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급격히 불어난 계곡물에 피서객이 휩쓸려 인명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큰 전국 산간계곡을 대상으로 자동우량경보시설이 확충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27일 올 여름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전국 31개 산간계곡에 자동경보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행안부의 산간계곡 자동경보기 설치 지원은 여름철 빈번한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매년 산간계곡 유원지 등에서 인명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데 따른 조처다. 예컨대, 2008년 7월말 경상북도 봉화에선 밤새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불어난 계곡물에 승용차가 휩쓸려 4명이 숨지는 등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여름에도 경기도 곡룡천 등에서 야영객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끊이질 않았다.

5개 지자체에 특교세 31억 지원
이에 행안부는 올 여름철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우기가 시작되기 전 6월까지 자동경보기 설치를 마친다는 방침에 따라 특교세를 긴급 지원키로 했다. 자동경보시설 설치대상은 강원·경남·전남·전북·충북 5개 지방자치단체 관내 31개 산간계곡이다. 행안부는 계곡 1개소당 1억원씩 특교세 31억원을 지원한다. 강원도에선 삼척시 마읍천과 대이계곡, 평창군 오대천, 횡성군 이리천과 일리천, 원주시 칠봉유원지 등 6개소, 경남은 창녕군 옥천계곡, 양산시 어영천과 선장천, 진주시 문산면, 밀양시 기회송림, 합천군 용문정·황계지구 등 7개소에 올해부터 자동우량경보시설이 설치된다.

전남에선 광양시의 옥룡동곡·섬진강·진상어치, 곡성군 가정유원지와 청계동 등 5개소, 전북은 완주군의 금고당계곡·은천계곡·검태계곡, 임실군 오원천 등 4개소가 설치 대상에 포함됐다. 충북은 5개 지자체 가운데 자동경보시설 설치 대상 계곡이 가장 많아 보은군 만수서원·달천·신대·기대, 괴산군 달천지구, 단양군 선암계곡(2개), 옥천군 장용산과 금강1교 등 모두 9개소에 자동경보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자동으로 사이렌 울리고 안내방송
자동경보시설은 인명피해 위험지역의 야영·등산객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으로 자동우량계, 통제기, 자동경보기 등 3가지 장치로 구성된다. 통제기는 읍·면에, 산간계곡 현지엔 경보기와 우량계가 설치돼 시·군 재난상황실에 있는 감시기와 연계해 운용된다. 자동우량계는 산간계곡 상류지역에 설치돼 관측 자료가 일정치 이상일 경우 통제기로 집중호우 자료를 보내며, 통제기는 주기적으로 우량계 자료를 자동 수집하고 위험상황에 맞춰 경보기에 경보 및 안내방송 명령을 내리는 기능을 한다. 자동경보기는 통제기의 명령에 따라 사이렌 등을 울리고 안내방송을 하는 장치다. 경계단계 때는 안내방송을 실시하지만, 대피가 필요한 긴급 상황에선 사이렌을 울리면서 동시에 안내방송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