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곡물 소비국인 중국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적 재난 사태를 맞고 있다. 산둥성이 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것을 비롯해 북부지역 8개성이 겨울가뭄으로 밀 등 식량 생산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가뭄 피해는 기상이변이 일차적인 요인이지만 수리시설 미비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폭염이 끝나자마자 폭우로 18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중국 전역이 기상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중국이 40도 폭염에 내륙 가뭄과 남부지역 물난리로 중국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폭염과 폭우, 1800여만명 이재민 발생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끝나자 폭우로 18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일부 내륙지방은 가뭄에 시달리는 등 중국 전역이 기상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장시성 저장성 등 창장(양쯔강) 중하류와 칭하이성에 집중된 폭우로 520여명의 사망, 실종자를 포함 18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창장 주변 29개 지천이 범람 위기에 놓였으며 특히 칭하이성 거얼무시에서는 댐이 붕괴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200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우려된다.

중국 당국은 댐이 무너지거나 범람할 경우 약 20만명이 4m 깊이의 물속에 잠길 것으로 전망하고 이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군을 긴급 투입해 댐 보수작업을 벌였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자연호수인 창장 남부의 포양호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가운데 11년 만에 최고 수위를 보이고 있어 피해 예상지역 주민 20여만명이 대피했다. 후베이성에서도 범람이 우려되는 하천 주변의 주민 10여만명이 피신했다. 더욱이 국지적인 폭우가 당분간 더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 홍수 피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홍수와 대조적으로 산시성과 네이멍구자치구，윈난성 등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산시성에서는 8만3450평의 농경지가 가뭄 피해를 입었고 76만명의 주민과 16만여마리의 가축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네이멍구 역시 넓은 농경지가 말라가고 있으며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윈난성 추슝이족자치주에서도 저수지 221개의 물이 마르고 하천 54개가 바닥을 드러내는 등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아스팔트 온도 60도 넘어 1961년 이후 가장 높아

베이징 시내 아스팔트 온도가 60도를 넘는 등 196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가 넓은 중국에서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긴 하지만 올해처럼 폭염과 폭우 그리고 가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흔하지 않는 현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최근 폭우 등으로 피해가 속출하자 자연재해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산둥(山東) 등 밀 주산지의 피해가 확산,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자 농민들이 지난해 가을 수확한 밀을 시중에 내다 팔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산둥성 등 겨울밀 주산지인 북부 8개성에 극심한 가뭄이 들자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해 피해 규모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농업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8개성에서 겨울밀 피해 면적은 1만824무(畝.1무 666㎡)로 이 가운데 상황이 심각한 곳도 2천390무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상당국은 공중의 습기가 쉽게 뭉쳐 비나 눈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를 살포하는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해 강우량을 늘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나 눈이 막 내리기 시작하는 적절한 시기를 골라 비행기나, 로켓, 대포 등으로 공중에 촉매제 역할을 하는 인공강우제를 뿌리면 자연 상태에 비해 강우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밀 주산지의 땅은 지표면으로부터 10㎝ 깊이까지 말라 있어 1무당 30∼40㎥의 물을 공급해야 하는 실정인데 이와 같은 효과를 내려면 비가 50㎝ 이상 와야 한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