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AMCDRR :이하 ‘각료회의’)가 지난 10월 28일, 4일간의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각료회의는 아·태지역 각국의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강화’, ‘기술·정보의 공유’, ‘재해위험을 고려한 개발정책 마련’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인천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다.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의 의미를 소개한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

 8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성대한 행사
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과 인천광역시, 유엔 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UN ISDR)가 공동으로 주최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AMCDRR)가 지난 10월 28일, 4일간의 막을 내렸다.

이번 각료회의는 지그미 틴리 부탄 총리(Jingmi Y. Thinley, 행정수반), 마가레타 월스트롬 (Margareta Wahlstrom) UN ISDR 대표 등을 포함하여, 아시아 태평양·유럽 등 53개국 재난관리 각료, UN기구·NGO 대표 등 글로벌 리더와 국내인사 8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성대한 행사로 이뤄졌다. 10월 28일 오전 10시 치뤄진 폐막식에서,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이번 회의가 기후변화 재해에 가장 취약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동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회의결과로 채택된 “인천선언문(Incheon Declaration)과 실천계획(Incheon Roadmap & Action-Plan)”이 선진국과 재해취약국간의 방재인프라 격차를 줄임으로써 ‘공정한 지구촌’ 가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ISDR 대표인 마가레타는 “기후변화적응에 대한 대륙차원의 국가간 최초의 합의임을 고무적으로 생각하며, 2011년에 열리는 세계재해경감대회(Global Platform)회의에 이번 각료회의 성과가 연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폐막식에서 합의한 ‘인천선언문’은 지난 3일간 각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이 ‘기후변화에 강한 재해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 결과다. 인천 선언문은 아·태지역 각국의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강화’, ‘기술·정보의 공유’, ‘재해위험을 고려한 개발정책 마련’을 주요내용으로 하며, 전 세계 재해경감을 위해 2005년 168개국이 일본에서 합의한 효고행동계획 이행을 촉구하고, 각국은 기후변화적응과 재해경감을 위한 투자를 확장하기로 했다.

또한, 주요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향후 5년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구성된 ‘기후변화대응 방재실천계획’ 도 합의했다. 특히 회의 직후, 각국 공무원 및 이해관계자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 및 재해경감을 위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가 간 재해경감 협력을 위해 현존하는 산재된 기후변화 및 재해경감관련 정보와 기술이 모이는 방재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성장위주의 난개발로 재해취약성이 증가하는 개발도상국 정책결정자를 위해 ‘기후변화와 재해경감을 고려한 개발정책 지침서’도 마련된다.

한편 차기회의(5차) 개최국으로는 20만 명의 사상자를 낸 2004년 남아시아 쓰나미의 최대피해국가인 인도네시아로 결정됐다. 인도네시아는 차기 수락연설에서 “회의가 진행 중인 25일에도 쓰나미와 화산폭발로 200여명이상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재해취약성을 지적”하면서 “2012년 5차 회의가 각국의 재해경감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여 불확실한 미래재해에 대한 인지를 통해 실질적 재해경감을 이룩하자”고 말했다.

 이밖에도 소방방재청은 회의기간 중에 일본, 베트남, 몰디브 등의 아시아주요국 장관과 세계은행(WB), 아시아재해대비센터(ADPC) 등의 국제기구 대표와의 양자회담을 통해 한국의 발전된 재난관리시스템(재해모니터링 시스템, 태풍진로에 따른 피해예측시스템)의 기술이전을 협의하고, 인력교환을 통해 재난관리분야의 상호발전을 추구하기로 했다.

다양한 분과 회의로 성과 높여
한편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태풍재해정보시스템, 올해 7개국에서 공동 활용과 2011년 6월, 아시아 방재 포털 사이트 오픈하는 등 분과회의를 통해 성과를 이끌어 냈다. 우선 우리나라가 개발한 태풍재해정보포털시스템(WGTCDIS) 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7개 국가에 보급된다.

각료회의의 사전회의의 일환으로 10월 25일, 26일 양일간에 걸쳐 개최한 제5회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세계기상기구(WMO)태풍위원회 방재분과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올해 중에 라오스, 미국,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포함 7개 회원국으로 확대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태풍재해정보포털시스템(WGTCDIS)은 소방방재청 국립방재연구소가 2006~2009년 동안 태풍위원회 회원국 태풍정보 공유, 태풍피해가능성 예측 그리고 태풍조기경보 등을 위해 GIS 기반의 태풍재해정보포털시스템(WGTCDIS)을 개발했으며, 베트남, 홍콩 2개 회원국에 확대 구축, 현재 회원국의 태풍피해저감을 위한 재난관리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다.

