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받은 반딧불이는 동심과 사랑을 상징하는 낭만적인 곤충이다. 반딧불이의 주 서식지인 전라북도 무주군에서는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반딧불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 재난포커스 - 안재근 기자  ajg@di-focus.com >

매년 6월에 열리는 무주반딧불축제는 반딧불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잊혀져가는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친환경축제이다. 전북 무주군 한풍루와 남대천 일원에서 개최되며, 1997년 처음 시작되어 환경보존과 녹색생명의 보호라는 취지를 인정받아 13회 연속 문화관광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 6월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열리는 이번 14회 반딧불축제에서는 ‘반딧불 빛으로 하나 되는 세상’이란 주제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희망과 사랑, 동심의 상징 반딧불이
반딧불이는 수질이 깨끗한 하천이나 습지에 서식하는 곤충이다. 지금으로부터 5~7000만년 전 신생대 때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졌지만, 오늘날엔 환경파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내몰려 있다. 시인 윤동주는 자신의 시 <반딧불>에서 ‘숲으로 가 부서진 달 조각을 줍자’고 하였는데, 여기서 달 조각이란 희망과 해방을 상징한다. 일제치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빛나는 반딧불을 희망으로 비유한 것이다.

인도의 철학자 스와미 베다 바라티 또한 ‘반딧불은 폭풍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는 말로 자신의 안에 빛을 간직한 반딧불이를 희망의 상징으로 표현하였다. 반딧불이의 다른 이름은 개똥벌레다. 개똥벌레라는 이름의 유래는 옛날 반딧불이가 개똥처럼 흔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으며 습한 곳을 좋아하여 따뜻한 개똥이나 소똥 아래 습한 공간에 낮 동안 숨어 있다가 밤에 기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가수 신형원이 부른 노래 <개똥벌레>를 통해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반딧불의 사랑은 영원합니다’라는 축제의 부제가 말해주듯 반딧불이는 사랑을 상징하는 곤충이다. 1년의 기간을 거쳐 성충이 되지만 성충이 된 후에는 1~2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불을 깜빡이며 구애만 하다가 죽는 모습이 마치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적인 연인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에게 반딧불이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1970년대 시골의 숲이나 냇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는 어린아이들의 동심을 부풀게 해 주었던 좋은 친구였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해 이제는 반딧불이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도시에서 자라나는 자신의 아이들이 쉽게 반딧불이를 접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기에 무주반딧불축제는 온가족이 함께 자연을 벗삼아 반딧불이의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풍성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환경지표 곤충이다. 무주군은 반딧불이를 중심으로 생태문명도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반딧불축제를 통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여러 가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야행성인 반딧불이의 특성을 고려해 야간에 체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을 한층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축제에도 농촌체험마을, 반디골 별자리 여행, 반디골 전통놀이 체험마당, 반딧불이 자연학교, 환경사랑 백일장, 남대천 송어잡기, 뗏목타기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반딧불이 신비탐험, 반디랜드 내 생태체험장 및 형설지공체험장, 반디불꽃놀이 등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반딧불이를 가까이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밖에 반딧골 사계 사진전과 반딧골 시화전, 전국 반딧불 동요제, 반딧골 향토음식 맛자랑 경연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콘서트·전시·판토마임·마당놀이 등 일반시민들이 준비한 이벤트까지 열려 더욱 풍성한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반딧불축제기간 중 열리는 남아공월드컵을 고려하여 월드컵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폭넓은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