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초고층 건축물과 지하연계 건축물 등은 생활 속에 많은 이점을 가져오는 반면, 화재나 각종 재난 시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건축물의 재난 및 안전관리에 관련한 다양한 법률들이 시행되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건축물을 대상으로 정립된 현재의 법으로는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한나라당 유정현의원이 상정한 ‘초고층 건축물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은 초고층건물의 종합적 재난관리 내용 규정을 한층 강화시킨 법안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며, 올해 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특별법’을 상정한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을 만나 이 법안을 상정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

의원님께서 ‘초고층 건축물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대해서 한 말씀?
얼마 전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사건으로 고층건축물의 화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바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9.11테러 사태 이후 건축주, 설계자, 기술사 등이 상호 협력해 초고층 건물의 안전기준을 보다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층 건물과 관련해 안전관리기준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여러 문제점을 야기시켰습니다. 다행히 이번‘초고층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 특별법안’으로 종합적인 재난관리체계 구축 및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게 되었음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이 특별법을 상정하게 된 계기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증가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건축물들은 고층화·다양화·복합화의 형태를 가져왔으며, 국토면적이 제한된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초고층건축물을 비롯한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이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건축물의 구조를 가진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 지역 문화·환경에 차지하는 비중이 지대합니다. 반면 복합건축물에 상주하는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교통, 환경, 안전 등의 많은 문제점도 대두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에 대한 별도의 정의조차도 없으며, 이들 건축물의 안전관리를 각 개별법으로 관리하고 있어, 개별법 틈새에 따른 안전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통합적 재난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화재, 폭발, 테러 등 각종 재난발생시 대규모 재난으로 확산될 우려도 매우 커졌습니다. 따라서,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을 위한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과 그 주변지역 재난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한편, 종합적인 재난관리체계 구축 및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 법안을 발의하게 됐습니다.

이 법안 통과 후 앞으로 초고층 건축물안 전관리에 대해 어떠한 변화가 예상 되는가?
 특별법 시행 후에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은 건축허가 전 재난영향성 검토를 받아 설계에 반영해야 합니다. 건축물준공 후에는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피난안전구역 설치, 교육·훈련 강화 등 대비책이 마련됩니다. 또한, 총괄재난관리자 지정, 종합방재실 설치, 초기대응 구성 등 각종 재난의 예방에 큰 변화가 생겨 대형 재난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별법을 통해 고층건물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및 시스템의 개발과 안전관리 업무의 향상을 위해 재난관리전문가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원님의 생각은?
각 개별법에 따라 자격자를 안전관리자로 선임하고 행정기관 등에 신고하여 안전관리 업무를 해야합니다. 특히 건축물의 고층화, 대형화 및 복합용도로 건설되는 추세에서 분야별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각 안전관리자를 지휘하는 관리자가 없는 경우 인명피해 예방과 피해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를 총괄 할 수 있는 재난관리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법에서는 총괄재난관리자를 지정하도록 하여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관리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종사자를 지휘·감독하도록 하였습니다. 총괄재난관리자의 자격, 교육, 등록 등 필요한 사항은 하위법령에서 정할 계획입니다.

특별법 추진 과정 중 공청회 및 토론을 통해 학계 등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아는데, 그 후 크게 보완된 내용은?
 제가 2009년 3월 3일 전문가의 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2009년 3월 31일 발의할 당시 보완된 내용은 우선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적용기준용도 확대를 위해 당초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숙박시설, 유원시설 등 4개에서 운수시설, 업무시설 2개의 용도를 추가했습니다. 또 관리주체 편의 도모를 위해 건축주가 건축법 제10조에 따라 사전결정을 신청하면, 동법 제 4조에 따른 건축위원회심의 참석위원 중 재난관리전문가 4분의 1 이상 참석하여 심의하면 의제가 처리 되도록 했습니다.

또한 관리주체의 통합안전점검 시행 요청기관을 시·도 재난 안전 대책본부장 뿐만아니라 시·군·구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에게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재난관리 효율성 제고와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서 관리주체는 종합방재실과 소방기본법 제4조에 따른 소방 종합상황실과 연계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피난안전구역에 대하여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금지시키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을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초고층 건축물 등 관리주체가 관계지역을 포함한 재난관리업무 추진시 일반건축물 관리주체와 협조가 가능하도록 조치 했습니다.

특별법이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건설 인프라 등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한데 그와 관련 한 말씀?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 의식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울러 행정기관, 건축주, 건설사, 설계자 및 기술사 등 공조협력 체계구축과 경제적 가치보다 재난·안전 분야를 더 중요시 하는 풍토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국민 개개인의 선진 안전 의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특별법 추진과정에서 하고 싶은 말은?
특별법이 현재 국회 법사위 계류 중이며, 올해 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법은 50층 이상 건물만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되더라도 50층 이하 건물의 소방대책은 여전히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별법이 통과되어도 전국 15~49층 건물은 화재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며, 고가사다리차의 경우 15층까지만 진화가 가능합니다. 게다가 초고가 사다리차를 도입 사용하더라도 37층이 한계인 것이 현 상황입니다. 따라서 특별법 통과 후에도 사각지대로 남게 될 15~49층 건물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므로, 법의 수정·보완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며, 특별법 통과 후 법 시행 및 관리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