태풍위원회는 1968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세계기상기구(WMO)와 공동으로 매년 국제회의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세계유일의 태풍관련 국제기구로써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태풍영향권에 있는 14개회원국이 모여 태풍의 이름을 정하고 태풍관련 정보·기술공유 및 국제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회의 당시 필리핀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홍콩으로 접근했던 슈퍼태풍 ‘메기’ 피해저감을 위한 방안으로, UNESCAP, WMO, 아시아재해경감센터(ADRC) 전문가, 몽고 국립방재연구소장 그리고 태풍위원회 회원국 전문가 20여명과 국내 국립방재연구소, 기상청, 국토해양부 관계자 및 전문가 약 70여명이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의는 우리나라의 태풍재해저감관련 선진기술을 적극 홍보하고 개발도상국에 재해저감기술을 이전하기 위해 2006년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각료회의에서는 “기후변화적응을 통한 재해위험경감” 관련 세부실천전략 방안으로 국립방재연구소에서 개발한 태풍재해정보시스템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해저감 토털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시아 방재 포털사이트’ 오픈
아시아·태평양 각국은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방재 포털사이트’를 2011년 6월까지 구축·오픈하고 2011년 10월까지 “기후변화적응과 재해경감을 위한 개발정책 지침서”도 작성 합의했다. 이 같은 이유는 자연재난의 발생범위가 광범위하고 피해가 커서 국가간 공조가 필수적임에도 그동안 국가간 시스템과 기술 수준의 차이로 인해 실질적인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우선 UN ISDR동북아사무소(인천 송도)에 전세계 기후변화 및 방재관련 플랫폼 및 기술을 소개하는 포털사이트(플랫폼)를 구축하여 2011년 6월 오픈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지진재해예방시스템, 재해상황분석시스템, 태풍피해예측시스템을, 일본은 인공위성을 활용한 재해지역 정보공유시스템(Sentinel Asia 프로젝트)을, 중국은 국제가뭄센터 정보를 연계하고 이들 시스템을 무상으로 보급키로 합의했다.

재해위험 벗어난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논의
‘기후변화 대응 방재를 활용한 녹색성장 촉진’이라는 주제에서는 재해위험을 벗어난 지속가능한 성장전략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2009년 국제평가보고(GAR)는 최근 몇 십년간 아시아국들의 재해가 크게 증가한 원인을 계획되지 않는 개발로 인한 재해취약성 증가로 판단하였고, 특히,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의 경우, 재해에 따른 경제성장 저해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경우 2007년 Newmurree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160만 그루 나무를 베어내고 심각한 생태적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켜 2010년 7월 대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 필리핀 또한, 2006년 무리한 벌목으로 인해 3,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성장위주의 난개발로 인해 재해취약성이 증가하는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회의결과의 하나로서 ‘기후변화적응과 재해경감을 고려한 개발정책 지침서’를 2011년 10월까지 작성하기 합의했다.

소방방재청, 월드뱅크(WB), 아시아개발은행(ADR), UNISDR, UNESCAP, 일본, 인도, 등이 참여하여 지침서를 만들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으며, 국제재해경감연수원(GETI)을 통해 교육시키고 아시아 각국이 재해에 강한 방재국토계획을 수립하는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위험에 처한 해안도시 살리기 프로젝트’로 일본국제협력센터(JICA), 아시아개발은행(ADB), 캐나다국제개발기구(CIDA)는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베트남(호치민), 태국(방콕), 인도(뭄바이, 캘커타), 필리핀(마닐라) 등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가 심각한 해안도시를 대상으로 향후 3년간 1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위험 분석도를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또 각료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재해현황과 기후사상에 대한 체계적 조사를 실시해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증감하는 재해의 종류 및 빈도강도를 예측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이번 ‘제4차 UN 재해경감 아시아 각료회의’는 아·태지역 각국의 ‘기후변화대응 방재역량강화’, ‘기술·정보의 공유’, ‘재해위험을 고려한 개발정책 마련’을 주요내용 합의를 통해 효고행동계획 이행촉구와, 각국의 기후변화적응과 재해경감을 위한 투자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인천선언문’(Incheon Declaration)이후 앞으로 전개될 후속조치가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게 됐으며, 이 선언문이 갖고 있는 폭발성에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