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청장 조석준)은 녹색성장위원회와 공동 주최로 부처·지자체, 연구계, 학계 등 기후변화 전문가를 초청해 ‘기후변화 영향 예측을 위한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 워크숍’을 지난 3월 3일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했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적합한 대안 선택 시 ‘유연성’ 고려해야

이번 워크숍은 최근 이상기후 빈발 등 기후변화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 추진의 일환으로 새로운 온실가스 시나리오에 따른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워크숍은 한반도 통합 기후변화 영향예측을 위해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수요자 니즈 파악 및 통합 연구체계 구성을 위한 토론의 장으로 국립기상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됐다.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지정토론으로 진행됐으며, 기조강연을 통해 국가 기후변화 대응 전략 및 기후변화 시나리오 개발 현황,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농업, 산림생태계, 수자원, 국토관리 부문에서의 기후변화 영향 예측에 대한 주제발표에 이어 기후변화 시나리오 활용결과 및 새롭게 개발 중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사용자 요구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우선 워크숍 기조강연으로 녹색성장위원회 기후변화대응팀 박천규 팀장이 ‘국가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대해,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이 ‘온실가스 시나리오 기반 국가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 개발 현황’에 대해,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이병국 센터장이 ‘기후변화와 적응-위기와 기회’에 대해 발표했다. 녹색성장위원회 박천규 팀장은 기조강연에서 “과거 양적투입과 근대화 혁명 등 압축성장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질적성장인 시대가 도래했다.

녹색성장 정책은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주축이 되는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느 것에 치우치지 않고 두 개의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다”라며 “지금까지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행모드에 돌입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가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소장은 오는 9월 개발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관련해 “기후변화는 안보에 직결되고 녹색성장 국가전략 수립 추진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라며 “온실가스 시나리오(RCP) 기반한 전 지구적 기후변화 시나리오, 지역 기후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산출해 1950년부터 2100년까지의 150년간의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산림분야, 시나리오에 대한 반응 연구가 절실

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박사는 산림생태계에 대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관련해 “산림은 탄소를 많이 저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육상탄소의 80%, 토양탄소의 40%를 저장하는 등 대기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데, 나무는 수명이 길어 극단적 기후사건의 위험이 누적돼 있다”라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 산림수문변화의 정확한 예측도 필요하지만 만들어진 시나리오 하에서 산림생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 산림분야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서의 물 관리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병식 박사는 “기후변화 대응 물 관리는 정책적으로 선택되고 있고, 능동적 물 관리 기술의 개발을 통해 홍수와 가뭄관리의 No-Regets 정책추진은 국가 책무로서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다”며 물관리 부문의 기후변화 적응대책의 시급성에 대해 발표한 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수문학적 검토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잘못된 정보를 통한 잘못된 정책 시행 등으로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

지자체 활용 가능한 실질적 시나리오 개발해야

주제발표에 이어 기후변화 시나리오 활용결과 및 새롭게 개발 중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사용자 요구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상 과장은 “시나리오의 수산업 분야 활용을 위해서는 조석 및 복잡한 해안선을 고려한 시나리오 개발이 필요하며, 기상청의 관측시스템은 육지 대상의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예측 정도 향상을 위해 해양 관측 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아직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한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의 시나리오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방법론적 문제도 제기됐다. 국토연구원 심우배 박사는 “과연 이 시나리오를 지자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앙부처에서도 아직 시나리오에 대한 인식조차도 확립되지 않은데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어떤 식으로 사용가능하다는 연구가 부족해 지자체 정책에 반영되기까지는 길이 멀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법론을 개발해 지자체가 정책을 세울 때 반영할 수 있게끔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지적했다. 기상청 조석준 청장은 워크숍 개최에 앞서 “이 자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의 통합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고해상도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평가로부터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개회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통합 연구 체계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고해상도 국가 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평가로부터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