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부에서 받아들이게 되는 재난 중 하나는 태양흑점 폭발이다. 멀고 먼 태양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우리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다. 태양흑점 폭발로 발생한 강한 전파와 X선은 8분이면 지구에 도착한다. 2013년 5월에 예상되는 태양흑점 대 폭발의 심각한 파장에 대해서 분석했다.
<재난포커스 - 유상원기자(goodservice@di-focus.com)>

지구촌 위협하는 태양폭풍

2009년에 나온 영화 중 재난영화 ‘2012’가 있다. 태양활동이 급격이 활발해지면서 지구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고 그래서 우리 인류가 대재앙을 맞이한다는 스토리다. 물론 이는 영화 속 허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태양이 지구에 수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태양흑점 폭발이 지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위성이나 단파통신 운용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상식은 전문 과학자들은 물론 일반인까지도 이미 알고 있을 정도다. 문제는 태양흑점 폭발의 영향력 정도다. 이 폭발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지면 상상을 초월하는, 우주 대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 회의에서 각 나라의 우주전문가들은 태양흑점 폭발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서 경고하고 나섰다. 즉 태양활동 극대기인 2013년 5월경에 엄청난 태양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전 지구 내에서 정전이나 통신 장애, 전자기기 작동 불능 같은 엄청난 전 지구적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제부터라도 태양흑점 폭발이 가져올 피해에 대해서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태양 폭풍은 언젠가 반드시 온다, 피해액은 2조 달러

대규모 태양 흑점 폭발이 일어나면 그 피해 규모는 결코 만만치 않다. 이 AAAS 연례회의에서, 태양 기상청으로 불리우는 미국 국립해양기상청(NOAA)의 제인 러브첸코 청장은 “극심한 태양흑점 폭발과 태양 폭풍이 올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느 만큼의 크기로 올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태양 폭발이라는 우주기상 위협에 대비해서,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 미국, 영국 등 우주기상 정책 담당자들은, 2013년경 태양흑점 폭발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면, 최대 2조 달러(약 2254조원)의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 급에 해당하는 우주 폭풍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분석이기도 하다.

이런 피해가 일어나면 복구하는데 만도,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태양폭발이 일어나면 전자통신 장애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젠 상식과 같다. 그 발생 원리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태양흑점 폭발로 태양 에너지가 방출되면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끼친다. 지구에서 자기폭풍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태양 흑점이 폭발해서 강한 전파와 X선이 발생하고,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알고 보면 극히 짧다. 8분이면 도착한다. 이후 고에너지급의 지구 자기폭풍이 일어나고, 이같은 자기폭풍은 빠르면 몇 시간 이내에 혹은 2,3일 이내에 지구를 강타해서 큰 피해를 일으키게 된다.

태양흑점을 이해하려면 태양의 활동 2가지를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태양의 활동 중 하나는 코로나 물질 방출(CME, Coronal Mass Ejection)이다. 또 하나는 플레어(Flare) 현상이다. CME는 코로나라는 태양대기 물질이 태양 외부로 나가는 것이다. 플레어는 태양의 자기장 에너지가 열이나 빛의 형태로 폭발하는 현상이다. 이 플레어가 바로 태양흑점 폭발 현상이다. 플레어에서 방출된 빛은, 위에서 말을 했듯이, 8분이면 지구에 도달한다. CME는 속도가 초속 3000Km 정도이고, CME가 지구에 도달하는데, 보통 하루 이상이 걸린다. 거대한 태양폭발 현상인 플레어(Flare)는 태양 흑점 주위에서 일어난다.

흑점은 태양 표면에서 주변 보다 약간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이는 부분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흑점이 온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다른 부분에 비해 1500~2000도 정도가 낮을 뿐이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6000도, 내부온도는 1500만도라고 과학자들은 진단한다. 흑점은 1611년 갈릴레이가 망원경 관측으로 처음 찾아냈다. 흑점 수가 11.2년 주기로 증감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태양 흑점이 생기고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는 것은 태양 표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자기장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을 추정한다.

이같은 태양 흑점 활동이 2010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2013년 태양 활동 극대기로 가면서 여러차례 태양 흑점 폭발이 잇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태양 흑점 숫자는 약 90개다. 극대기에는 최대 15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태양흑점 폭발의 등급은 A, B , C, M , X 등 5단계로 나누어진다. 이중 가장 영향력이 큰 등급은 X 등급이다. X 등급은 지구 전체에 영향을 주는, 대형급 전파 장애 등급이다.

발생지점에서 보여주는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조배 이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A, B, C 등급은 지구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다. 위력이 작다는 얘기다. 이 등급은 중간급인 M급, X 급 보다 발생빈도는 더 많다. 지금까지 나타난 태양 흑점 폭발 중 가장 큰 규모는 2003년 10월에 발생한 X 28 등급이다. 이 당시 경보 등급 중 최고 단계인 5등급(심각) 경보가 발령됐다.

