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일 부산「우신골든스위트」화재를 계기로 고층 건축물 안전관리에 대하여 많은 문제점이 제기된 점을 상기하듯 고층건축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9일 제70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그동안 5차에 걸친 전문가 회의를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고층건축물 안전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했으며 그 방안으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개선대책 13개, 중점분야 45개 세부과제 선정

지난해 12월 제70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는 고층건축물 안전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내놔 관심을 모았다. 이번 종합대책은 「설계·건축」-「사용·유지」-「대응·경감」단계별로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대책으로 13개, 중점분야 45개 세부과제를 선정하여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와 소방방재청(청장 박연수)에서는 공동으로 소방 및 건축분야 전문가(27명)로 민·관 합동점검단을 구성,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국 고층건축물의 표본점검(30개소)을 통해 고층건축물의 안전관리 실태를 진단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층건축물 건설 강국으로 다수의 고층건축물이 건설되었거나 공사 중에 있고 그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층건축물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고층건축물 안전관리가 조속한 시일 내에 정착되어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건설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와 소방방재청은 물론 각 부처에서도 고층건축물 개선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30~49층에 대한 안전관리

고층건축물 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 중 우선 설계 및 건축단계의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초고층에 포함되지 않은 30~49층, 120~200m를 ‘준 초고층’ 건축물로 분류, ‘초고층건축물’에 준하는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는 초고층건축물 중간에 피난안전층(구역)을 설치하거나 피난계단의 폭을 확대(1.2m에서1.5m)하여 피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으며,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에 피난전용승강기를 설치하여 비상시 피난안전층(구역) 또는 15층마다 직통으로 운행하도록 했다.

또 건축물 외벽에 준불연 이상 마감재(심재, 접착제, 단열재 포함) 사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11층 이상 고층건축물에 소방차량 전용 진입·대응 공간 확보키로 했다. 건축물의 피트 등 소방안전사각지대에는 ‘스프링클러설비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건물 내 화기취급 주방에 ‘자동식소화기’를 설치하며, APT를 제외한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에 ‘자동화재속보설비’ 설치도 추진된다. 또 이를 실효적으로 사용·유지 하기위해 계단·통로 등 피난·방화시설에 대한 지자체와 소방관서 합동점검을 정례화하고 건축물내 방화구획 관통부의 틈을 ‘Fire stop(내화충진재)’으로 시공하고 사후관리 등 실태를 확인 강화키로 했다.

또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의 ‘방화문(비상구에 한함)’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화재시 화재층과 화재위층에 우선 경보를 발하는 방식을 연기확산속도를 고려하여 상층부 3~5개층 씩 순차적 경보를 발하는 시스템으로 개선키로 했다. 건축물내 화재발생의 정확한 위치표시가 가능한 경보시설 설치하는 한편 ‘종합방재실’ 설치를 의무화 했다. 또한 준 초고층 이상의 건축물의 방화관리자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물의 규모와 위험도 등을 고려한 인력 배치기준 마련하고 소방시설점검업체의 점검능력평가·공시제 도입 및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의 자체점검을 강화한다.

소방계획서 사전평가제 도입 및 안전관리 표준매뉴얼 작성, 보급하고, 건축물 준공시 감리결과보고서에 의한 완공필증 교부 후, 합동점검단을 편성하여 작동기능점검을 실시한다. 공사 중인 고층건축물의 화재시 초기대응을 위한 임시 소방시설(소화기, 옥내소화전 등) 설치도 강화된다. 한편 건물주의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과 자기책임의식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건물주의 책임안전관리가 강화된다. 이는 방화관리자 전문성 부족과 위탁관리로 인한 부실로 초래되며 현재의 인원 및 자격기준으로는 방화관리 업무의 효율적 수행 곤란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최저가 입찰에 따른 덤핑수주 등으로 종합정밀점검의 부실화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이에 따른 개선방향으로 고층건축물의 소방안전관리에 위법사항 등 적발시, 엄정한 조사를 통하여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건물주 처벌을 강화하고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의 방화관리자 자격기준 강화와 보조인력 배치기준을 마련한다. 방화관리자의 자격기준(보조인력 포함) 마련 및 맞춤형 교육 강화를 통해 소방시설점검업체 능력평가 공시제 도입 등 점검제도 내실화가 추진된다. 이를 위해 소방계획서 내실화를 위하여 사전평가제를 도입하는 한편 방화관리업무 효율화를 위한 안전관리 표준매뉴얼이 작성 보급된다.

이와 함께 재난발생시 이에 대응하는 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준 초고층 건축물 화재진압을 위한 한국형 소방장비 개발 및 전용헬기 도입 검토하고 고층건축물이 밀집된 소방관서에 화재진압분야 우수대원 등을 배치, ‘화재진압 전문소방대’로 육성·운영키로 했다. 또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에 입상배관 분리 및 이중화하는 한편 연결송수관을 통하여 고층까지 직접 방수가 가능한 소방펌프차를 개발하고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의 지상에 무선통신보조설비 설치 확대한다 준 초고층 이상 건축물에 옥상광장 또는 헬리포트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외벽 창문에 화재 및 인명구조용 진입표시를 의무화한다.

재난관리전문가의 필요성

한편 국가정책조정회의의 이 같은 조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수의 초고층건축물이 건설되었거나 공사 중에 있고, 향후에도 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난 10월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계기로 고층건축물의 안전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많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초고층에서 제외되는 49층 이하의 건축물에 대한 안전관리 제도 미흡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재사고는 국민의 사회적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국가 신인도 및 국가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한편 재난의 양상은 이처럼 사전에 예방조치가 가능했던 사소한 부분에서 출발한다. 특히 고층건물의 화재 외에도 이상기온의 가속화에 따른 태풍, 지진, 해일, 홍수 등 각종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건축규모의 대형화, 건축물의 지하심층화, 초고층화, 밀집화 및 노후화 등으로 재난발생시 대형 인명 피해 우려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일련의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우리 주변에서 발생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개선마련과 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기 보다는 피해를 집계하고 복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소규모 재난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국민의 안전욕구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수준도 한층 커져가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정부의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이 같은 대형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전문적으로 지도 감독할 재난관련 전문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위상 강화와 토지이용 극대화라는 면에서 경쟁적으로 건축되고 있는 초고층 건축물은 높이의 경쟁을 넘어 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초고층건물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및 시스템의 개발과 이에 관한 대응 및 복구활동’ 등 재난안전관리 진행을 할 수 있는 재난관리전문가가 많이 부족하며 이에 대한 인력 수급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51층 이상의 초고층건물의 안전관리인 경우 한나라당 유정현의원이 상정한 ‘초고층 및 지하연계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 (이하 초고층 특별법)이 12월 7일 국회법사위를 통과해 본 회의 의결만 거치면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