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 등 392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5월12~14일 실시됐다. 올해 훈련은 애초 4월28~30일로 예정됐으나, 훈련기간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따른 국가 애도기간(4월25~29일)과 겹치는 탓에 2주 연기된 바 있다.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국무총리를 비롯해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소방방재청 수장이 참관한 지진 및 지진해일 대응훈련과 인적재난 대응훈련 현장으로 안내한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문학경기장 지진대응 통합훈련
13일 오전 지진화재 복합재난대비 훈련 실시

인천광역시 남구는 관내 문학경기장에서 지진 발생에 따른 대피 및 긴급 구조·복구 훈련을 13일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올 들어 중국, 아이티, 칠레, 인도네시아 등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음을 감안해 실시하는 것으로 지진에 따른 화재·폭발·붕괴 등 복합적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훈련으로 진행됐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조진형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이기환 소방방재청 차장 등이 참관한 이날 훈련엔 인천 남구청을 비롯해 소방서와 경찰서, 군부대 등 54개 기관·단체에서 900여명이 참가했다. 동원된 장비는 소방차, 구급차, 헬기 등 18종 57대에 이른다.

훈련은 크게 △지진발생 상황 전파 및 초기대응 △인명구조·사상자 응급처치 및 화재 진압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긴급구조통제단 가동 △건물잔해 제거, 방역 등 긴급복구 및 수습활동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 10시께 문학 월드컵경기장 동측컨벤션센터 안팎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모의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이와 함께 대전 인근에서 6.5규모 강진이 일어났음을 알리는 재난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재난이 발생하자 자율소방대원들이 사람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부축을 받으면서 경기장 밖으로 나오는 부상자도 많았다. 곧 경찰 순찰차의 안내를 받으며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차와 구급차에서 내린 구조대는 경기장 안에 갇힌 생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대와 인천소방본부 소속 헬기 2대도 출동했다. 경기장 상공에 도착한 인천소방본부 헬기는 옥상에 고립된 생존자를 구출했고, 중앙119구조대 헬기에선 구조대원들이 줄을 타고 경기장 옥상으로 내렸다. 이어서 여진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곳곳에 불이 번지면서 2차 피해를 우려한 지휘본부에선 먼저 진입한 구조대원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대원들은 부상자들을 대피시키며 줄을 타고 비상 탈출했다.

건물 밖에선 인근 군부대에서 출동한 제독차가 제독활동을 펼쳤다. 가스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에서도 안전진단과 점검을 위해 전문가들이 동원됐다. 훈련은 건물 주위를 둘러싼 소방차들의 화재진압과 함께 끝을 맺었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날 훈련을 참관한 뒤 “국민이 평소 지진발생시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훈련결과를 잘 분석해 지진재난체계의 문제점을 보완·개선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코엑스 인적재난 대응훈련
14일 오후 테러·화생방·화재대응 통합훈련 실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는 ‘2010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중앙단위 재난대응 통합현장훈련이 실시됐다. 이날 훈련은 대규모 복합건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화생방·화재 등에 대비한 인적재난 대응훈련으로,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등이 국민평가단과 함께 참관했다. 훈련이 진행된 코엑스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행사장이자 하루 유동인구가 14만명에 달하는 다중이용시설이다.

총면적 121만1678㎡의 코엑스 건물은 호텔, 터미널, 백화점 등 12개 동으로 이루어졌으며, 지하철 2호선과 연결되는 대표적인 지하연계 복합건축물로 손꼽힌다. 이날 훈련은 코엑스 안에서 테러·화생방·화재 등 인적재난이 발생했음을 가정해 실질적인 대응능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인질테러, 화학테러, 폭발·화재, 복구·수습의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 먼저 오후 2시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코엑스 국제회의장에 잠입한 테러범들이 인질극을 벌이는 상황을 가정한 테러진압훈련이 시작됐다.

상황이 전파되고 경찰특공대와 112타격대가 긴급 출동해 테러범들과 대치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에서도 전차대대, 특공대, 헌병특수임무대 등이 테러진압 및 인질구출 작전에 동참했다. 테러범들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군경 특공대가 회의장 안으로 진입해 테러범들을 진압하고 무사히 인질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테러범들의 독가스 살포에 대응한 화학테러훈련이 실시됐다.

훈련은 독가스 살포에 맞서 출동한 119특수구조대, 119화생방구조대, 수방사 화학대대, 강남경찰서, 강남구보건소 등이 인명대피·구조, 부상자 이송, 오염지역 제독 활동을 펼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3단계 폭발·화재 대응훈련은 소방대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오후 2시40분 테러범들이 회의장 안에 설치한 폭발물이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훈련메시지가 전달되고 상황이 전파되자 강남·종로·중부소방서에서 소방대원과 구조대원들이 출동했다.

이와 함께 중앙119구조대와 서울소방항공대 헬기가 회의장 상공에 나타났다. 구조대원들은 건물 안과 옥상에서 고립된 사람들을 수색·구출한 뒤 구급차와 헬기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후송했다. 그리고 출동한 소방차들이 동시에 물대포를 발사해 불을 껐다. 마지막으로 전기·통신·가스 등 라이프라인에 대한 긴급복구훈련이 실시됐다.

한국통신, 가스공사 등 관계기관에서 출동해 폭발과 화재로 인한 시설물 피해를 응급 복구하면서 훈련이 끝나고 훈련 강평이 이어졌다. 이날 훈련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유기적 공조체제를 점검하기 위해 소방서·경찰서·군부대·민방위대 등 27개 유관기관·단체에서 750여명이 참여하고, 구조헬기 등 77종 330여점의 각종 장비가 훈련에 동원됐다”며 대형 인명피해 발생에 대비한 유관기관 공조체제 점검을 위한 훈련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