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32기 재난관리사와 25기 재난관리지도사 교육과정을 마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 12월 12일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에 ‘아이고...’했다. 토요일, 일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몇 주간을...이렇게 힘든 과정은 처음 해 봤다. 군 시절 지옥주도 겪어보고 천리행군도 해봤지만 그 땐 그래도 젊기나 했지. 일단 허리가 아파서, 그리고 졸려서. 피교육생은 한결같음을 새삼 느끼며. 

<재난포커스 -  金興起(지식산업센터 INNO 대표,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

필자가 보기에 재난관리 교육은 개인의 생명과 재산뿐 아니라 동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 국민 그리고 인류의 생명과 재산, 자연과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교육과정이다. 모든 국민이 알아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소통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기후 변화 등 인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막중한 책무를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정말 훌륭한 교육이다.

필자의 아들 둘(대학생, 현재 고3)은 12월 20일부터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수행하는 방화관리자 교육을 받으러 간다. 09시부터 18시까지 4일간 종일 수업 받고 바로 자격시험을 친다. 필자는 3년전에 취득했다. 아들 녀석들이 대학 졸업후에는 당연히 재난관리사와 재난관리지도사 교과과정을 마치고 자격증도 취득하게 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남편이 제일 멋지고 훌륭한 줄 알고 살아가는 내 사랑스런 아내도 설득해 볼까 한다. 안전은 바로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현재 협회의 재난관리 교육 프로그램이 이미 탁월하지만, 평범한 시민과 전문가 모두에게 보다 도움이 될 만한 뭔가 있지 않을까 하여 고민해 본 끝에 몇 가지 소견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1) 내년이면 ISO22301이 발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문자 그대로 사회안전(Societal Security)에 걸맞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종래 BCP가 주로 민간영역에 적용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 IPOCM 틀 아래서는 민간과 공공영역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적용사례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PTED 등을 교육내용에 포함해야 한다. 이들간의 관련성을 적절히 밝혀주면 더욱 유익한 교육이다. ISO22301이 발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틀이 민간과 공공영역에 보다 용이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기존 ISO 틀(예를 들면, ISO9001, 14001 등)과의 비교 분석 자료 등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 ISO26000과의 프레임워크 비교분석 자료를 준비해야 함도 마땅하다. 물론 터미놀러지의 일치에 정말 섬세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른 뜻으로 해석해서는 정말 곤란하다. 시행 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업재해경감법 등 기업체 지원 제도가 이미 준비되어 있음에 자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WTO체제 하에서 문제될 소지를 어떻게 운영의 묘를 통해 극복할 것인지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미 배출된 재난관리지도사와 co-work함이 긴요할 것이다.

2) BCP, BCM, ERM(Enterprise Risk Management) 등은 대체로 공통적인 PDCA 프레임워크를 활용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영역인 산업보안(industrial security)과 지적재산권 경영(intellectual property management) 등에서도 risk 관리는 중요한 토픽이다. 그럼에도 동 분야에 risk 관리 전문가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종사자들의 지식, 경험의 배경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risk 관리의 다양한 기법중 bcp관련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지식과 경험) + risk 관리 노하우 + 삶의 현장에의 적용 = 개인성취와 사회공헌’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있음을 자각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연히 고민할 것이 아니라 위의 공식을 각자에게 대입하여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한다.

 3) 재난관리지도사 과정의 실무 실습과정을 보다 심화함이 좋겠다. 이미 재난관리사 과정을 통해 학습한 내용은 과감히 수업시간을 줄이고, 실습시간을 보다 늘리면 좋겠다. 또한 현행 워크샵과정은 PI, RA, BIA, ER 등 4개 토픽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여 발표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교육과정을 마치자마자 바로 팀별로 업체발굴을 해야 되다 보니 PI가 잘못되는 사례가 빈발하는 듯하다. 알다시피 실상 PI가 잘못되면 뒤에 3개 분석은 말짱 꽝이다. 그래서 필자는 협회에서 업체 한 곳에 대한 공통정보를 제공하고 팀별로 같은 업체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하게 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아마도 이런 지적은 필자가 처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서로 다른 지식,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각기 구성된 각각의 팀에서 정말 창의적인 리포트가 생산될 수 있고, 평가도 보다 타당성을 갖게 될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또한 아는 만큼 본다고 하지 않는가?’ 이러한 에너지를 활용하자. 그리고 현재의 BCP 틀을 통해 RA를 할 때 자산분석이 아예 누락되어 있음을 보고 놀랐다. R = VAT 이고 R(위험) 분석의 최초단계가 V(취약성), T(위협)이 아니라 A(자산)임을 감안, 향후 보완함을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4) 향후 재난관리전문 대학원·대학교 설립과 관련, 협회에서는 재난관리사와 재난관리지도사 교육과정을 지금처럼 운영하고 자격증 유지보수 업무도 전담하되, 대학원에서는 일본, 미국, 영국 등 재난관리 분야 선진국의 대학원과 학위과정을 연계·제휴하여 국내에서 1년 과정을 마치면 수료할 수 있게 하고, 해외에서의 심화과정을 통해 복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매우 매력적이고도 경쟁력 있는 학위과정이 될 것으로 본다.

이미 대학은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학교 설립이 능사는 아니다. 행정학 보다는 경영학 MBA 과정이 됨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지식재산과 국가정보 분야에 봉직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기업체를 창업하여 현장에서 불면과 고통의 밤을 수 없이 겪어 본 사람으로서 향후 산업보안, 사회안전 그리고 국가안보의 영역에서 지금까지 배운 모든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사회와 국가에 헌신·봉사하는 책무를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금번 재난관리사와 재난관리지도사 과정은 이러한 나의 신념과 각오를 다 잡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경험하고 이에 진정 감사한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기쁨이 개인의 명예와 영달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라며 혹시 잊고 지냈을 사회안전과 국가안보와 우리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대비, 대응하는 계기가 되기를 원하며 배움의 기회를 준 가족과 사회에 감사하는 따뜻한 재난관리 가족이기를 기대합니다.

잘난 자격증이 주는 명예가 아니라, 자격증이 갖는 의미와 책무를 가슴에 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진정 소망합니다. 받은 것 이상을 사회에 돌려주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원합니다. 사회의 안전파수꾼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전한국(Safe Korea)’ 우리의 소망입니다. 필자는 재난관리 교육과정을 마친 모두가 몸담은 조직 내 재난관리 전문가로서 그리고 컨설턴트로서 인증평가 심사원으로서 활동하게 될 것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터전인 BCP 협회를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재난관리 전문가 사관학교 BCP협회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