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구제역, 유가폭등 등 예기치 않은 각종 재난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며, 재난관리의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과거 복구 개념인 재난관리가 사전예방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작동하는 방재시스템 구축을 통해 갑자기 발생하게 될 재난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관련 공무원들의 재난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인식부족 재난안전교육

현재 공무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곳으로 국립방재교육연구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연평균 8,300여명에 이르는 방재관련 교육생을 배출한다. 국립방재교육연구원(원장 김지봉)은 “급변하는 안보·재난 환경 변화에 부응하여 현장대응 능력을 갖춘 민방위·방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훈련”을 실시한다고 말하고 있다.

국립방재교육연구원은 2011 방재교육계획을 통해 ▲재난안전교육 : 36개 2,090명 ▲민방위교육 : 23개 2,545명 ▲생활안전교육 : 5개 3,030명 ▲국제방재교육 : 3개 45명 ▲사이버교육 : 15개 8,400명 등 총 82개 과정 16,110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방재연구원은 교육지침에서 “연평도 사태 등 실전상황에 대비하여 민방위대원과 업무담당자에 대한 실전대응능력 및 안보교육을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대규모 재난 등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현업중심의 실용적 방재전문교육 강화에 중점을 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3일(수)부터 15일(금)까지 3일 24시간 동안 한국BCP협회(회장 정영환)에서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재난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재난의 이해와 리스크관리-재난관리 역량강화’라는 과정으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풍수해, 지진, 전염병 등 자연재난에 대비책과 재난현장체험 등의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구제역현장, 신종플루관리(질병관리본부), 통합재난상황실(행정안전부), 수리시설관리(한국농어촌공사), 자동차공장(현대자동차아산공장) 등 현장견학과 안전체험을 통해 재난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협회는 교육을 통해 공무원들이 재난관리 정책방향을 이해하고 실무수행과정에 반영함으로써 재난관리의 역량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대상의 확대 및 다양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등 외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재난교육기관과 비교하면 민·관·학을 아우르는 총괄적인 국가방재교육이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일례로, 미국 재난관리교육기관인 EMI(Emergency Management Institute)는 매년 ‘방재교육컨퍼런스’를 개최하여 대학, 지방정부, 민간기관 등 방재교육 관련 기관에게 새로운 기술 및 교육과정 등을 소개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등 민·관·학을 연결하는 통합적인 방재교육기관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의 방재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통해서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정책에 반영하고 실행한 것이다.

재난관련 공무원의 교육 필요성

이런 시기에 국내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나라의 지자체 재난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치안행정학회(회장: 박동균(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세미나가 지난 4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경원대학교에서 열렸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박동균 교수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 문제점 및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박 교수는 이날 논문에서 재난관리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초동대응이라 강조하며 재난관련 공무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초동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이지만 우리나라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재난대응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그 능력이 부족하고,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상시 인력과 물적 재원확보에 어려움이 따르다보니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부서 간 임무와 역할에 대해 명확한 정의 수립이 필요하며, 재난현장 대응자의 입장에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난담당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적절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며 지방자치단체 재난대응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난관리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재난매뉴얼 국가라는 일본의 경우도 대형지진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재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 지자체의 경우 그러한 매뉴얼조차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지진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그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라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재난교육을 제대로 안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극단적인 말도 사양하지 않는다.

재난관련부서 담당 공무원 순환보직부터 고쳐야

박동균 교수는 또 “지방정부의 경우 재난관련 부서 담당 공무원들은 순환보직으로 인하여 재난관련 학습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우며, 지방자치단체장의 인기위주의 예산책정으로 인하여 재난 및 위기에 대한 예방 비용이 적게 책정돼 그 대비비용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부서 간 임무와 역할에 대해 명확한 정의 수립이 필요하고, 재난현장 대응자의 입장에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재난담당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적절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재난대응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난관리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예산의 충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합동대응을 위한 대응자원의 통합적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재난 대응 사례의 평가를 통한 피드백을 상시 실시하여, 교훈을 얻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했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도 “재난은 일반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평소에 재난에 대비한 예방사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난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이를 위해서는 재난관리를 책임지는 정부조직은 물론이고 국민 스스로 재난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한 재난대비 능력을 키워나가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대형재난 신속대처 국가 통합관리체제 구축

정부에서도 대형재난 발생시 신속대처하기 위한 국가 통합관리체제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지난 3월 23일 국가 안보위기나 대형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하고 총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합 관리체제를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안광찬 국가위기관리실장 주재로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국가위기대응 부처의 실장급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전반기 국가위기관리 회의’를 진행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가 위기관리체제를 강화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전 부처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며 “회의는 위기관리 업무 수행체계를 점검하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특히, 유관 부처 간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 및 소통 강화, 법령 및 매뉴얼 정비, 예방활동 강화, 평상시 교육 및 훈련 방안 등에 대해 중점 논의됐다고 강조했다.

재난관리교육 더욱 강화해야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외국의 경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관리의 1차적 책임을 지고 지방의 특색에 맡게 대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STAFFORD법에 근간을 두고, DHS 산하 FEMA(상설)에서 재난관리를 지휘하고 있으나, 대체로 지방 위기관리국(EMA)과 방재담당 부서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재난에 대응하고 있으며, 대규모 재난의 경우에만 연방정부의 지원이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재해대책기본법에 기초하여, 지방방재회의 및 지역 위기관리감과 지역의 소방본부 및 소방서가 주축이 된 지방자치단체가 일차적으로 대응하고 대규모 비상재난 시에만 총리주재 비상재해대책 본부나 긴급재해대책본부가 설치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관리에 있어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1차적인 초기대응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중앙과 지방의 대응책임이 불분명하여 재난대응 시기의 적실성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복잡·대형화되고 있는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공무원 재난관리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BCP협회 정영환 회장은 “재난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자연재해, 인적재난,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피해 즉 생명이나 재산손실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정부기관 및 각 재난관련기관의 교육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부족한 인력에서 만족할 만한 재난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어렵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재난 대응 대처에서 벗어나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난 발생시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재난관리 교육의 중요성이 필요한 시점이다.