300개 중 수십개는 작동 멈출 것

태양흑점 폭발이 활발해지면 그 피해는 다방면에서 일어난다. 전 지구적인 재앙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위성 피해를 들 수 있다. 2013년에 대규모 태양흑점 폭발이 일어나면, 현재 활동중인 300여 개의 각종 정지궤도위성 가운데 오래된 수십 개의 위성은 작동이 멈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위성이 안전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기장, 자기폭풍 영향으로 위성의 수명이 5~10년씩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위성수익 손실만해도 300억 달러, 경제파급효과까지 합치면 총 손실액은 7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미국 통신위성이 무용지물이 된 적이 있다. 1997년 1월에는 태양에서 대규모로 방출된 물질 때문에 미국 AT&T사의 통신위성 텔스타 401호의 회로가 단절돼 수명이 9년이나 단축됐다. 2003년 10월에도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 극심한 태양흑점 폭발 때문에 나사(NASA)의 화성탐사선 오디세이의 복사측정 장비가 고장이 났다. 같은 이유도 일본의 화성탐사선 노조미의 위성체가 손상을 입기도 했다. 고장이 일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공위성의 경우 태양폭풍으로 인해, 전자장비와 태양 전지판에서 손상을 입을 수도 있어서다. 손상을 입으면 자동적으로 인공위성 수명이 줄어들고, 인공위성이 궤도에서 이탈하는 위험도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인공위성에서 국한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전자장비들은 인공위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위성이 타격을 받으면 인공위성에 의존하는 모든 전자장비들이 타격을 받는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따라서 지구 자기폭풍이 일어나면 지구에서 인류가 사용하는 각종 전자통신 장비, 즉 방송통신 시스템, GPS(위치정보시스템) 시스템 등에 즉각 문제가 생기게 된다.

동시에 통신과 연결된 모든 장비들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개인용 컴퓨터·휴대전화나 MP3플레이어 등 전자제품이 모조리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병원 장비나 은행 서버, 항공기와 전자기기를 이용한 군 장비, 공항관제시스템, 방송기기, 철도통제시스템 등도 이같은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항공기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항공사들은 기름 절약을 하려고 북극 항로를 자주 선택하는데, 극지방은 태양 입자가 잘 들어올 수 있는 지역이다. 태양흑점 폭발이 활발해지면 이 북극항로를 지나는 항공기에 탄 승객들은 방사능에 노출될 위험이 더 높아진다.

캐나다 퀘벡선 이미 대규모 정전사태 일어나

전력망이나, 한국전력 같은 전력회사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코로나 물질이 갖고 있는 강력한 자기장이 지구 자기장을 교란해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그리고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온 층에 강한 전류가 흐르면서 전자유도를 유발해서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 지금처럼 일시에 전력수요가 많이 증가한 상태에서, 이 과부하가 걸리면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1989년 3월 발생한 태양흑점 폭발로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난 적이 있다.

퀘벡수력 발전소 근처 변압기가 태양폭풍의 영향으로 파손되었고, 이는 대규모 정전으로 연결되었다. 9시간 정전이 되면서 600여만의 시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제 우주기상을 예보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날씨예보처럼 태양흑점 활동과 그로 인한 피해 등을 예보하고 있다. 우주 기상예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법이 없어 우주 기상 위험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다. 태양흑점 폭발의 영향권에서 우리나라도 당연히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소장 임차식)은 지난 3월 10일 오전8시경, 태양흑점폭발(흑점번호 1166)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를 하기도 한 것이다. 전파연구소는 이같은 발표를 하면서 태양흑점 폭발로 위성통신 및 단파통신 운용에 지장이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전파연구소는 이날 태양흑점 발견으로 전파통신 두절 장애 경보 3단계(주의상황)를 발령하기도 했었다. 동시에 위성통신, 단파통신 등의 운용에 지장이 예상되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주의 경보는 태양활동에 따른 경보 발령 기준 5단계 중 심각, 경계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재미있는 점은 태양흑점 폭발 현상과, 북한 등 불량국가들이 비장의 무기로 키우고 있는 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파공격)탄이 원리 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태양흑점 폭발이 일어나면 이는 지구의 지자기 혹은 태양폭풍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전자기 펄스, 전자기 폭풍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EMP탄은, 바로 이같은 전자기 펄스, 전자기를 활용한 폭탄이다. EMP탄은 적의 전자장치를 일거에 무력화시키기 위한 탁월한 전자무기이기도 하다.

 EMP탄의 원리는 간단하다. 전자기장, 전자파와 활용한 전자폭탄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EMP탄 내 고정자용 코일에 전력을 공급해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고, 이어 폭발물의 폭발로 구리 튜브를 팽창시키고 탄피까지 팽창시켜 전자기장을 크게 확장시킨다. 이후 확장된 전자기장이 폭발물을 통해 앞쪽으로 전달되고 안테나를 통해서 전자기파를 방출시키는 원리다. 이 전자기파를 갖고서 적의 통신장비를 교란시키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EMP탄의 공격 범위는 마음대로 크게 넓힐 수 있다. 원격조정으로 공중에서 EMP탄을 폭발시키면 피해범위를 극대화할 수 있다. EMP탄은 순항미사일에 장착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혹은 서류 가방이나 권총에 장착하여 PC를 파괴시키는 극소형으로 개발할 수도 있다. 작은 폭탄 형태로 적 지휘주나 통신시설을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 EMP탄은 비교적 저렴한 단가와 간단한 제조방식, 높은 파괴력이 특징이기에, 미국 등 무기선진국은 물론, 북한 같은 불량국가, 테러집단까지도 손에 넣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EMP탄 20개를 갖고 있으면 뉴욕 맨해튼을 한달 동안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북한이 지난 3월 4일 우리 군 전자장비에 대해서 전파교란 공격을 하면서 EMP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었다.

북한군은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서 교란 전파를 발사해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에서 우리 군의 GPS(위치정보시스템)의 수신 장애를 발생시켰다. 전파 교란 행위는 군사시설 이외에도 사회기반시설 및 전자장비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은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EMP탄 공격으로 원자력발전소와 고속철도(KTX) 운행이 마비될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