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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역사 - 철도 바퀴하나가 101명 목숨 앗아가 (2)
1998년 발생한 독일 최악의 철도 대재난 분석... ‘금속피로’등 경고 무시하고 고속주행하다 전후 최대 비극 빚어내
2011년 04월 11일 (월) 17:01:51 유상원기자 goodservice@di-focus.com

검수하는 방법은 놀랍게도 육안 검사

사고 직후에 독일 정부와 DB는 대 참사의 원인을 샅샅히 찾기 시작했다. 원인은 수많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먼저 진단 시스템의 부재를 들었다. ICE가 차량 바퀴 파괴나 탈선에 관해서 직접적인 진단시스템이 없었다는 점, 신호시스템이 미비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특히 이런 사고가 나면 사고지점에서 이같은 시스템에 따라서 고속열차가 비상 제동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런데 이같은 원인 중에서 가장 큰 점은 놀랍게도 역시 조그마한 정비 부실이었다. ICE와 DB가 바퀴 하나 제대로 정비를 못하면서 최대 대참사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ICE에서 사용하던 탄성 차량바퀴, 즉 ‘외피 분리식 이중 차량바퀴’를 검수하는 방법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DB는 기존에 일체형 차량 바퀴를 사용했었다. 그러나 1992년부터 고속열차 승차감을 더 좋게 하려고 탄성 차량바퀴를 채택한 것이다. 탄성 차량바퀴는 이런 식이었다.

즉 차량바퀴 윤심(중심 차륜)을 주강으로 만들고 윤심과 금속 바퀴외피 사이에 탄성고무를 삽입한 구조였다. 탄성 차량바퀴를 검수하는 방법은 놀랍게도 육안 검사였다. 기관사를 위한 핸드북 295페이지에는, ‘바퀴외피(금속)는 깊이 2mm까지 손상될 때까지 운행이 가능하다’라고 나와 있었다. 문제는 ICE기관사가 깊이 2mm를 정확하게 육안으로 측정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말그대로, 눈으로 적당히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다. 바퀴외피에 대해서, 믿을 수 있는 검사방법이 아닌 주먹구구식 검사 및 정비를 했다는 얘기였다.

ICE에 사용된 탄성 차량바퀴에 대한 설계 검증 부족도 한가지 원인이었다. 금속 바퀴외피의 내측에 있는 크랙(균열)이 차량바퀴 파손의 원인이며, 이 크랙은 과도한 하중이나 차량바퀴의 마모에 의해서 발생한다. ICE는 첫 운행시 금속피로를 감안해서, 차량바퀴의 사용 수명까지 정확하게 검토했어야만 했지만 이런 점이 부족했었다.

금속외피가 객실 바닥을 뚫고 올라온 엽기적 사건

DB는 차량바퀴 직경이 865mm 까지 사용가능하다고 규정을 했었지만, 특별히 고안된 차량바퀴 피로장치로 실험한 결과 그 직경이 880mm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조사되었다. ICE 884호 열차 참사 당시 사고 차량바퀴의 직경은 862mm에 불과했었다. DB가 민영화하면서 다른 교통 수단과 경쟁을 하기 위한 서비스는 개선을 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연구 투자 및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개발은 등한시 했다.

일례로 ICE 차량바퀴에 대한 검사는 매 3500km 주행시마다, 2~3일마다, 그냥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만 한 것이다. DB가 차량바퀴 하나에 대한 정비를 부실하게 하면서 운명의 이날, ICE 884호 열차는, 함부르크까지 130km를 남겨 둔 상태에서 대재앙을 맞이하게 시작했다.

화불단행이라는 말처럼 이날 무서운 사건들이 이 고속열차 안에서 갑자기, 순식간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그날 일어난 순간 순간의 사건을 복기하면 이렇다. 이날, 예상 밖의 첫 사건은, ICE 884호 첫번째 객차의 세번째 바퀴에서 일어났다. 이 차량바퀴의 금속외피가 금속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끊어져 버렸던 것. 이어 바퀴를 둘러싸고 있던 금속외피가, 열차의 고속주행으로, 직선으로 펴지면서 객실 바닥을 뚫고서 올라오는 엽기적인 사고가 먼저 발생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승객은 재빠르게 승무원에게 이 엽기적인 사건을 얘기하면서 고속열차 정차를 요청했지만, ICE 884호 승무원은 고속열차 정차 이유가 안 된다고 하면서 승객 요청을 무시했다. ICE 884 열차는, 중대한 위험을 눈치채지 못하고, 죽음의 계곡을 향해서 계속 달려갔다. 이 엽기적인 사고 후, 몇 초가 지나서, ICE 884호 열차는, 함부르크까지 가야 할 때에 통과해야만 하는 두 개의 교차선로 중 첫 번째 교차선로를 통과하고 있었다. 불행한 일은 계속 터졌다.

이 첫번째 교차선로 주변에는 여기저기로 교차해 가는 선로가 어지럽게 산재해 있었다. 때 마침 이곳을 통과할 때에 기존에 이미 끊어진 강철 금속외피(사고가 난 이 차량바퀴의 금속외피)가, 교차선로의 철로와 부딪치면서, 교차선로의 철도를 위로 크게 들어 올리는 큰 사고가 이어져 터졌다. 들어 올려진 철로 때문에 1번 객차는 공중으로 띄워 올려져 버렸다. 이어 이 충격으로 고속열차를 이끌던 동력차의 바퀴가 탈선해 선로에 아슬아슬 걸치면서 운행을 하는 극히 위험한 상태가 연출된 것이다.

이 상태에서 ICE 884호는 근처 에세데 마을과 가까운 두 번째 교차선로에 도달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기존에 탈선된 동력차의 바퀴가 교차선로의 방향타를 강타했다. 이 충격 때문에 ICE 884 열차는 갑자기 선로를 탈선했고, 뒤따라 오던 객차들은 모조리 튕겨 나갔다. 그 와중에 3번 열차는 콘크리트 교각을 들이받았고, 뒤따라 오던 열차들은 엄청난 충력으로 모두 다 엄청난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탈선 현장은 곧바로 생지옥으로 변했다. 400명 승객 중 101명이 사망했고 8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와 관련, 최현호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재난관리지도사)은 “세계 고속철 역사상 최악의 사고였다”며 “차량 바퀴 하나에 대한 정비불량이 일으킨 엄청난 인재(人災)였다”고 말했다.

 

<재난포커스 - 유상원기자 (goodservice@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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