 ‘물놀이 안전사고 사전대비기간’으로 정하고, 5월24~27일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사전대비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 사전대비 실태점검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본격적인 물놀이 시작 전에 보완할 예정이다. 또 사전대비 실태 점검에 앞서 시·군·구 전수점검(4월16~5월14일)과 시·도 표본점검(5월17~20일)을 마쳤다.

6월16일부터 8월31일까지 77일 동안에는 시설안전과 직원(11명)으로 물놀이 안전관리 전담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태스크 포스팀에겐 지자체별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대책 추진상황 파악, 인명사고 발생원인 분석 및 발생사례 지자체 전파 등의 임무가 주어진다. 이와 함께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안전수칙 교육을 강화하고 물놀이 안전시설 점검·확충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구명조끼 착용, 음주 후 물놀이 위험성 등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상식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물놀이 절정시기에 집중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5월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물놀이 안전수칙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놀이 안전시설 점검·확충은 5월 안에 마치겠다고 했다. 최 국장은 “물놀이 사망사고는 발생한 장소에서 또다시 발생한다”며 “5월말까지 물놀이 인명피해 발생장소에 사고 발생지역임을 알리는 현수막과 표지판, 부표를 설치하고, 예산 및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구명환, 구명장비 등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물놀이 안전관리 잘하면 인센티브 제공
최 국장은 “물놀이 안전사고 특별관리지역에서 ‘물놀이 인명피해 제로(Zero)화’를 달성하면 시·군·구 하위직 공무원에게도 훈·포장을 수여하며, 재난관리평가 최우수 지자체에는 최대 3억원의 포상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전국 지자체 공무원 78명에게 물놀이 분야 포상을 수여했다. 특히 186개 시·군·구 가운데 물놀이 안전관리 최우수기관으로 뽑힌 산청군의 최재민 건설과장은 녹조근정훈장을 수훈하고, 밀양시 정종극 재난관리과 계장 등 우수기관 담당공무원 2명은 표창을 받았다.

그리고 물놀이 분야가 50% 반영되는 재난관리평가 결과 최우수 시·도로 선정된 경상남도에 3억원, 최우수 시·군·구인 밀양시에 1억원을 포상금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최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벌써 5월5일 어린이날 오후 충북 영동군(황간면 남성리 초강천)에서 물놀이하던 어린이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며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은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의식이 뒷받침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