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사장 성시철)가 각종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난위기상황실’을 새로 설치했다. 7월16일 개소식을 가진 한국공항공사 재난위기상황실은 김포공항을 비롯해 제주공항, 김해공항 등 인천국제공항을 뺀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한국공항공사의 재난위기관리능력을 크게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재난포커스 - 이주현 기자  yijh@di-focus.com >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각종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항공수송분야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위기대응체계를 확고히 해 위기상황 발생 시 전사적 위기관리로 이를 극복코자 함. 한국공항공사가 재난위기상황실을 새로 설치한 이유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재난위기상황실 설치·운영을 맡은 안전환경팀 관계자는 “각종 자연재난과 위기상황에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항공분야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김포공항 본사에 재난위기상황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국가기반시설인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위기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재난위기상황실을 새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공사·공단)에 대한 재난관리 분야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으며, 정부와 사회가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의 재난관리능력 향상을 요구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유명무실’했던 재난상황실에서
김포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본사 1층에 새로 마련된 재난위기상황실이 한국공항공사의 재난위기관리 능력을 몇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은 ‘유명무실’한 재난상황실에서 ‘명실상부’한 재난위기상황실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재난위기상황실이 문을 열기 전까지 한국공항공사는 본사 2층 안전보안실(안전환경팀) 한 켠 좁은 공간을 재난상황실로 썼다. 그러나 기존 재난상황실은 다른 기관에 견주면 재난상황실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였다.

탁자와 의자, 각종 재난대응매뉴얼만을 비치해둔 회의실 수준에 머물렀다. 첨단 IT시대임에도 재난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그 어떤 시스템 없이 달랑 PC와 전화기 한 대씩에 김포공항 보안·안전 관리상황 등을 그린 평면도를 한 쪽 벽에 걸어둔 게 전부여서 재난상황실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회의실이라 부르는 게 어울렸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재난관리 업무를 맡은 안전환경팀 쪽도 기존 재난상황실의 한계를 인정했다. 안전환경팀 쪽은 기존 재난상황실로는 기상변화로 인한 개별공항의 폭설과 같은 재난 발생 시 실시간 상황 확인이 어려워 각 지사들의 상황보고에 의존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 항공기사고가 생겼을 때 사고처리를 총괄하는 공항공사 본사에 상황관리를 전담할 장소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원활한 사고수습을 위해선 항공사와 관계기관 등에서 접근하기 쉬우면서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장소가 필요했다.

‘명실상부’한 재난위기상황실로
한국공항공사의 재난위기관리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올 2월12일 국토해양부 공항안전과에서 시달한 ‘공항 풍수해 강화대책’이다. 주요 내용은 주요공항의 풍수해 대책반과 상황실을 보강 운영하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공항안전과는 3월3일에도 해빙기 점검결과 폭설, 폭우 등 자연재해 시 전국 공항의 상황관리가 가능하도록 상황실 보강을 지시하기도 했다. 올 1월4일 김포공항에 23.8㎝의 폭설이 퍼부어 항공기가 정상운항하지 못하는 등 최근 기상변화와 예상치 못한 각종 자연재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갈수록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재난대응능력을 높이고 전사적 위기관리에 필요한 기반 마련을 위해, 안전환경팀을 중심으로 올 3월부터 재난위기상황실 구축을 시작했다. 영상장비 설치, 시설 개선 등 모든 공사를 마치고 16일 오전 개소식을 가진 재난위기상황실은 한국공항공사 본사 1층 옛 도서열람실 자리에 설치됐다.

새로운 재난위기상황실은 56㎡(17평) 면적에 70인치 대형 사이버컴퓨터보드(전자칠판), 화상회의시스템 등 첨단 장비를 갖춰 앞으로 한국공항공사의 재난위기관리 컨트롤타워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난위기상황실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 70인치 LCD 사이버컴퓨터보드는 판서 기능을 갖춰 재난위기 상황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유용하며 CCTV와 연결돼 공항 대합실, 계류장, 주차장 등의 모습을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사이버컴퓨터보드 양 옆엔 뉴스, 기상상황, 항공기 운항현황 등을 나타내는 32인치 LCD 모니터 4대가 설치됐다. 그밖에 냉난방용 시스템에어컨, 전국 공항(지사) 및 유관기관 사이의 통신망, 화상회의시스템 등도 갖췄다. 재난위기상황실에 설치된 화상회의시스템은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의 화상회의시스템과 연결돼 있다. 국가기반시설인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기관으로서 두 정부부처와 실시간 의사소통을 통해 긴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특별수송대책등 다목적기능 자랑
“재난뿐 아니라 항공기사고 등 각종 위기상황과 특별수송대책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기능.” 한국공항공사 재난위기상황실 설치·운영을 맡은 안전환경팀 관계자는 새로 마련한 재난위기상황실의 특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공항공사의 재난위기상황실의 가장 큰 특징은 풍수해, 지진 등 각종 재난이나 항공기 사고와 같은 위기에 대응할 뿐 아니라 특별수송대책기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다목적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전까진 변변한 재난상황실이 없었던 탓에 추석, 설날 등 특별수송기간에 관계기관 영상회의가 곤란했다. 그러나 새로 마련된 재난위기상황실에는 TV모니터, 핫라인, 시스템전용회선 등 특별수송대책기간에 활용 가능한 화상회의시스템을 설치했다. 재난위기대응뿐 아니라 특별교통대책 및 항공기사고 수습본부 등 다목적 기능을 가진 지휘통제 상황실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우창구 안전환경팀 과장은 “이번에 문을 연 재난위기상황실은 다목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재난위기상황과 항공기사고 발생 시 전국 14개 공항의 지휘통제실 개념으로 운영되고 7월24일부터 시행되는 하계특별수송대책반 운영부터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16일 재난위기상황실 개소식에서 “그동안의 각종 재난과 사건사고 시 개별공항별 상황관리체제에서 벗어나 본사 중심의 전사적인 재난위기관리를 통해 안전한 공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