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난대응을 전 세계국가들이 최초로 합의를 도출한다는 중요성 때문에 관심이 높다. 또 회의 결과가 앞으로 최소 5년간 아시아 지역 국가간 재난관리 지침이 된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회의 참가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재난관리 전문가들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이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이번 회의에 전반적인 준비를 맡고 있는 소방방재청 김용균 단장을 만나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 준비과정과 앞으로의 진행과정에 대해 들어 봤다.

10월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주십시요
지난 2004년 12월 아름다운 휴양지 푸껫이 생지옥으로 변한 날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생겨난 지진해일이 푸껫 해안으로 밀려들어와 모든 것을 휩쓸어버렸습니다. 한국인 신혼부부들도 파도에 휩쓸리며 사고를 당하는 등 당시의 남아시아 각국에 닥친 지진해일로 모두 22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AMCDRR) 결성은 이런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지로 지난 2004년 결성 됐습니다. 이는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인해 자연재해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 유엔과 세계 각국이 재해위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유엔 주관으로 전 세계 1백68개국 관계 장관들이 2005년 일본 고베에서 모여 각국 정부가 향후 10년간 추진할 방재전략을 담은 ‘효고 행동계획’과 ‘효고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또 ‘효고 행동계획’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아시아 지역이 공동으로 재해경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200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제1차 AMCDRR가 개최됐습니다. 이어 2007년엔 인도 뉴델리, 2008년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됐으며, 콸라룸푸르 회의 당시 2010년 한국 개최를 합의를 했습니다.

이번에 10월 25일부터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열리는 제4차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의 참가국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이 회의를 개최하게 된 의의는?
지진이나 지진해일, 사이클론, 태풍 같은 자연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의 재앙이다. 하지만 인명과 재산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준비는 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각국 정부의 몫입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최근 30년간 전 세계 자연재해의 38%가 발생하였음에도 그 피해자 수는 90%에 이르러 재해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국가간 재난관리 시스템과 기술수준이 달라 실질적 공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아시아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합의를 최초로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의의가 있습니다. 이에, 이번 4차 회의에 대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으며, 네팔·부탄·베트남 국가수반을 포함하여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태지역 주요 62개국 재난관리 각료, UN기구, NGO 대표 등 글로벌 리더 및 국내 전문가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는 몰디브(Maldive)와 투발루 등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를 비롯하여, 유엔인도지원국(UNOCHA), 세계기상기구(WMO),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 ESCAP), 세계은행(World Bank) 등 유엔의 기후변화와 재해경감관련 기구 대표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번 제4차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가 다루게 될 주요 내용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증가하여 국제공동대응에 대한 필요성은 나날이 증가하나 지난 코펜하겐 회의에서 보듯이 국제적 공조가 미진하며, 실질적 대처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100년만의 폭우, 폭염 등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극한기후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의 방재시스템을 ‘기후변화적응형 방재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커진 것도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에, 이번회의는 ‘기후변화적응을 통한 재해위험경감’이라는 주제로 아·태 국가가 실질적으로 이행할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을 도출하는 자리입니다. 실천계획은 5년간의 프로젝트로 구성되고 회의직후 즉시 실행되며, 이번 회의에서 UN·ADB·세계은행·유럽연합 등이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운영주제, 재정지원안 등을 함께 논의할 계획입니다.

기존 유엔재해경감아시아각료회의와 이번 회의와 차이점 있다면?
기존의 관념적이고 선언적인 기존 UN회의를 탈피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각 국가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을 함께 마련한 자리입니다. 일회적?단편적이 아닌 회의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구체적으로 이행할 프로젝트로 구성되는 실천계획 마련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재난관련 국제회의 참가하여 의제를 협의하고 올해 8월 인천 송도에서 사전회의를 개최하여, 실천계획에 대한 실무급 합의를 도출 했습니다. 또 참가국의 선호, 각국의 재해현황, GDP, 국가간 관계 등을 고려하여 3개 세션별로 국가를 분류하여 회의를 진행, 회의에 대한 집중도 및 참여도를 증진하고자 했습니다

합의 될 기후변화대응 실천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가?
각국의 방재시스템을 ‘기후변화적응형 방재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5년간 이행되는 프로젝트로 실천계획을 마련합니다. 구체적으로 방재역량강화를 위해 아·태지역 국가들의 재해현황과 기후사상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통한 재해취약성 분석 및 방재기준을 재설정할 것입니다. 또 각국 공무원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 재해경감을 위한 교육·훈련을 통해 기후변화대응 방재전문가 양성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기후변화대응 기술·정보 플랫폼’ 구축으로 전 세계 기후변화와 그에 관련된 방재관련 사이트 및 기술을 소개하고, 대형재난에 대한 선진사례와 실패사례 공유를 통해 각국의 맞춤형 대응능력 향상 시키기 위한 준비가 시작됩니다. 또한 기후변화적응 및 재해경감을 고려한 개발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정책결정자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 될 예정입니다.

한국이 이 회의를 통해 얻게 되는 국가적 위상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회의는 아시아 재난관련 장관급이 참석하여 동의하는 유엔회의이며, 아시아지역에서 최초로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을 제시·합의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기후변화 정보·기술 공유 플랫홈 구축을 통해, 한국은 기후변화에 따른 방재분야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이 한층 강화 될 것입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은 2009년 8월 인천송도에서 개소한 ‘UN 방재연수원 및 UN ISDR 동북아 사무소’와 연계하여, 향후 국제사회에서 방재인력 네트워크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대규모 UN 국제회의 개최로 전문 인력 일자리 창출 및 녹색성장 기후변화대응 산업발전과 국제마케팅의 장으로 이용하고, 아시아 자연재해분야 국제협력 증진과 한국의 IT기술을 활용한 방재기술을 적극 소개,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성공적인 회의개최를 통해 친절하고 안전한 한국 이미지 창출로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할 것입니다.

부대행사로 기후변화 방재산업전(CADRE 2010)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등 각종 부대행사도 함께 열리는데 그 의미는?
이번 회의의 부대행사로, 국내 유일의 재난관리·방재안전 전문행사인 ‘기후변화 방재산업전(CADRE 2010)’이 연계 개최되며, ‘지진방재 워크숍’등 국내외 기후변화 관련 학술세미나도 진행됩니다. 기후변화 방재산업전은 4대강특별관, 기후변화 적응관, 풍수해 방재관, 지진 방재관 등 테마관별 전시기획을 연출하게 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에 관한 우수한 기술이 아시아 각국에 소개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방재산업전이 한국의 발전된 IT를 활용한 방재기술 및 기후변화관련 산업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차후 해외 수출의 장이 되는 동시에, 일반시민들에게는 방재기술에 대한 인식제고가 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