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는 많지 않지만 재산피해는 만만치 않다. 장마철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자동차 침수 피해다. 자동차가 침수됐을 때 대처요령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재난포커스 - 박진수 기자 >

장마철이 시작되면 일반 가정에서도 여기저기 점검할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평소 애지중지하던 자동차 관리는 소홀하게 된다. 때문에 매년 많은 가정이 자동차 침수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에서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가정이 자동차를 1~2대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좁은 데다 산이 많아 인구밀도가 매우 높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 주차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강과 하천을 낀 지역에선 대부분 강·하천 기슭을 주차장으로 활용중이다. 서울만 보더라도 한강 남쪽 기슭은 곳곳에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강(하천)기슭 주차장은 장마철 침수되는 일이 허다하다. 강기슭뿐 아니라 저지대나 계곡 근처, 지하주차장 등에 차를 세웠다가 침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가 침수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침수 차량 처리요령
기후변화 등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적 집중호우가 갈수록 잦아지면서, 매년 장마철 침수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장마철 내내 침수 위험이 없는 안전한 곳에 자동차를 세워두지 않는 경우, 누구라도 자동차 침수 피해에서 예외일 순 없다. 그러나 차량이 침수된 경우 적절한 대처방법과 자동차보험 보상내용을 알고 있다면, 피해를 줄이고 보험사로부터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침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는 시동을 걸지 말고, 바로 보험사에 연락해야 한다. 보험사에선 견인 서비스를 통해 침수된 자동차를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준다. 침수된 자동차를 옮긴 뒤엔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침수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경우 주요 부품에 치명적인 손상을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차량을 점검할 때는 흙 등 이물질을 깨끗한 물로 닦아내고 물기를 없애야 한다. 엔진 및 변속기 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침수 차량 보상은
자동차보험을 통해 침수된 차량을 보상받으려면 자동차보험 담보 중 자기차량손해(자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차보험은 충돌, 추락, 전복 등 사고뿐만 아니라 침수, 화재, 폭발, 낙뢰 등 재난으로 인한 손해도 보상하고 있다. 따라서 자차보험에 가입했다면 △주차 중 침수 피해 △홍수·태풍에 휩쓸려 파손된 사고 △홍수지역을 지나다가 입은 침수 피해 등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 또 홍수에 따른 손해로 보상을 받더라도 잘못이 없는 경우 보험료는 할증되지 않는다. 예건대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 주차구역에 정확하게 주차했다면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 구차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하는 등 과실이 인정되면 보험료는 할증된다.

자차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험사에서 보상을 안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반드시 알아둘 필요가 있다. △풍수해·수재라도 댐 또는 제방이 터지거나 무너져 생긴 손해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따른 손해 △자동차 문이 열려서 차 안으로 물이 들어와 생긴 손해 △차 안이나 짐칸(트렁크)에 들어있는 물건에 생긴 손해 등은 보상받지 못한다.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애지중지하는 자동차가 침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장마철 침수 피해 예방법을 소개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를 빼곤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지역을 피해야 한다. 보험을 통해 자동차 손해는 보상받을 순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위험한 지역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상을 받기 위해선 주차구역에 정확히 주차해야 한다. 특히 장마철 침수 위험이 높은 계곡이나 저지대엔 주차하지 않는다. 침수가 예상되는 상습침수지역 등에선 지하주차장이나 강기슭 등에 주차하지 말고 안전한 지상주차장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불가피한 일로 호우지역을 운행해야 한다면, 안전을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앞뒤 차를 조심하면서 브레이크를 2~3회 반복해 천천히 밟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