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는 재난관리책임기관 가운데 여름철 풍수해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공공기관이다. 전국의 주요 저수지를 포함해 양·배수장 등 1만3000여개에 이르는 농업용 수리시설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중호우·태풍에 취약한 노후시설이 많은 탓에 여름철 풍수해 대응에 한 치도 소홀할 수 없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농어촌공사는 재난관리 교육·훈련을 강화하며 풍수해 대응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특히 매년 4~5월 다양한 교육·훈련을 실시해 풍수해에 대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교육·훈련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변화 등을 감안한 수리시설 재난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지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은 풍수해 대책이며, 태풍·집중호우 대응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꾸준한 교육·훈련으로 풍수해 대비
앞서 설명했듯이 농어촌공사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질 수밖에 없다. 우기가 시작 전 4~5월 교육·훈련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 기간에 ‘풍수해대비 수리시설 재해예방 워크숍’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배수펌프장 불시 가동훈련’ ‘저수지 및 배수장 비상대처 훈련’ 등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저수지 및 배수장 비상대처 훈련은 집중호우로 인해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저수지 붕괴 또는 배수장 가동중단 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5월17~28일 2주간 실시한 훈련이다.

시설관리자와 유관기관의 위기대응 능력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대규모 저수지 307개소와 배수장 122개소 등 총 429개소의 수리시설에서 비상대처 현장훈련이 실시됐다. 이 훈련은 저수지·배수장을 관리하는 전국 시·군과 농어촌공사가 주관하고, 119구조대·한국전력·긴급복구 동원업체·주민 등이 참여했다. 농식품부와 시·도는 훈련 상황에 대한 점검·지원을 맡았다. 훈련 대상은 저수량 100만㎥ 이상 저수지와 전동기 용량합계 560㎾(750HP) 이상 배수장 등 대규모 수리시설이다.

저수지 훈련은 제방 월류와 붕괴, 물넘이 파손, 제방 비탈면 침식, 수문개폐용 전선 파손, 진입로 유실, 물넘이 용량초과 홍수유입(여수토 파손) 등의 긴급 상황을 부여하고 ‘경계-경보-비상-종료’ 단계에 맞춰 대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수장에선 배수장 침수, 배수문 고장(하천수 역류), 전기설비 파손(정전) 등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했다.

그밖에도 농어촌공사는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기간에도 여름철 풍수해 대비훈련을 실시했는데, 훈련 첫날인 5월12일 전남 무안 감돈저수지에서 제방붕괴 위험에 대비한 도상훈련을 했다. 뿐만 아니라 저수지·배수장 비상대처훈련을 전국 16개 수리시설에서 농어촌공사 자체훈련으로 진행했다. 또 같은 날 전반적인 배수펌프장 가동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전국 230개 배수펌프장에 대한 불시가동훈련을 소방방재청과 공동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신속한 대응이 재난관리시스템 핵심
다른 기관들도 그렇지만 특히, 농어촌공사의 신속한 재난상황 파악과 대처에 초점을 맞춰 재난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운영중인 재난관리시스템의 목적에 대해 “재난상황의 신속한 파악·대처를 위한 시스템 실용화, 실시간 상황전파시스템 운영 및 자연재난 예·경보시스템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농어촌공사는 신속한 재난상황 파악을 위해 지난해부터 ‘크로샷 서비스’란 실시간 상황전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내용은 주의보·경보 등 기상특보 발령 문자메시지를 상황실과 시설관리직원의 휴대전화로 실시간 전송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6일 발생한 임진강 수난사고를 계기로 공사가 관리하는 주요 시설 57개소에 자연재난대비 예·경보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9개소에 시스템이 설치되고, 올해는 5월말까지 28개소에 설치됐다. 지난 2004년부터 재해가 발생할 경우 하류지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저수량 300만t 이상 대형 저수지 120개소를 대상으로 비상대처계획(EAP·Emergency Action Plan)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02개소에 대한 비상대처계획 수립을 마쳤고 올해는 15개소에서 수립중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턴 새로이 비상대처계획(EAP) 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이 시스템은 저수지, 방조제 등의 비상대처계획 활용도를 높이고 체계적 유지관리를 위해 농업기반시설관리시스템(RIMS) 내에 구축되는 것으로 내년 12월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는 시스템 개발 방향에 대해 “재난관련 직원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RIMS 내에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며 “비상상황시 활용도가 높은 비상연락망, 비상대처계획도, 행동요령 등을 시스템 상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EAP수립 저수지 조회, 비상대처계획도 등록 및 활용, EAP 본보고서·요약보고서 등록·수정·출력, 단계별 보고체계(연락망) 관리 등이다.

재난대책종합상황실 현대화 구축
농어촌공사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기상이변에 의한 대형 태풍, 국지성 집중호우 등을 사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자연재난의 사전예측, 신속한 대응복구, 농업용수 효율적 관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재난관리 통합 조정을 위한 본사 재난관리종합상황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인데, 영상·음향시스템과 인테리어 등 상황실 운영시스템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재난상황 발생했을 경우 현장계측, 자료 분석·평가, 실시간 모니터링, 신속한 상황전파 등이 가능한 원스톱(One－Stop) 체계로 구축하는 게 목표다. 재난관리종합상황시스템 구축 사업은 올 3월 수립한 재난대책종합상황시스템 중장기 계획(안)을 바탕으로 내년 12월까지 상황실 현대화 구축(안) 확정 및 발주계획 마련을 마치고 2012년 12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는 또 다목적 댐 방류에 따른 수해대비 사전조치 세부사항을 제시해 농경지와 수리시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목적 댐 하류부의 공사 관리구역과 수리시설을 대상으로 ‘다목적 댐 방류에 따른 침수피해대책’을 수립한다.

7월까지 한강(소양강·충주댐), 낙동강(안동·임하·합천·남강댐), 금강(대청댐), 섬진강(섬진강·주암댐) 등의 수계별 침수피해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대책 안에는 댐 방류시 부서별 담당임무 및 사전조치 요령, 단계별 행동요령(준비단계, 비상단계) 등 댐 방류시 대비요령과 응급복구 운영체계, 응급복구 단계별 조치요령, 항구복구 계획 수립 등 피해발생시 복구계획이 포함된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수리시설 7만여 개소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취약시설에 대해선 우기 전 완공을 목표로 보수·보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